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Y 사후분석 결과, 병용한 심방세동 환자에서 출혈 및 뇌졸중 위험 상승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와 항응고제를 함께 복용하면 위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비가트란의 랜드마크 연구인 RE-LY 연구를 사후분석한 결과, 다비가트란 또는 와파린을 복용하는 심방세동 환자가 NSAIDs를 병용하면 주요 출혈 및 뇌졸중 발생 위험이 상승했다.

이에 임상에서는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심방세동 환자 치료 시 NSAIDs 처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심방세동은 노화 현상과 밀접하게 관련돼 고령에서 발생률이 높다고 알려졌다. 1993~2007년 미국 메디케어 데이터베이스에서는 65세 이상에서 심방세동이 1000인년(person-years)당 27.3~28.3명 발생한다고 보고했다(Circ Cardiovasc Qual Outcomes 2012;5:85-93). 

주목할 점은 근골격계 질환이나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는 고령 환자가 늘면서 NSAIDs를 장기간 복용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NSAIDs는 출혈과 혈전증 위험을 높이는 약물로 지목되기에, 미국 토머스제퍼슨의대 Michael Ezekowitz 교수팀은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심방세동 환자도 NSAIDs 치료로 이 같은 위험이 나타나는지를 보고자 RE-LY 연구의 사후분석을 진행했다. 

RE-LY 연구에 포함된 심방세동 환자 총 1만 8113명 중 2279명은 연구 기간 동안 NSAIDs를 최소 1회 복용했다(복용군). 연구팀은 이들과 NSAIDs를 복용하지 않은 환자(비복용군)들의 주요 출혈 및 뇌졸중 발생 위험을 비교했다.

그 결과 주요 출혈 발생률은 NSAIDs 복용군과 비복용군이 각각 5.4%와 3.2%로, 복용군의 출혈 발생 위험은 비복용군 대비 1.68배 높았다(HR 1.68; P<0.0001). 이는 다비가트란과 와파린 모두 의미 있게 나타났다.

위장관 출혈 위험도 NSAIDs 복용군이 비복용군보다 1.81배 높았으며(HR 1.81; P<0.0001), 입원 위험도 유의미하게 상승했다(HR 1.64; P<0.0001).

NSAIDs 복용에 따른 뇌졸중 또는 전신색전증 위험도 감지됐다.

NSAIDs 복용군이 비복용군보다 뇌졸중 또는 전신색전증 위험이 1.5배 상승했고(HR 1.50; P=0.007), 특히 허혈성 뇌졸중 위험은 1.55배 증가한 것(HR 1.55; P=0.0102). 다만 출혈성 뇌졸중은 두 군간 유의미한 위험 차이가 없었다(HR 1.08; P=0.8631).

게다가 약물 상호작용 분석에서 NSAIDs는 다비가트란 또는 와파린의 뇌졸중 예방 효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각각 P interaction=0.59와 0.54).

Ezekowitz 교수는 "분석 결과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멜록시캄 등을 포함한 NSAIDs를 복용 중인 심방세동 환자에서 출혈 위험이 높았다"며 "항응고제 치료를 받는 심방세동 환자는 NSAIDs를 병용하면 위험하다. 이들에게 다른 비마약성 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약물 남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캐나다 맥마스터의대 Sam Schulman 교수는 논평을 통해 "다비가트란과 와파린 모두 NSAIDs와 병용하면 출혈 위험이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게다가 혈전증 등의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임상에서는 NSAIDs 외 비마약성 진통제의 효과와 안전성이 규명될 때까지 이들에게 NSAIDs 중 출혈 위험이 낮고 혈소판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항염증 효과를 가진 COX-2 억제제 계열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7월호에 실렸다(J Am Coll Cardiol 2018;72:255-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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