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개 신약, 승인 후 안전성 문제 발생…FDA 조치까지 4.2년 걸려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신약 3개 중 1개는 시판 후 안전성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예일의대 Joseph S. Ross 교수팀이 2001년 이후 FDA가 승인한 신약을 조사한 결과, 올해 2월까지 32% 약물에서 퇴출 결정 및 블랙박스 경고문 추가 등의 안전성 문제가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고 조치를 취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4.2년(중앙값)이 걸렸다. 

Ross 교수는 "FDA 승인을 받은 신약은 시판 후에도 안전성 문제가 높은 빈도로 나타나기 때문에, 신약의 안전성을 반드시 지속해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JAMA 5월 9일자에 실린 논문을 통해 밝혔다(JAMA 2017;317(18):1854-1863).

자세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2001~2010년에 FDA가 승인한 신약은 총 222개였고 183개는 화학합성 의약품, 39개는 생물학적 제제였다.

해당 약물들을 11년(중앙값)간 추적관찰한 결과, 32% 신약에 대해 FDA가 승인 후 안전성 문제 관련 조치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3개 약물은 퇴출결정 됐고 61개는 블랙박스 경고문이 추가됐으며 59개 신약에 대해 안전성 서한이 배포됐다. 

안전성 문제로 FDA가 조치에 나서기까지 걸린 시간은 4.2년(중앙값)이었고, 시판 후 10년째에 이러한 조치를 받은 신약은 약 31%였다.

그렇다면 안전성 문제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약은 무엇일까?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정신건강질환 관련 적응증에 대해 승인 받은 약물에서 안전성 문제가 가장 많이 나타났다(IRR 3.78; P<0.001). 이어 FDA 신속 승인을 받은 약물(IRR 2.20; P=0.02), 생물학적 제제(IRR 1.93; P=0.03), FDA가 지정한 심사기한에 가까워져 승인된 치료제(IRR 1.90; P=0.008)가 뒤를 이었다.

반면 승인까지 최대 200일까지 검토 기간을 가진 신약에서는 안전성 문제가 적게 발생했다(IRR 0.46; P=0.02).

연구팀은 FDA 승인을 받았음에도 안전성 문제가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화학합성 의약품 및 생물학적 제제 관련 주요 임상시험 대다수의 추적관찰 기간이 6개월 미만이고 1000명 미만 환자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드물게 나타나는 이상반응 또는 장기간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임상시험에서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하루빨리 신약이 승인되길 바라는 사회 시스템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제언했다. 

Ross 교수는 "FDA가 신약 관련 자료를 빨리 검토하고 승인하길 원하는 사회 시스템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본다"며 "승인 후에도 신약에 대해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평가해야 하며, 안전성 문제가 나타날 경우 빠르고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스크립스 중개과학연구소 Eric Topol 소장은 한 외신(워싱턴 포스트)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놀랍지 않다"면서 "임상시험은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있는 환자들을 모집하므로, 실제 임상에서는 연구 결과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FDA는 신약 승인 시 조건부로 승인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그다음에 모든 환자에서 문제가 발생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초기에 안전성 관련 자료를 수집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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