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D 2024] 비만한 1형 당뇨병 성인 환자 의료기록으로 두 약제 효능·안전성 분석
후향적 연구 결과, 위고비·마운자로 치료 시 체중 감소하고 혈당 개선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2형 당뇨병과 비만 치료에 허가받은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2.4mg)와 일라이 릴리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가 비만한 1형 당뇨병까지 치료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9~13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24)에서는 과체중 또는 비만한 1형 당뇨병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효능 및 안전성을 조사한 후향적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두 약제는 1형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되지 않았지만,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의 체중 감량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어 이번 분석이 가능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콜로라도대학 안슈츠 메디컬 캠퍼스 Janet Snell-Bergeon 교수는 "1형 당뇨병 성인 환자가 늘고 있으며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경우가 많다. 이는 인슐린 저항성으로 이어져 혈당 조절이 더 어려울 수 있다"며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낮추는 일부 메커니즘이 1형 당뇨병에서도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다. 두 약제가 과체중 또는 비만한 1형 당뇨병 환자에게 치료 혜택이 있을 수 있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투약한 과체중 또는 비만한 1형 당뇨병 환자는 체중이 줄고 혈당이 개선됐다.

5% 이상 체중 감량 도달률, 약물 치료군 77~93% vs 대조군 14%
중증 저혈당증·케톤증으로 인한 입원 사례 없어

후향적 연구에서는 1형 당뇨병 성인 환자 100명의 의료기록을 검토했다. 이들 중 위고비를 처방받은 환자(위고비군)는 50명, 마운자로를 투약한 환자(마운자로군)는 50명이었다. 위고비군 84%와 마운자로군 100%가 과체중 또는 비만했다.

나이, 성별, 1형 당뇨병 유병기간, 체질량지수(BMI), 당화혈색소 등을 고려해 비만치료제를 처방받지 않은 1형 당뇨병 환자(대조군) 50명과 약물 치료군을 매칭했다. 모든 참가자는 1형 당뇨병 치료를 위해 인슐린을 투약하고 있었다. 약물 치료군 75%와 대조군 80%가 인슐린 펌프를 사용했고, 그 외에는 1일 다회 인슐린 주사를 투약했다. 

평균 나이는 약물 치료군 40세, 대조군 41세였고, 당뇨병 유병기간은 각 26년과 27년으로 비슷했다. 평균 BMI는 모두 34kg/㎡, 평균 당화혈색소는 모두 7.3%였다.

최대 1년 데이터를 분석 결과, 약물 치료군의 체중 감량 효과가 대조군보다 큰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콜로라도대학 안슈츠 메디컬 캠퍼스 Janet Snell-Bergeon 교수는 9~13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24)에서 과체중 또는 비만한 1형 당뇨병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효능 및 안전성을 조사한 후향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EASD 2024 학술대회 강의 화면 캡처.

5% 이상 체중 감량 도달률은 위고비군 77%, 마운자로군 93%였으나 대조군은 14%에 그쳤다. 10% 이상 체중 감량 도달률은 위고비군 47%, 마운자로군 87%였으나 대조군은 없었다.

특히 마운자로군은 위고비군보다 2배 이상 체중이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동안 위고비군의 평균 체중은 9.1% 감소했고 평균 BMI는 3kg/㎡ 줄었다. 이와 비교해 마운자로군은 평균 체중 21.4% 감량했으며, 평균 BMI는 7.5/㎡ 감소했다. 반면 대조군의 평균 체중은 0.4% 소폭 늘었다. 약물 치료군의 체중 감량 효과는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는 환자군과 주사를 투약하는 환자군 간 차이가 없었다. 

혈당의 경우 위고비군과 마운자로가 비슷한 수준으로 개선됐다. 이에 더해 마운자로군은 위고비군 대비 투약하는 인슐린 용량을 줄일 수 있어,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됐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연구 기간에 중증 저혈당증 또는 케톤증으로 인한 입원 사례는 없었다. 

연구팀은 위고비와 마운자로 모두 1형 당뇨병 환자의 체중을 줄이면서 혈당 조절도 개선할 수 있으며, 이는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는 환자에게도 효과적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Bergeon 교수는 "혈당 관리에 필요한 인슐린 요법이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어, 많은 1형 당뇨병 환자가 비만해지고 있다"며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과체중 또는 비만한 환자의 체중을 상당히 줄이고 혈당도 개선할 수 있다. 이는 비만 그리고 당뇨병과 관련된 합병증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1형 당뇨병 치료에 인슐린과 함께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과체중 또는 비만한 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제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전향적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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