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 항우울제 복용, 태아 지적장애 위험 높이지 않아

 

임신 중 산모가 항우울제를 복용해도 태아 지능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보고가 나왔다.

미국 마운트 사이나이 의대 Abraham Reichenberg 교수팀은 JAMA Psychiatry 6월 12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이 밝혔다.

2006년 1월부터 2007년 12월 사이 태어난 17만 9007명을 무작위로 추려내 약 8년간 연구를 진행했다. 여기에는 남아가 9만 2133명(51.5%), 여아가 8만 6864명(48.5%)이 포함됐다.

3982명(2.2%)은 엄마가 임신 기간에 우울증 또는 불안증세를 겪어 항우울제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SRI) 또는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를 복용한 경험이 있었다.

나머지 17만 2646명(96.4%)은 항우울제를 전혀 복용한 적이 없었다. 특히 항우울제 중에서도 SSRI 복용비율이 가장 높았는데, 연구에서도 3982명 중 3178명이 임신 기간 동안 SSRI를 복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분석결과 SSRI를 복용한 산모에서 태어난 영유아의 지적장애 발병 위험은 1.48배(95% CI, 0.98 - 2.23), SSRI를 복용하지 않은 산모에서 태어난 영유아의 경우 그 위험이 0.81배(95% CI, 0.75 - 2.27) 높았다.

결과를 두고 연구팀은 "임신 중 항우울제를 복용한 산모에서 태어난 아이가 지적장애 발병위험이 복용하지 않은 산모에서 태어난 아이보다 상승한 것은 맞다"라면서 "하지만 지적장애 위험을 높이는 다른 요인들을 적용했더니, 항우울제와 지적장애 위험 연관성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수준까지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항우울제 자폐아 출산 위험 '제로'

지난 4월에는 항우울제가 자폐아 출산 위험 역시 높이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과거 임신 중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지적장애뿐만 아니라 자폐아 출산 위험이 커진다는 보고도 적지 않았는데,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보고들이 나온 것.

캐나다 토론토 여성대학병원 Simone N. Vigod 교수팀과 미국 인디애나 대학 Brian M D'Onofrio 연구진이 별개의 결과를 발표해 "임신 중 항우울제 복용과 자폐아 출산 위험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밝혔다(JAMA. 2017:1553-1562)(JAMA Pediatr. 2017:555-563).

두 연구결과의 결론부터 말하면, 임신 중 항우울제를 복용한 산모에서 태어난 5만여 명을 분석한 결과 항우울제가 자폐스펙트럼장애(ASD) 발병 위험을 높이는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연구팀에 따르면 임신 기간에 항우울제로 우울증 치료를 받는 산모에서 자폐아 출산 위험이 상승한 것은 맞지만, 이는 임신 기간 복용한 항우울제가 원인이 아니라, 임신 전 약물을 복용한 것이 자폐아 출산 위험을 높였다.

Abraham Reichenberg 교수도 "임신 기간 중 우울 또는 불안 증세 진단을 받아 항우울제를 처방받고 태어날 아이 걱정 때문에 의사와 상의 없이 약을 중단하면 안 된다"면서 "오히려 약을 끊은 후 동반되는 위험이 더 클 수 있으므로, 중단 시 의사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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