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주치의제 안 한다" vs 醫 "신뢰 깨져 믿기 어렵다"
政 "주치의제 안 한다" vs 醫 "신뢰 깨져 믿기 어렵다"
  • 신형주 기자
  • 승인 2019.02.25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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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장관 의료계 반발 자초 구설수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의료계 총파업 새로운 이슈로 부상
내용 부실한 복지부 해명 의료계 수용 힘들 듯
박능후 장관의 주치의제 도입 발언으로 대정부 강경투쟁을 선언한 의료계와 복지부의 갈등이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복지부는 주치의제를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하지만, 의료계는 신뢰관계가 깨진 상황에서 믿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능후 장관의 주치의제 도입 발언으로 대정부 강경투쟁을 선언한 의료계와 복지부의 갈등이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복지부는 주치의제를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하지만, 의료계는 신뢰관계가 깨진 상황에서 믿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박능후 장관의 주치의 도입 발언이 대정부 강경투쟁을 선언한 의료계와 복지부 사이의 갈등을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스스로 의료계가 조건반사적으로 반발할 수 있는 구설수를 자초했다.

박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지구촌보건복지포럼 초청강연에서 ‘1차 의료기관에서는 주치의제를 실시해야 한다’, ‘주치의제 도입을 위한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은 하고 싶은 사람만 하게끔 자율성을 존중하겠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런 발언에 대해 의료계는 복지부가 숨겨놓은 진심을 표출했다며, 인두제 방식의 주치의제인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시도의사회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참여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급기야 의협은 박 장관의 발언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복지부에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복지부측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은 일차의료 활성화를 위한 목적일 뿐 인두제 방식의 주치의제는 검토하지도 않았고, 주치의제를 시행할 생각도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복지부가 22일 의협 측에 전달한 회신 내용은 의료계의 의구심을 해소하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복지부의 회신 내용에 따르면, 박 장관의 지구촌보건복지포럼 강의 관련 사항은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의 취지에 대한 설명으로 주치의제도와 관련이 없다.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은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대한 교육·상담을 강화해 일차의료를 활성화하려는 시범사업이라는 것이다.

복지부는 “지난 2018년 6월 의협이 참여하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추지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으며, 2018년 10월 의협과 실행위원회를 구성해 주요 사항과 세부사항을 협의해 추진고 있다”며 “향후에도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이를 통한 일차의료의 강화를 위해 의사협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복지부 건강정책과 김국일 과장은 박 장관이 일반인을 상대로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주치의 단어를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반인들은 만성질환이 무엇인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박 장관이 쉽게 설명하기 위해 ‘장애인 주치의제’ 및 ‘치과 주치의제’와 같이 비유적으로 사용했다는 얘기다.

또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을 위해 의협과 운영위원회, 실행위원회 등에서 함께 논의했다”며 “의협 측도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이 주치의제를 위한 것이 아닌 것을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과장은 “복지부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을 통해 주치의제로 가기 위한 의도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며 “인두제 방식의 주치의제를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검토와 연구가 있어야 한다. 복지부는 전혀 그런 계회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복지부의 해명은 궁색해 보인다.

의료정보 넘쳐나는 현 상황에서 일반 국민도 만성질환이 무엇인지, 일차의료가 무엇인지 정도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 장관 역시 강연 도중 발언한 주치의제는 의료계가 조건반사적으로 반발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이 주치의제라고 말한 것은 분명 구설수를 자초한 것이다.

복지부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의협 측은 최근 진찰료 30% 인상 거부부터 의정 간 신뢰관계가 깨졌기 때문에 복지부의 해명을 믿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주치의제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며, 환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주치의제에 대해 의료계는 거부감 크다고 전했다.

정부가 일차의료를 활성화하기 위해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을 한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박 대변인은 지적했다.

이번 복지부의 해명은 의료계의 총파업 분위기 조성에 새로운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의협 측은 복지부 해명이 의료계가 납득할 수준이 못되고, 정부가 정책을 강행하려고 한다면 강경투쟁의 한 이슈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 대변인은 “박 장관이 주치의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실무자들과 다른 뜻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하려고 하는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복지부 회신을 검토한 후 의협의 명확한 입장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은 일차의료를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제도라는 점은 정부, 의료계 등 모두가 인정하고 있는 사업이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참여 의사를 밝힌 시도의사회가 있는 상황에서 박 장관의 발언은 의료계에 잘못된 시그널을 제공한 것은 명확해 보인다.

복지부가 의협 측에 전달한 회신 역시 의료계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은 되지 못한다.

중요한 내용이 빠졌기 때문.

박 장관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발언했는지, 복지부가 공식적으로 어떤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지가 회신 내용에 포함됐어야 했다.

의료계가 이번 복지부의 회신 내용을 토대로 어떤 방향으로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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