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SION 연구 계기로 관심 급증

세레브렉스

지난해 비스테로이드 소염제(NSAIDs)인 세레콕시브의 대규모 심혈관 안전성 연구가 나온 이후로, 선택적 NSAIDs 사용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NSAIDs는 염증물질인 사이클로옥시제나제(COX)를 억제해 염증을 조절해 통증을 최소화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COX는 혈소판 응집 등 정상세포에 작용하는 COX-1과 유해한 염증물질을 유도하는 COX-2가 있는데, 전통적인 NSAIDs는 이 모두를 억제했었고, 2000년대 들어서 COX-2만 선택적으로 억제해 부작용을 최소화한 치료제가 개발된 것이다.

대표적인 약물들이 세레브렉스(세레콕시브), 에토리콕시브(알콕시아), 아셀렉스(폴마콕시브), 바이옥스(로페콕시브), 벡스트라(발데콕시브), 다이나스타트(파레콕시브), 루미라콕시브(프렉시즈)다. 그러나 COX-2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약물임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에서는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이중 바이옥스, 벡스트라, 다이나스타트, 프렉시즈가 심혈관 위험 또는 독성 증가로 퇴출됐고, 이 여파를 계기로 선택적 COX-2 억제제라고 할지라도 늘 모니터링을 해야하는 등 불안감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3종 사용 가능

현재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선택적 NSAIDs 약물은 세레콕시브, 에토리콕시브, 폴마콕시브 등 모두 3종이다. 다행히 이들 약물 중 일부는 심혈관 위험이 증가되지 않는다는 근거를 확보했으며, 효과 또한 대부분 류마티스관절염 또는 골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를 통해 비선택적 NSAIDs 제제와 비열등성을 입증해 임상에 널리 쓰이고 있다.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김담, 성윤경 교수가 대한내과학회지에 보고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레콕시브는 5000명 이상의 류마티스관절염 또는 골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다수의  연구에서 비선택적 NSAIDs와 비교해 동등한 효과가 있음을 증명했다.

또한 에토리콕시브도 528명의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이부프로펜과 동등한 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세레콕시브와 비교를 통해 동등성 데이터도 갖고 있다.

다만 교수들은 "에토리콕시브의 경우 골관절염 환자에 대해서 30mg이라는 비교적 낮은 용량에 대해서만 승인이 되었다는 것은 통증을 넘어선 염증 조절도 중요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서는 상대적으로 고용량의 COX-2 억제제가 필요하고, 이에 대한 장기 안전성에 대한 결과는 미흡하다는 식약처의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고 부연했다.

알콕시아

폴마콕시브는 국내 바이오벤처사인 크리스탈지노믹스가 개발한 신약으로, 골관절염 환자에서 세레콕시브와 유사한 효과를 입증했지만 아직까지 임상적 근거가 두 약보다는 많지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체로 현재 쓰이고 있는 약물은 위장관 부작용도 비선택적 NSAIDs 대비 현저히 낮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위장관 부작용은 COX-2 억제제의 또다른 안전성 포인트인데  지난 2013년 Lancet에 CNT 그룹이 지금까지 수행된 639개의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를 통해 근거를 추가했다.

이를 통해 확인된 COX-2 억제제의 상부위장관 부작용은 위약대비 2배 가량 높았지만 이부프로펜과 나프록센 또한 위약대비 4배 높게 나타나면서, 위험성은 존재하지만 비선택적 NSAIDs보다는 낮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심혈관계 안전성 입증

앞서 개발된 약물이 심혈관 위험 증가로 퇴출이 된 이력이 있기 때문에 심혈관계 안전성은 매우 중요한 검증 포인트이다. 그동안 많은 연구가 나왔지만 아직까지 COX-2 억제제가 안전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일관성 있는 근거는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2만4000명의 골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대규모 연구인 PRECISION이 발표되면서 새로운 안전성 근거를 확보한 것이다.

이 연구는 세레콕시브를 비선택적 NSAIDs인 이부프로펜과 나프록센을 34개월간 추적 관찰한 것으로 결과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세레콕시브, 나프록센, 이부프로펜 각각 심혈관 발생률은 2.3%, 2.5%, 2.7%였다. 이 연구에서 위장관계 부작용은 나프록센 또는 이부프로펜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왔다.

에토리콕시브도 MEDAL 연구를 통해 골관절염 또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3만4701명을 대상으로 평균 18개월 동안 관찰했는데 심혈관계 부작용은 디클로페낙과 유사했다. 국내에서 개발된 폴마콕시브는 아직 장기간 안전성 연구가 없다.

이처럼 대규모 연구를 통해 심혈관 안전성을 밝혀졌지만 여전히 메타분석에서는 여전히 심혈관 위험성 신호를 보내고 있다.

김 교수는 보고서에서 "메타분석에서는 여전히 COX-2 억제제의 심혈관계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비선택적 NSAIDs와 COX-2 억제제는 공통적으로 위약에 비해 높은 혈전 연관성 부작용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각 약제들의 COX-2 선택성의 정도에 비례해 심혈관 위험성이 높아진다. COX-2 선택성이 높지 않은 세레콕시브는 COX-2 선택성이 유사한 디클로페낙과 유사한 정도의 심혈관계 위험성을 보이며 COX-1에 작용하는 나프록센의 경우보다는 높은 심혈관계 위험성을 보인다. 반면 COX-2의 선택성이 높은 에토리콕시브의 경우 선택성이 낮은 나프록센, 세레콕시브보다 높은 심혈관계 위험성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고 정리했다.

게다가 용량과 사용기간에 따라 위험성 여부는 아직 근거가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담 교수는 "용량과 사용 기간으로 인한 심혈관계 부작용의 발현 여부에 대한 자료는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무조건 안심하기는 이르다"며 "현재로서는 현재 국내에 승인된 용량의 COX-2 억제제의 경우, 다른 비선택적 NSAIDs를 상회하는 심혈관 질환 위험을 갖는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피력했다.

서울의대 김효수 교수도 "모든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는 어느 정도 심혈관계 위험성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임상 자료로 볼 때 특정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가 우등 혹은 열등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사용시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심혈관 위험 부작용에 대한 새로운 근거는 추가됐지만 실제 임상에서 필요한 용량증량 문제 또는 투약기간에 따른 근거가 없기 때문에 선택적 NSAIDs제제의 사용시에는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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