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감각·행정경험 부족해 보은인사 지적...약사사회는 '환영'

 

문재인 정부 초대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자리에 개국약사 출신 류영진 약사가 임명됐다. 

청와대 측은 "류 신임 식약처장이 국민 보건 향상과 서민의 권익보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으며 안전한 식·의약품 관리를 통해 국민건강을 책임질 적임자"라며 인사 배경을 밝혔다. 

류 신임 식약처장은 1959년 경상남도 통영 출신으로, 부산대 약대를 졸업했다. 부산마약퇴치운동본부 후원회 회장과 부산시 약사회장을 역임했으며, 사회복지법인 나사함복지재단 후원회장, 포럼지식공감 상임공동대표를 지냈다.  

그는 부산시약사회장을 2차례 연임하고, 대한약사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약사사회에서는 일찌감치 알려진 인물이지만, 정치적인 행보를 드러낸 것은 2012년부터다. 실제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 직능특보와 부산지역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이에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지만 원내 입성에는 실패했다. 올해 대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부산 선대위 특보단장으로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이 같은 인연이 알려지면서 유 신임 식약처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식품의약품 안전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에 균형감각과 전문성을 가진 인물을 발탁하기 보다는 보은인사라는 느낌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보건의료계 한 관계자는 "시약사회장을 역임했다고 하지만 개국약사 이익을 대변하는 직능단체 출신이고 조직운영 경험도 부족해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며 "차라리 식약처 내부승진이었으면 걱정이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도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각이 더 크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결국 식품의약품을 이끌고 나가는 것은 산업이다. 약사의 권익 대변은 해봤겠지만 산업에 대한 인사이트가 부족해 보인다"며 "지금 식약처 측에 제기하는 불만사항 중 하나가 정책을 만들어 집행하는 데 있어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이를 빠르게 수정하고 보완하려는 움직임이 더디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처장의 발탁은 기대보다는 불안감을 갖게 한다"고 전했다. 

반면 약사사회에서는 약사 출신 식약처장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와 국정철학이 일치하고 약사라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실효성있는 식의약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식약처의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의약품 재분류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시행 및 관련된 수가 등은 약사사회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현안으로, 제도 개선에 힘이 실릴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약사회 관계자는 "전 식약처장이었던 김승희 의원을 비롯해 윤여표, 이희성 청장 등 과거 약사출신 관료들도 행정업무를 무리없이 소화해 냈고 류 신임 처장 역시 부산시약사회장으로 재직 당시 추진력과 빠른 판단력이 장점이었던 인물"이라며 "그 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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