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안암병원 김영훈 교수(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 운영위원장)
"2020년 하반기까지 남북한 비교의료용어집 발간할 것"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보건의료통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남북한 건강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논의가 활발하다. 

특히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 남과 북의 의료인들이 보건의료 현장에서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과 북의 언어 차이는 일상언어에서도 나타나지만, 전문용어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대한의사협회와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은 남과 북의 의학용어를 정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려대의대 김영훈 교수(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 운영위원장)는 '남북의학용어사전' 편찬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교수는 오는 2020년 하반기까지 남북한 비교의료용어집을 출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북한에 대한 의료분야 인도적 지원은 결핵 퇴치 지원, 및 의약품 제공 등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그런 교류 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그는 이런 일방적 의료지원 방식에는 한계가 있으며, 의미도 없다고 지적했다.

남북의료가 제대로 교류하려면 우리나라 의료인들이 북한의료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북한의료를 알아야 한다고 것이다.

그는 교류의 물꼬를 트는 첫 단계가 한국과 북한 의료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의학용어를 서로 이해하고, 알아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인프라의 첫 단계가 용어사전"이라며 "북한 의료인과 한국 의료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의학용어가 어떻게 다른지를 알려주는 것이 비교용어사전"이라고 설명했다.

의학용어 사용의 차이는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차트', 북한은 '깔따', '마약중독'을 '아이스 중독', '응급처치'는 '1차 치료', '소화가 안 된다'를 '냉이 있다', '진료하다'는 '병 보다', 'X-ray'를 '뢴트겐' 등으로 다르게 사용하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 의료인과 북한 의료인들이 서로 만나 대화를 할 때, 용어상의 차이로 인해 쉽게 이해하지 못하며, 소통의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남북의학용어사전 편찬 작업에는 탈북 의료인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북한의 내과진료 지침 등 의학 텍스트들도 수집된 상황이다.

그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데이터화 할 수 있도록 전산처리 작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고려대 민중문화원 협조를 받아 편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편찬사업 진행 경과를 설명했다.

이어, "2020년 하반기까지 비교용어집을 발간할 계획"이라며 "북한의 사회과학원 용어위원회 인사들과 만나 남북의학용어사전 편찬 관련 회의를 가질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의학용어사전 편찬에는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북한 의학자, 전문용어 정비 경험을 가진 연구자들과 실질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이다. 

그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뿐만 아니라, 통일부, 복지부 담당자들의 관심과 소통 및 지원이 있어야 편찬착업이 원활하게 성공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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