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B 출시에 성장세 둔화된 PPI 단일제, 복합제 출시로 방어전 나서
제산제 추가로 기존 PPI 단점 보완…저용량, 정제 크기 줄인 제품도 속속 등장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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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P-CAB 계열 국산 신약의 등장으로 성장세가 둔화한 PPI 계열 약물들이 제산제 복합제 출시로 시장 사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몇년새 허가된 PPI+제산제 복합제 품목이 80여개를 넘긴 가운데, 이달에는 새로운 조합의 PPI+제산제 복합제인 일양약품 놀텍플러스정(성분명 일라프라졸, 탄산수소나트륨)이 품목허가를 받았다.

일양약품 '놀텍플러스'는 PPI 제제인 놀텍의 주성분 일라프라졸에 제산제인 탄산수소나트륨을 결합한 복합제로 이달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미란성 식도염의 단기 치료에 승인을 받았다.

기존 PPI 제제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에 가장 많이 쓰이는 약물이지만 위산에 약하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제산제를 함께 복용하면 위산을 중화해 PPI 제제가 위산에 의해 분해되는 것을 방지하고, 약물이 십이지장 상부에서부터 흡수돼 보다 빠른 약효 발현이 가능하다.

이에 PPI 품목을 가지고 있던 제약사들은 몇년 전부터 PPI+제산제 복합제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가장 먼저 선보인 곳은 종근당으로 2018년 에소듀오정(에스오메프라졸마그네슘삼수화물펠렛, 탄산수소나트륨)을 출시했다.

2021년에는 라베프라졸나트륨+탄산수소나트륨 조합의 영진약품 라베뉴정이 허가를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라베프라졸나트륨+침강탄산칼슘 조합의 동국제약 라베드온정이 허가를 받았다.

현재 PPI+제산제 복합제 시장에서는 종근당 에소듀오정과 2022년 출시된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라베듀오정이 가장 많은 처방량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에소듀오정의 지난해 처방액은 약 147억원, 라베듀오정의 처방액은 126억원이다. 

놀텍은 PPI 단일제 시장에서 처방액 규모가 5위권 안에 들어가는 제품으로 지난해 443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이에 이번에 출시된 제산제 복합제 역시 기존 제품에 이어 높은 처방실적을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P-CAB 급성장에 PPI 단일제 성장세 둔화

복합제 출시로 빈틈 메우기

한편 2019년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에는 P-CAB 제제인 HK이노엔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첫 등장하면서 PPI의 자리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케이캡에 이어 2022년 대웅제약 '펙수클루(펙수프라잔)', 2024년 온코닉테라퓨틱스 '자큐보(자스타프라잔)'가 연이어 등장하면서 P-CAB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P-CAB은 기존 PPI 제제와 달리 효과가 더 빠르고 지속 시간이 길며,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복용이 가능하다는 장점 등을 앞세워 PPI를 빠르게 뒤쫓고 있다. 

케이캡 출시 첫해인 2019년 304억원 규모를 기록한 P-CAB 제제 처방실적은 2020년 771억원, 2021년 1107억원을 거쳐 펙수클루 출시 후인 2022년에는 1463억원 규모까지 확대됐다. 2023년에는 2172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2024년에는 2864억원으로 전년 대비 32%의 성장률을 보이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PPI 단일제 시장은 처방실적이 증가하고는 있으나, P-CAB 출시 후 성장세가 둔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19년 4617억원을 기록했던 PPI의 처방실적은 이듬해인 2020년 5501억원으로 전년 대비 19%의 가파른 성장을 보였다. 그러나 P-CAB 제제의 처방실적이 본격 확대된 2021에는 6004억원으로 전년 대비 9% 성장했으며,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2%대 성장에 그치고 있다. 

이 기간 에소듀오를 시작으로 쏟아져 나온 PPI+제산제 복합제 품목들은 처방실적을 조금씩 확대하며 단일제 시장의 둔화된 성장세를 메우는 모양새다. 2018년 에소듀오 출시 후 2019년 PPI+제산제 복합제 처방실적은 166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1년 276억원, 2023년 564억원을 거쳐 지난해에는 730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4배 이상 확대된 규모다. 

저용량 제품 출시로 환자 편의성 개선

추가 시장 확장 모색

최근에는 저용량 제품들의 허가도 이어지면서 PPI+제산제 복합제 시장의 선택지가 더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23년 종근당은 에소듀오의 용량을 줄인 '에소듀오에스정'을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라베듀오의 용량을 줄인 '라베미니정'을 차례로 허가 받았다. 이들 제품은 용량 감소와 함께 정제의 크기를 줄여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을 개선했다. 

라베미니정은 출시 첫해인 지난해 110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며 라베듀오정에 버금가는 실적을 올렸다. 기존 라베듀오정의 실적 감소 없이 라베미니정으로 추가 실적을 올린 것이다. 

이달 14일에는 한국유니온제약의 '뉴란소엑스정15/600밀리그램'을 비롯한 란소프라졸+침강탄산칼슘 성분 복합제의 저용량 제품 6개가 한꺼번에 식약처 품목허가를 획득하는 등 저용량 제품의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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