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오렉시젠, THE LIGHT 이은 새 임상 계획...임상 현장서 가능성에 물음표

광동제약과 동아에스티는 24일 콘트라브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전성을 강조했다.

비만 치료제 콘트라브(부프로비온/날트렉손)가 심혈관질환 안전성에 대한 물음표 지우기에 나섰다. 그런데 임상 현장에서는 그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모양새다. 

광동제약은 지난 24일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개최한 콘트라브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원개발사인 오렉시젠 테라퓨틱스가 콘트라브에 대한 대규모 임상연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앞서 콘트라브는 개발사인 오렉시텐 테라퓨틱스가 중간결과를 성급하게 발표하면서 임상시험이 도중에 중단된 바 있다. 

당시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콘트라브는 위약군 대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2% 감소했지만, 유의미한 수치는 아니었다. 

연구팀은 콘트라브가 과체중 및 비만한 환자에서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을 늘리는지를 50%까지 분석한 중간분석 결과, 콘트라브군 환자 90명이 MACE를 동반, 위약군(102명)보다 위험도가 12% 낮았다. 

이에 조지워싱턴대 스콧 칸 교수는 2016년 6월 열린 간담회에서 임상 재개를 선언했다. 

스콧 칸 교수는 THE LIGHT 연구 중단은 부작용으로 인한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해당 임상시험은 블라인드 방식이었는데, 중간에 시험 결과가 노출되면서 더 많은 피험자를 모으지 못해 중단된 것이다. 심혈관계 관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FDA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비만치료제에 대한 요구가 있기 때문에 곧 심혈관계 안전성을 입증하는 임상시험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와 만난 광동제약 관계자도 이를 언급했다. 

광동제약 에치칼마케팅부 양동훈 상무는 “임상시험 디자인을 다시 설계해 미국 FDA와 조율이 끝나가는 상황”이라며 “2015년 진행한 THE LIGHT 연구의 연장선상 개념으로 심혈관질환 안전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상무는 “THE LIGHT 연구는 중간발표로 인해 임상연구가 중단된 것”이라며 “콘트라브는 심혈관질환 부작용이 적어 관련 임상을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FDA에서 관련 연구를 강제하고 있어 진행을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잇따르는 비만 치료제 출시에 불안감?
진료현장 “임상시험 가능할까?” 물음표 던져  

진료 현장에서는 이 같은 콘트라브 임상 재개를 두고 최근 비만 치료제 출시가 쏟아지면서 입지 강화를 위한 취지로 분석했다. 

대학의 한 비만 전문의는 “FDA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의 안전성을 위주로 허가해주고, 허가를 유지해준다”며 “FDA가 콘트라브에 대한 사용제한에 여러 조건을 두고 있는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실제 FDA에 따르면 콘트라브의 금기사항은 대략 7가지로 정리된다. 이 가운데 핵심은 ▲자살 행동 및 자살 충동 시 중단할 것 ▲투여 일정 준수 ▲환자의 혈압 및 심박수 상승 관찰 등이다. 

특히 FDA는 이 가운데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요구하고 있으며, 심혈관질환 유병률 및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또 다른 대학의 한 전문의는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합병증은 국내에서 아직 보고된 적 없지만, 관련된 대규모 임상을 진행한다는 건 알려지지 않은 심혈관질환 부작용이 있었다는 의미라고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임상에서는 이번 임상연구가 시작부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진은 2015년 12월 THE LIGHT 연구에서 입증하지 못한 심혈관질환 안전성을 알아보기 위해 총 환자 8800여 명을 대상으로 콘트라브가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무작위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결과는 회사 방침에 따라 2016년 3월 재차 중단됐다. 

이를 두고 Nissen 박사는 한 외신(heartwire)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연구를 재진행하는 데 있어 이전 연구(The LIGHT 연구)와 비교했을 때 대상환자 수가 제한적이였다“며 ”이상반응을 알아보기 위한 새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연구디자인을 다시 수정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한 연구진도 “콘트라브의 심혈관계질환 안전성 평가를 위해서는 여러 금기사항에 접촉되지 않으면서 꾸준히 복용할 수 있는 피험자를 구해야 한다”며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콘트라브를 3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복용하는 환자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진은 “모든 비만 치료제의 한계라고도 할 수 있다”면서 “임상시험을 위한 피험자 모집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콘트라브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약물인 만큼 비슷한 기전의 약물이 갖고 있는 자살 위험성에 대한 안전성 여부도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동제약이 진행하는 국내 임상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의료진도 있다. 

앞서 광동제약은 2016년 10월 비만인을 대상으로 콘트라브를 12주간 경구투여해 최적 용량을 결정하기 위한 다기관,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대조, 병행설계, 용량 반응 제2상 임상시험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은 바 있다. 

비만을 진료하는 가정의학과 교수는 “콘트라브는 매주 1알씩 용량을 증량하는 방식으로 최대 4알까지 가능한데 임상에서는 4알까지 처방했다 구역 등 부작용으로 다시 감량하는 경우가 있다”며 “한국인에게 적정한 용량을 임상시험을 통해 알아보는 건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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