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조돈 등을 투여한 결과, 치매 동반 쥐 기억력 등이 유의미하게 개선

항우울제가 치매 등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의학연구소 독성학 연구실(mrc toxicology unit) Giovanna R. Mallucci 박사팀이 Brain 4월 1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된 연구결과를 통해 "항우울제인 트라조돈과 디벤조일메탄이 치매 등의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효과를 보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두 약물이 뇌세포 사멸을 차단하고, 뇌가 위축되는 것을 막아줌으로써 인지기능은 물론 기억력을 효과적으로 회복하는 능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삼환제 항우울제인 트라조돈(trazodone hydrochloride)는 불면증 치료를 위해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약물이다. 디벤조일메탄(dibenzoylmethane)의 경우 현재 항암제로도 개발 중에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이 발병하면서 비정상적인 작용을 하는 일종의 '불량 단백질'이 만들어지는데, 이때 뇌세포에서 자연방어 기능이 작동해 정상적인 단백질 생산이 중단된다.

만약 단백질 생산이 장기적으로 중단되면, 뇌세포는 결국 사멸해 기억력 등을 담당하는 뇌 기능 역시 마비되는데, 여기서 트라조돈과 디벤조일메탄이 뇌세포 자연방어 기능을 직접적으로 차단시켜, 뇌 세포 사멸을 막아준다는 게 연구팀 부연이다.

연구팀은 보다 자세한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쥐를 이용해 연구에 돌입했다.

전측두엽 치매(frontotemporal dementia, FTD)가 발병한 쥐에게 두 약물을 투여했다. 그 결과 멈춰있던 단백질 생산 기능이 회복되면서 기억력이 이전보다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전측두엽 치매는 전두엽과 측두엽의 국소적인 위축과 질병 초기에 행동 이상을 보이는 것은 물론, 실행 장애, 언어 문제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퇴행성 신경질환으로서 알츠하이머병 그리고 루이소체 치매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치매로 알려져 있다.

Mallucci 박사는 한 외산(medicalxpress)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연구를 계기로 향후 임상시험을 통해 치매 등을 동반한 환자에게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면서 "두 항우울제가 퇴행성 신경질환을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이르지만, 분명 기억력 회복 등을 비롯한 치료적 혜택을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트라조돈 등이 실제 약물 치료에 적용 가능성과 시기에 대한 질문에 "의사이자, 과학자로서 하루빨리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임상에 적용할 수 있기 바랄 뿐"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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