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합병증 섬망...대퇴신경차단술로 해결책 제시
서울의대 이영균 교수 “수술 미루면 손해 더 커, 조기 재활로 관리해야”

최근 고관절 수술 후 합병증이 최대 75%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도 고관절 수술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해야 하는 부분이다.

European Journal of Trauma and Emergency Surgery(9월호)에 따르면, 네덜란드 그로닝겐의대 E. R. Flikweert 박사가 2009~2013년 사이에 고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479명을 6개월간 추적 조사한 결과, 합병증이 1회 발생한 환자는 31%, 1회 이상 발생한 환자는 44%였다. 합병증이 없는 환자는 25%에 그쳤다.

가장 많이 나타난 합병증인 섬망(Delirium) 발생률은 20%였다. 섬망은 심한 과다행동, 환각, 초조함 증세를 보이는 정신 질환이다. 또한 폐렴(10%), 울혈성 심부전(5%) 등도 보고됐다.

수술 과정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합병증 발생률은 13%로 나타났으며, 합병증의 주요 원인은 양쪽 다리 길이의 차이, 지속적인 고통 등이었다. 또한 수술 1년 후 환자 사망률은 27%였다.

대퇴 신경 차단술로 섬망 해결책 제시

이런 문제로 국내에서는 수술 후 합병증의 해법이 뜨거운 감자다. 원광의대 강현탁 교수(원광대병원 정형외과)는 지난 10월 18일 정형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대퇴 신경을 차단해 주요 합병증인 섬망을 해결할 수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는 2015~2017년까지 고관절 골절 수술을 받은 환자 241명을 대상으로 한 후향적 연구다. 교수팀은 대퇴신경차단술을 받은 환자군 165명과 받지 않은 환자군 76명을 비교했다.

그 결과 대퇴 신경 차단술을 받은 환자군에서는 10.9%(18명)가 섬망이 발생해 차단술을 받지 않은 환자군(27.6%, 21명)보다 16.7%p 더 낮았다. 또한 수술 후 환자통증평가(VAS)에서 차단술을 받지 않은 환자에서 통증이 더 컸고, 환자통증조절(PCA)에 진통제로 사용한 오피오이드도 더 많았다.

강 교수는 “말초 신경을 차단하면 수술 후 오피오이드 사용을 줄임으로써 섬망 발생을 낮출 수 있다”며 “섬망을 해결하기 위해 통증 관리 전략을 세울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상의대 송상윤 교수(경상대병원 정형외과)는 풍선껌을 이용해 고관절 수술 후 장폐색(Paralytic ileus)을 해결했다는 이색적인 연구도 발표했다. 연구진은 고관절 골절 수술 환자 45명 중 12명에게는 풍선껌을 제공했고, 33명에게는 제공하지 않았다.

그 결과 풍선껌을 제공한 환자군에서 장의 가스 배출 및 배변이 더 빨리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관절 수술 부작용 문제에 대해 서울의대 이영균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는 수술하지 않았을 때의 손해가 수술 후의 합병증 위험보다 더 크다며 “수술하지 않고 환자가 오랜 기간 누워 지내면 섬망이 심해지고, 치매로 악화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관절 골절은 최대한 빠른 시일안에 수술해 골절로 인한 통증을 줄여 환자가 빨리 거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조기 재활 치료로 폐렴, 욕창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수술을 빨리 끝내야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쉬컬럼비아대 Pierre Guy 박사팀은 수술 후 합병증을 낮추기 위해서는 고관절 골절 후 최대한 빨리 수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8월 Canadian Medical Association Journal).

144개 병원의 환자 약 14만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고관절 골절 수술이 3일 이상 지연될수록 수술 1000건당 10.9건의 추가 사망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을지의대 차용한 교수(정형외과)가 고관절이 골절된 노인 환자는 수술을 조금만 늦게 받아도 사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발표했다(Archives of Orthopedic and Trauma Surgery).

2003~2013년까지 고관절 골절로 수술 받은 60세 이상 환자 1290명을 분석한 결과, 2일 이내에 수술 받은 환자 중 사망환자는 15.2%(61명)를 차지했으나, 2일 이후에 수술 받은 환자 중 사망환자는 26.7%(237명)를 차지해 11.5%p 더 높았다.

차 교수는 “환자의 전신상태, 내과 질환 악화, 항응고제 복용으로 수술이 늦어지면 사망위험이 높다”며 “고령 환자일수록 수술을 고민하지만, 수술이 궁극적 치료 수단인 만큼 빠른 시일 안에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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