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사회연구원, "고가 신약 증가하지만 혁신성 미약"

 

고가 신약이 가격에 비해 혁신성은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보건사회연구원이 11월 말 '보건복지 ISSUE & FOCUS'에서 '고가 신약의 효과적 관리를 위한 해외 동향과 시사점'을 주제로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매년 도입하는 신약은 혁신성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치료 효과가 뛰어나고 재정 영향이 매우 큰 고가 신약을 효과적으로 보장하려면 대안적 가격 지불 방법에 대한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근 개발되는 신약들은 약가가 매우 높다는 특징이 있다.

미국에서 항암제 신약의 가격은 지난 15년 동안 5~10배로 높아졌고, 2014년 미국에서 허가된 모든 항암제 신약의 일인당 연간 약값은 12만 달러(1억 3000여 만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고가 신약은 우리나라에서도 대부분 허가돼 높은 가격으로 급여신청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를 진행한 박실비아 연구위원은 고가의 신약이 갖는 문제의 핵심은 비싼 가격에도 혁신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2007년~2016년 프랑스에서 신약 및 새로운 적응증 추가 약의 혁신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992개 의약품 중 65개 즉 6.6%만 기존 약보다 개선된 것으로 평가됐다. 

독일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2011년 이후 독일은 신약의 가치평가를 시행했다. 그 결과 신약 116개 중 34개(29%)만이 기존 약에 비해 개선됐고, 71개(61%)는 개선된 편익이 없었고, 1개 약은 기존 약보다 열등한 것으로 파악됐다.  

호주의 결과는 더 처참하다. 2005~2007년 허가된 의약품 217개 중 7개만이 중요한 치료적 혁신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고가 신약이 정부 재정을 흔들 수 있다는 부분이다. 

박 연구위원은 "시장독점권을 가진 제약기업은 막대한 신약 개발 비용을 이유로 높은 가격을 주장하고, 대체 치료제가 없는 중증 질환 치료제는 고가임에도 급여되는 경우가 많다"며 "고가의 신기술 의약품 개발이 증가하는 추이를 고려할 때 대체 치료제와의 비교효과성, 비용효과성 평가에 의 한 가격 결정이 매우 큰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고가 의약품에 대해서는 개발 비용을 계산해 약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게 박 연구위원의 제안이다. 

그는 "최근 고가의약품이 증가하면서 제약사의 비용 자료 제출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며 "Fellows와 Hollis(2013)는 대다수의 건강보장체계에서 약가 결정에 사용하는 비용효과성 분석 또는 가격 비교 방식이 고가 희귀 의약품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개발 비용을 고려한 가격 결정 방식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호주의 사례를 참고할만하다고 제시했다. 

그는 "호주는 고가 의약품에 대해서는 개발 비용을 계산해 약가를 결정하고 있다"며 "호주 정부는 고가 신약인 C형 간염 치료제와 관련해 환자 6만 2000명에 대해 5년간 총 10억 호주달러의 약품비를 제약회사와 계약해 보장성과 재정 예측성을 동시에 확보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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