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베라다임 대사 레지스트리, 1·2형 당뇨병의 심혈관계 사건 유병률비 분석
1형 당뇨병 환자가 2형보다 심혈관계 사건 발생 가능성 낮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당뇨병 유형에 따라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이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국립 심혈관 데이터 레지스트리인 베라다임 대사 레지스트리를 토대로 1형과 2형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계 사건 유병률비를 분석한 결과, 1형 당뇨병 환자의 발생 가능성이 더 낮았다. 

이번 결과는 당뇨병 유형에 따라 심혈관계 사건 위험이 다르므로, 심혈관계 사건 예방 및 치료를 당뇨병 유형과 관계없이 동일하게 시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 결과는 Journal of the Society for Cardiovascular Angiography & Interventions 2월 1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1형과 2형 당뇨병은 근본적으로 다른 질환

"심혈관계 연구에서 1형 당뇨병 환자 소외돼"

1형과 2형 당뇨병은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으로, 고혈당, 이상지질혈증, 염증, 활성산소, 혈관 석회화 등을 통해 동맥경화증을 촉진한다. 이 때문에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이들보다 동맥경화반 부피가 더 크고 동맥 내강 직경이 좁다. 

하지만 1형 당뇨병은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으면서 발생하고, 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과 인슐린 분비장애로 인해 발병한다. 당뇨병 유형에 따라 병태생리학적 특징이 다르지만,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도 차이가 있는지는 명확하지 규명되지 않았다.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당뇨병학회(ADA)는 2014년 공동 성명을 통해 심혈관계 연구에서 1형 당뇨병 환자가 오랫동안 소외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때문에 1형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관리 시 2형 당뇨병 환자 대상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미국 베이스테이트 메디컬센터 Andrew M. Goldsweig 박사는 "1형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계 연구에서 소외돼 왔다. 1형과 2형 당뇨병은 근본적으로 별개 질환으로 진행 경로도 다르다"며 "두 질환과 심혈관계 사건 간 연관성을 조사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1형 당뇨병 환자의 장기간 심혈관계 사건을 이해하고자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심혈관계 사건 발생 가능성, 1형 당뇨병이 2형보다 37%↓

"1형 당뇨병 심혈관계 사건 위험 낮추는 전략 제시하기 위한 연구 필요"

2017~2022년 베라다임 대사 레지스트리에 등록됐고 1차 의료기관 또는 내분비내과가 있는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은 46~72세 1형 또는 2형 당뇨병 환자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베라다임 대사 레지스트리는 당뇨병과 심장대사 치료 질 개선을 목표로 진행 중인 임상 데이터 레지스트리다.

1형 당뇨병 환자 5823명과 2형 당뇨병 환자 15만 6204명이 분석에 포함됐다. 1차 목표점으로 심근경색,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 관상동맥우회술, 뇌졸중, 경동맥 재관류술, 하지허혈, 말초 재관류술 등을 포함한 심혈관계 사건 유병률을 비교했다.

전체 환자에서 총 1만 1096건의 심혈관계 사건이 발생했다. 심혈관계 사건 중 뇌졸중이 45.3%로 가장 많았고, 하지허혈 19.5%, 심근경색 17.5%, 관상동맥우회술 17.1%, PCI 9.3%, 말초 재관류술 3.8%, 경동맥 재관류술 1.1% 등이 뒤를 이었다. 

심혈관계 사건 발생에 대한 표준화 유병률비(prevalence ratio, PR)를 분석한 결과, 1형 당뇨병 환자는 2형보다 37%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PR 0.63; 95% CI 0.55~0.71). 나이에 따라서는 △46~55세 36%(PR 0.64; 95% CI 0.52~0.80) △56~65세 31%(PR 0.69; 95% CI 0.57~0.83) △66~75세 38%(PR 0.62; 95% CI 50~0.78) 낮았다.

심혈관계 사건 평가요인을 각각 분석하면, 2형 당뇨병 대비 1형 환자의 유병 가능성이 △심근경색 44% △PCI 57% △뇌졸중 36% △하지허혈 47% 등 의미 있게 낮았다. 관상동맥우회술, 경동맥 재관류술, 말초 재관류술 등 유병 가능성은 당뇨병 유형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아울러 이 같은 결과는 나이, 성별, 동반질환,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시기, 당화혈색소, 혈청 크레아티닌 등을 보정한 이후에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Goldsweig 박사는 "1형 당뇨병은 2형보다 심혈관계 사건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이번 연구에서 확인했다. 1형 당뇨병 환자 관리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결과"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1형 당뇨병에서 병태생리, 심혈관질환 예방·치료 등에 대한 지식은 아직 부족하다. 모든 당뇨병 환자를 동일하게 관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낮추기 위한 최적 치료전략을 제시하려면 1형 당뇨병 환자 대상의 임상연구와 후향적 연구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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