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안정적인 정형외과·비뇨의학과·내과 의원 환자 수 감소
경기 침체·시장 과포화가 주된 원인···의정사태로 인한 종병 환자 쏠림도
[메디칼업저버 김지예 기자] 최근 정형외과, 비뇨의학과, 일반내과 등 의원급 의료기관의 환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 원인으로는 경기로 인한 의료비 축소, 개원 증가로 인한 과포화 등이 지목된다.
일각에서는 의료사태 여파로 2차 병원이 성장하면서 개원가 환자를 흡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차의료 중심의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의료계와 제약계에 따르면 비교적 안정적인 진료과로 구분되는 정형외과, 비뇨의학과, 일반내과 의원급 기관에서도 최근 환자 수 및 처방 건수가 감소하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의원급 정형외과, 일반내과 등에서 처방건수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개원가에서도 비슷하게 평가하고 있다. 개원가의 환자가 꾸준히 줄어들면서 경영적 어려움이 축적돼왔다는 것이다.
대한내과의사회 이정용 회장은 "최근 몇 년간 내과 개원가에서 환자 감소와 경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의원이 늘고 있다"며 "코로나19(COVID-19) 유행으로 신속항원과 백신 접종 등으로 환자가 몰렸다가 빠지면서 느껴지는 낙차도 클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경기 불황이 꼽힌다. 환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상대적으로 위급하지 않은 질환은 치료를 뒤로 미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정형외과 김완호 회장은 "경기를 가장 많이 타는 과 중 하나가 정형외과"라며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관절 등에 통증이 나타나도 이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려 하기보다 약물 등으로 통증만 수습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회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개원가의 환자 수가 20~30%는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수도권의 경우 개원가가 늘어나면서 시장이 과포화된 점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내과의사회 이정용 회장은 "고령화로 만성 질환자가 늘어났다지만, 인구는 전반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개원은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늘고 있어 과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정형외과 의원 수는 2645곳으로 2019년 2173곳 대비 472곳 증가(약 21.7%)했다. 비뇨기과 의원 수는 1120여곳으로, 전년도 1102개소 대비 10여곳 증가했다.
한편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졌던 의정사태가 원인의 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뇨의학과의사회 김용우 회장은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질환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면서 비뇨의학과 뿐만 아니라 중증응급의료가 아닌 과 인력들이 종합병원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인력을 얻은 종합병원에서 진료과를 확대하거나 신설해 환자들을 수용하면서 의원급 환자들을 흡수한 면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정상화에 맞춰 이후 일차의료를 중심으로 한 의료전달체계가 정상화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