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 2025] REDEFINE 1, 당뇨병 없는 비만 환자 체중 -20.4%↓
REDEFINE 2, 당뇨병 환자 체중 -13.7% 줄이면서 당화혈색소 개선
20% 이상 체중 감량 보고한 기존 비만약에 못 미치는 효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노보노디스크의 카그리세마(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2.4mg/카그릴린타이드 2.4mg)가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했지만 기대엔 미치지 못했다.

카그리세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세마글루타이드와 지속형 아밀린 유사체 카그릴린타이드 복합제다. 두 약제는 각각 단독요법 시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카그리세마의 REDEFINE 1 임상3상 결과,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의 체중을 약 20% 낮추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체중 또는 비만한 당뇨병 환자 대상 REDEFINE 2 임상3상에서는 약 13%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이면서 당화혈색소를 개선했다. 

하지만 현재 진료현장에 도입된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 또는 GIP/GLP-1 이중 작용제가 20% 이상 체중 감량 효과를 보고한 가운데, 카그리세마는 우위를 보이지 못했다. 이번 연구 발표 이후 노보노디스크의 주가는 하락했다. 

20~23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25)에서는 카그리세마의 REDEFINE 1과 2 임상3상 결과가 연이어 공개됐고 동시에 NEJM 6월 2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REDEFINE 1, 위약군 대비 카그리세마군 체중 -17.3%p 감소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REDEFINE 1 임상3a상은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한 성인 환자 341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상이거나 BMI 27kg/㎡ 이상이면서 비만 관련 합병증을 한 가지 이상 동반한 환자가 모집됐다. 평균 나이는 47세였고 여성이 67.6%를 차지했다. 

전체 환자군은 카그리세마군과 세마글루타이드 2.4mg군, 카그릴린타이드 2.4mg군, 위약군에 21:3:3:7 비율로 무작위 배정됐다. 모든 참가자는 생활습관 중재를 함께 수행했다.

공동 1차 목표점은 체중 변화율과 체중 5% 이상 감소 도달률로, 카그리세마군과 위약군의 등록 당시 대비 68주째 변화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등록 당시 대비 68주째 평균 체중 변화율은 카그리세마군 -20.4%, 위약군 -3.0%로, 두 군 간 차이는 -17.3%p로 의미 있었다(95% CI -18.1~-16.6; P<0.001). 카그릴린타이드군은 -11.5%, 세마글루타이드군은 -14.9% 감소했다.

투약 순응도가 높은 환자 중 카그리세마군의 평균 체중 변화율은 -22.7%였고, 68주차에 40.4%가 체중이 25% 이상 줄었다. 

아울러 카그리세마군은 위약군 대비 68주차 5%, 20%, 25%, 30% 이상 체중 감량 도달률이 의미 있게 높았다(모두 P<0.001). 체중 25% 이상 감소 도달률은 카그리세마군 34.7%, 세마글루타이드군 14.8%, 카그릴린타이드군 6.5%였다. 체중 30% 이상 감소 도달률은 각각 19.3%, 8.7%, 1.6%로 조사됐다. 연구 종료 당시 카그리세마군 50.7%는 비만 기준에 해당하지 않은 BMI에 도달했고, 위약군은 10.2%에 그쳤다. 

당뇨병 전단계 환자 중 카그리세마군 87.7%와 위약군 32.2%는 68주에 정상 혈당에 도달했다. 

안전성 평가에서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복통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 발생률은 카그리세마군이 79.6%로 위약군 39.9%보다 높았다. 단, 대부분 이상반응은 일시적으로 나타났고 경도~중등도 수준이었다. 

카그리세마의 체중 감량 정도는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 등 비만치료제와 비교해 크지 않고, 노보노디스크에서 예측했던 목표 체중 감량치인 25%엔 도달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용량 조절과 관계없이 체중이 줄어 의미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앨라배마대학 Timothy Garvey 교수는 "기존 체중 감량 중재전략에서 확인된 가장 높은 범위의 효능만큼 카그리세마도 체중 조절 효과를 보였다"며 "효능과 안전성의 균형을 맞추고자 연구에서 어느 정도 용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허용했음에도 이와 관계없이 체중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개인별 필요성과 의료진 판단하에 용량을 조정하는 경우가 많은 실제 진료현장에 영향을 주는 결과"라고 밝혔다.

REDEFINE 2, 체중 -13.7%↓·혈당 6.5% 미만 도달률 73.5%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REDEFINE 2는 BMI가 27kg/㎡ 이상이고 당화혈색소 수치가 7~10%인 당뇨병 환자 1206명을 대상으로 카그리세마 투약 시 체중 및 당화혈색소 변화를 확인했다. 전체 환자군은 카그리세마군(904명)과 위약군(302명)에 3:1 무작위 배정돼 68주 동안 치료받으며 생활습관 중재를 병행했다.

1차 목표점은 등록 당시 대비 68주째 체중 변화율과 체중 5% 이상 감소 도달률로 정의했다. 이와 함께 당화혈색소 수치 변화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68주째 체중 변화율은 카그리세마군 -13.7%, 위약군 -3.4%였고 두 군 간 차이는 -10.4%p로 의미 있었다(95% CI -11.2~-9.5; P<0.001). 68주째 체중 5% 이상 감소 도달률은 카그리세마군 83.6%, 위약군 30.8%, 20% 이상 감소 도달률은 각각 22.9%와 0.5%로, 카그리세마군이 모두 유의미하게 높았다(모두 P<0.001). 

당화혈색소 6.5% 미만 도달률은 카그리세마군 73.5%, 위약군 15.9%로 조사됐다. 연속혈당측정을 실시한 199명을 대상으로 평가한 86주차 목표 혈당 수치 범위 내 머무른 시간의 평균 백분율은 카그리세마군 86.8%, 위약군 50.2%였다. 두 군 모두 목표 범위에 미치지 못한 시간은 1% 미만이었다. 

위장관계 이상반응 발생률은 카그리세마군 72.5%, 위약군 34.4%였고, 대부분 일시적이었으며 경도 또는 중등도 수준이었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영국 라이세스터대학 Melanie J. Davies 교수는 "카그리세마를 투약한 당뇨병 환자는 의미 있는 체중 감소에 도달했다"며 "이전 연구에서 당뇨병 환자의 체중 조절 효과는 당뇨병이 없는 이들보다 30~40% 적었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한 13.7%의 체중 감소는 현재까지 항당뇨병제 중 가장 높은 수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보노디스크는 내년 초 카그리세마에 대한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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