醫, 강경투쟁 선언... 명분과 실리 두마리 토끼 잡을수 있을까?
醫, 강경투쟁 선언... 명분과 실리 두마리 토끼 잡을수 있을까?
  • 신형주 기자
  • 승인 2019.02.13 0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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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회원투표·전국대표자회의 등 투쟁동력 확보 총력
政, 의료계와 대화 위한 기다림 속 정책 추진은 그대로
▲지난달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9년 의료계 신년교례회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왼쪽)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오른쪽)이 기념촬영 준비를 하고 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기자
▲지난달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9년 의료계 신년교례회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왼쪽)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오른쪽)이 기념촬영 준비를 하고 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기자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최대집 회장의 강경투쟁 선언과 함께 의협이 정부와의 일절 협상과 대화를 단절한 가운데 정부의 입장 변화만 바라보고 있어 과연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대집 회장은 지난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후회없는 대화와 협의를 마치고’, ‘자유, 민주, 민생을 위한 문재인 정권과의 의료계 투쟁과 국민적 투쟁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최대한 성실성으로 정부와 여당과 대화를 해 일말의 후회도 없다며, 물리력을 동원한 대정부 투쟁으로 국면을 전면적으로 전환하는 당위성과 명분은 이미 확보됐다고 밝혔다.

또 올해를 의료계의 총력대전으로 규정하고, 이번 총력대전은 문재인 정권에 치명상을 입혀 회복불능 상태로 만들어 힘으로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거나, 의료계가 철저하게 패배해 스스로 의료계의 사망을 선고하는 상태에 이르는 둘 중의 선택지 가운데서 결정될 것이라고 끝장 투쟁을 선언했다.

이번 투쟁 선언은 지난 1월 31일까지 진찰료 30% 인상과 처방료 부활 요구에 대한 복지부의 사실상 거부 의사로 촉발됐다.

복지부로서는 진찰료 30% 인상으로 건강보험 재정이 2조원 이상 투입되기 때문에 쉽지 않으며, 일방적인 인상보다 수가 인상과 함께 의료 질 및 서비스 향상이 병행해야 한다는 Give and Take 방식을 의료계에 주문했다.

최 회장과 의협 집행부는 진찰료 30%를 당장 인상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인상을 위한 정부의 로드맵이라도 제시해 주기를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안 돼 정부와의 신뢰가 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소한 진찰료 30%를 인상하기 위한 5개년 계획이라도 제시해 주기를 바랬다는 것.

최 회장의 투쟁 선포는 정부를 비롯한 의료계 내부에서도 당혹스러운 일로 받아 들려지고 있다.

지난 9일 열린 의협 집행부와 16개 시도의사회 회장협의회에서는 최 회장의 일방적 투쟁선포에 대한 성토의 장이었다는 후문이다. 의협이 대정부 투쟁을 하려면 회원들의 뜻을 수렴할 수 있는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3시간 동안 진행된 회의에서 최 회장은 시도의사회 회장들에게 투쟁 로드맵을 설명했으며, 시도의사회 회장들은 회원 투표를 비롯한 전국대표자회의, 확대연석회의 등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과정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시도의사회장들은 의협 집행부가 회원들의 목소리를 수렴할 수 있는 절차를 밝아 줄 것을 요구했다”며 “의협은 최대한 빠른 시간내 회원투표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의협 집행부의 투쟁 모드에 대한 의료계 내부 의견은 엇갈린다.

단순한 수가 인상만으로는 투쟁에 대한 명분이 충분하지 않고, 그동안 최대집 집행부가 문재인케어 저지 및 의료제도 및 의료 악법에 대해 투쟁하겠다고 당선된 이후 이렇다 할 투쟁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것도 투쟁 동력을 상실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진찰료 30% 인상 요구안을 복지부가 수용하지 않았다고 다시 강경투쟁을 한다는 것으로는 회원들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장, 투쟁의 키를 쥐고 있는 전공의들의 분위기 역시 호의적이지 않다.

전공의협의회 관계자는 의료제도나 정책 및 특정 아젠다 아닌 단순한 수가 인상만으로는 전공의들의 참여를 설득하기 힘들다며, 좀 더 시간을 갖고 고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즉, 최 회장이 정부의 진찰료 30% 인상 거부에 대한 대정부 강경투쟁을 선언 하기에는 전체 의료계가 동참하기에는 명분이 약하다는 것이다.

한편, 의협은 대정부 투쟁 선언 이후 복지부 및 산하기관이 주관하는 일체의 회의 및 협의체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의정협의체, 안전한 진료환경 위한 TF, 심사기준개선 특별위원회, 의료소통협의체,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추진단, 두경부 MRI 급여화 협의체 등에 참여해 일정부분 성과가 나오고 있는 중이었다. 

당장, 이번주까지 진행되는 안전한 진료환경 실태조사가 마무리된다. 빠르면 이번주 주말, 늦어도 다음주 중 복지부와 의협, 병협, 신경정신의학회가 5차 회의를 진행해야 한다.

박 대변인은 “안전한 진료환경 TF에도 의협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협은 복지부 및 산하기관에서 주최하는 모든 협의체 및 회의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협이 빠진 상황에서 복지부도 협의체 및 회의를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복지부가 의협이 빠진 상황에서도 회의를 강행한다면 의협으로서도 더 강한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의협의 이런 결정에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최대한 의협이 다시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기대하면서,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복지부의 입장은 의협이 다시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으로 나오기를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협의체 운영 및 회의는 진행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이 정책관은 “이번 주말까지 진행되는 안전한 진료환경 실태조사가 마무리되면 TF 5차 회의가 열릴 것”이라며 “의협이 불참해도 병협과 신경정신의학회와 한 약속이기 때문에 회의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이 빠진 상황이지만 병협과 학회를 중심으로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한 정부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결국, 의협은 대정부 투쟁에 따른 모든 회의 불참과 대화 단절로 인해 故 임세원 교수의 유지 및 의료계 희망이었던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까지 뒷전으로 밀었다는 역풍을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실리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대목이다.

최 회장과 의협 집행부가 성공한 대정부 투쟁을 하려면 회원들이 납득 할 수 있는 투쟁 명분과 투쟁 속에서도 최대한 실리를 찾을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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