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 10월 1~5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

전 세계 당뇨병 전문가들이 당뇨병 환자의 맞춤 치료에 한 발짝 다가서기 위해 유럽에서 모여 머리를 맞댄다.

유럽당뇨병학회(EASD)는 독일 베를린에서 10월 1일부터 5일까지 닷새간 제54차 EASD 연례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제1형 또는 제2형 당뇨병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에 관한 대규모 임상연구가 베일을 벗는다. 또 48개 초록 발표 세션이 진행되며 2000개 이상의 포스터가 발표될 예정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학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대에 걸맞게 학술대회 메인 세션에는 당뇨병 치료제 임상연구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2일부터 열리는 메인 세션의 문을 여는 주인공은 알비글루타이드(albiglutide)다. 알비글루타이드는 주 1회 투여하는 장기지속형 GLP-1 수용체 효능제로, 2014년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연합(European Union)의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7월 재정상의 이유로 시장에서 철수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알비글루타이드의 임상3상인 HARMONY 연구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다. 알비글루타이드의 시판은 중단됐지만 HARMONY 연구가 전체 계열 약물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란 판단에서 이 같은 세션이 마련됐다.

이에 학술대회에서는 HARMONY 연구를 통해 확인한 알비글루타이드의 혈당 조절 효과 및 심혈관, 신장 안전성 등에 대한 결과가 총정리돼 발표된다. 

3일에는 당뇨병 전단계이거나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소아·청소년 환자의 베타세포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전략을 평가한 RISE 연구가 공개된다.

지난 7월 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RISE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내당능장애가 있는 소아·청소년 환자에서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할 경우 지속형 인슐린 치료 후 메트포르민을 투약하거나 메트포르민만 단독으로 투약하더라도 베타세포 기능 악화를 막을 수 없었다. 

이에 제2형 당뇨병 소아·청소년 환자의 베타세포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 치료전략이 요구됐던 상황.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되는 RISE 연구에서는 메트포르민 또는 위밴드수술(gastric banding)이 이들의 베타세포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지를 저울질한다. 

이와 함께 경구용 GLP-1 수용체 효능제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의 임상 3상인 PIONEER 연구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지난 ADA 연례학술대회에서 공개된 PIONEER-1 연구 결과에 의하면,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는 주사제와 유사한 혈당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경구용 약제가 개발된 배경과 함께 세마글루타이드 관련 임상연구 결과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4일에는 두 가지 연구가 같은 시간 발표된다.

먼저 SGLT-2 억제제가 심혈관질환 과거력이 없거나 위험요인이 없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을 막을 수 있는지를 평가한 CVD-REAL 연구가 발표된다.

동시에 SGLT-2 억제제 엠파글리플로진(empagliflozin)을 제1형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보조요법으로서 병용할 수 있는지를 본 임상3상 EASE 연구 결과가 베일을 벗는다. 연구에서는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52주 동안 인슐린과 엠파글리플로진을 병용했을 때 당화혈색소 변화를 확인한다. 결과가 성공적이라면, 제1형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투여를 현저하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비만치료제 로카세린(lorcaserin)의 대규모 무작위 임상연구인 CAMELLIA-TIMI 61에서 혈당 변화를 분석한 결과가 나온다. 

CAMELLIA-TIMI 61는 로카세린의 심혈관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로, 지난 8월 열린 유럽심장학회(ESC) 연례학술대회에서 공개되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공개한 결과에서 로카세린 복용 시 당뇨병 발생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당뇨병 발생 위험이 낮은 이유가 체중 감량에 기인한 것인지 또는 치료제 영향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구체적인 원인을 분석한 결과가 발표될 예정으로, 결과가 긍정적이라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DPP-4 억제제 리나글립틴(linagliptin)의 심혈관 안전성을 평가한 CARMELINA 연구 결과가 공개된다. 학계에서는 다른 당뇨병 치료제처럼 리나글립틴의 심혈관 안전성을 입증한 데이터를 요구해 왔다.

CARMELINA 연구는 이 같은 요구에 응답한 것으로, 결과가 긍정적이라면 당뇨병 환자 맞춤 치료에 한 발 더 다가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학술대회 마지막 날에는 EASD와 ADA가 손잡고 제작한 '제2형 당뇨병 환자 치료를 위한 가이드라인' 최종본이 발표된다. EASD와 ADA는 7월 ADA 연례학술대회에서 가이드라인 초안을 공개하면서 환자별 맞춤 치료를 강조했다.

가이드라인 최종본은 초안과 큰 변화가 없다고 알려졌으며, 학술대회 발표와 동시에 Diabetologia 및 Diabetes Care 등 주요 저널에 실린다. 

마지막으로 약 2500명을 대상으로 3년간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의 효과를 본 PREVIEW 연구가 학술대회의 대미를 장식하면서, 올해도 세계적인 학술대회로서의 명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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