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골대사학회 ‘골다공증성 골절 팩트시트 2018’ 공개
을지의대 차용한 교수 “재골절 예방 서비스로 환자 관리 해야”

[메디칼업저버 최상관 기자] 국내 고령자의 골다공증성 골절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한골대사학회(이사장 정호연)가 추계학술대회에서 새로 발표한 ‘골다공증성 골절 팩트시트(Fact Sheet) 2018’에 따르면, 50세 이상에서 골다공증성 골절 발생률이 매년 4%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2007년부터 2016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다.

고관절 골절에서 특히 심각

국내 골 관련 질환은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이는 고령자에서 두드러진다. 또한 여성이 남성보다 골절 발생률이 더 높았다.

50세 이상 인구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22.4%, 골감소증은 47.9%로 조사됐다. 또한 골다공증성 골절은 매년 4%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최초 골절 발생 후 재골절 누적 발생률은 총 환자 13만 8131명 중 1년 차에 4.9%(8193명), 2년 14.0%(19338명), 3년 20.9%(28890명), 4년 27.1%(37395명)이었다. 특히 4년 차를 기준으로 여성은 29.5%로 남성(19.0%)보다 1.6배 더 높았다.

특히 골절 유형 중 사망률과 합병증이 높은 고관절 골절 지표는 심각한 상황이다.

고관절 골절 발생률은 연평균 4.85%p씩 높아지고 있다. 2015년에는 3만 3059명, 2016년에는 3만 1169명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여성이 남성보다 2.1~2.3배 더 많이 발생했고, 아울러 고령으로 갈수록 급격하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최초 고관절 골절 발생 후 척추, 고관절, 손목, 근위 상완골 등 재골절 누적 발생률은 1만 7595명 중 17.7%(3098명)였다. 마찬가지로 여성(20.4%)이 남성(11.4%)보다 더 높았다.

경상의대 유준일 교수(경상대병원 정형외과)는 “2008년 이후 10년 후인 2025년에 고관절 골절과 척추 골절이 1.4배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관절 골절뿐만 아니라 다른 골절 유형 또한 주의가 요구된다. 재골절이 이전 골절유형과는 무관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즉, 이전에 척추나 손목 골절이 일어난 환자는 이후에 고관절 재골절 위험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목 골절 발생 후 추후 고관절 재골절 위험은 1.5~3.2배로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손목 골절 환자 중 4년간 재골절률은 14.9%로 측정됐다. 재골절이 많이 일어나는 부위는 척추, 손목, 고관절, 근위 상완골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의대 박상민 교수(서울대병원 정형외과)는 “척추 골절 후 다른 유형의 골다공증성 재골절 발생률은 30%에 이르는 만큼 골절 예방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사망률 및 약제 순응도와 관련한 재골절 발생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앙의대 정형석 교수(중앙대병원 정형외과)는 “재골절은 골다공증 약 순응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당뇨나 치매 등 동반 질환이 있을 경우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 국내 골다공증성 골절 환자의 재골절 발생률

골절 후 사망률은 남성이 더 높아

골절 유형 중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는 고관절 골절 역시 예측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특이한 점으로는 골절 발생률이 여성에서 높은 것과는 반대로 골절 후 사망률은 남성이 오히려 더 높았다는 점이다.

고관절 골절 후 1년 내 사망률에서는 남성이 21.5%로 여성(15.5%)보다 6%p 더 높았다.

골다공증성 골절이 고관절 재골절로 이어진 환자의 1년 내 사망률은 남성 22.9%, 여성 9.9%였다. 또한 고관절 골절이 고관절 재골절로 이어진 환자의 1년 내 사망률은 남성 27.5%, 여성 14.2%로 나타났다.

기대 사망률을 보정한 사망비(SMR)로 50세 이상 골절 환자를 분석한 결과, 고관절 재골절 환자는 일반인구보다 남성에서 32.9배, 여성에서 15.5배로 나타나 다른 부위의 골절보다 월등하게 높았다.

남성이 여성보다 사망률이 높은 점에 대해 중앙의대 하용찬 교수(중앙대병원 정형외과)는 “아직 그 이유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데이터베이스 분석 등 꾸준한 연구로 이를 밝혀내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 대한골대사학회는 17일 추계학술대회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공동 심포지움을 통해 ‘골다공증성 골절 팩트시트 2018’를 공개했다.

재골절 예방 서비스로 환자 관리해야

학회에서는 골다공증성 골절이 가볍게 볼 질환이 아닌 만큼 환자에 대한 이차적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하의대 안성희 교수(인하대병원 내분비내과)는 “현재 국내 환자의 골다공증 골절 발생 후 1년 내 약물 치료율은 40% 정도”라며 “그러나 국내에는 아직 골절 환자를 관리할 연계 체계가 존재하지 않고 있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안 교수는 “환자 관리를 위해 미국골대사학회에서 시행을 권유하는 FLS(Fracture liaison service) 등과 같은 이차적 예방법이 필요하다”며 “FLS로 병원의 재골절 비율이 30% 낮아졌고, 특히 주요 재골절(고관절, 척추, 대퇴골, 골반, 상완골)은 40% 감소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재골절 예방 서비스’인 FLS는 코디네이터 모델을 기반으로 골절 환자에게 향후 구체적인 치료를 적용하기 위한 서비스다. 골절 환자의 골다공증 검사, 치료를 돕고 치료 경로를 제시하며, 의료 서비스 제공자 간 의사소통을 통해 골절 환자의 재골절 예방을 돕는다.

을지의대 차용한 교수(을지대병원 정형외과)는 “FLS 모델로 만 명당 153명이 재골절을 예방했고, 37.43명이 건강지표인 질보정생존년수(QALY)가 개선됐으며, 인당 6만 6879달러(7577만원)의 의료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 교수는 “우리나라에 FLS를 도입하는 하기에는 아직 국민 인식이 부족하고, 병원 내 각 진료과가 분절화 돼있어 어려움이 있다. 의료 수가, 코디네이터, 데이터베이스 구축, 관리 비용 등도 해결해야 한다”며 “시간은 좀 걸리겠으나 향후 학회에서 FLS 구축 시범 사업을 시행하는 만큼 정부와 함께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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