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세브란스병원 김경민 교수(내분비내과)
"T-score -2.5 초과 -2.0 이하면 최대 2년 더 치료 지속할 수 있어 긍정적"
골다공증 치료 목표 정하고 치료전략 구성하는 '목표 지향적 치료' 대두

▲용인세브란스병원 김경민 교수(내분비내과).
▲용인세브란스병원 김경민 교수(내분비내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만성질환은 한 번의 치료로 끝나지 않으며 약제로 증상이 조절돼도 완치되지 않아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만성질환인 골다공증도 약제로 일시적으로 상태가 호전될지라도, 치료를 중단하면 상태가 악화되거나 골절로 이어질 수 있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골다공증은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제한된 약제 급여기준 때문에 지속치료가 어려웠다. 하지만 지난 5월 보건복지부가 골다공증 치료제 급여 투여기간을 확대한다고 발표하면서 추가 지속치료가 가능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는 국가 건강검진 내 골다공증 골밀도 검사 대상이 기존 54세, 66세 여성에 더해 60세 여성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골다공증 치료 환경은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본지는 용인세브란스병원 김경민 교수(내분비내과)를 만나 골다공증 치료제 급여 투여기간 확대에 따른 진료현장 변화와 달라진 치료전략 등을 물었다. 

- 골다공증 치료제 급여 투여기간 확대에 따른 진료현장 반응은?

이전에는 지속치료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급여 기준을 초과한 환자들은 의료진이 치료 필요성을 설명하고 설득해도 비급여에 부담을 느껴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았다. 게다가 환자들은 급여 기준과 치료 필요성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어, 급여 적용이 종료되면 치료를 중단하거나 내원하지 않는 경우도 빈번했다. 이 때문에 골다공증이 호전됐다가 다시 악화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지난 5월 급여 기준이 확대되면서 골다공증 치료제 투약 후 골밀도가 T-score -2.5 초과 -2.0 이하에 해당하면 최대 2년 더 골다공증 치료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급여기간이 확대돼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또 T-score가 계속 -2.5 이하이면 기존과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골다공증 치료에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의료진은 근거에 기반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환자도 비용 부담이 줄어 지속치료를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게 됐다.

골다공증 치료제 급여 투여기간 확대는 단기적으로 국가 재정과 의료비 부담을 늘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골절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적 비용 부담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급여 기준이 달라지면서 골다공증 치료전략에도 변화가 생겼나?

2013년부터 골다공증 치료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맞춘 치료를 강조하는 '목표 지향적 치료(Goal Directed Treatment)'에 대한 논의가 계속됐지만, 우리나라는 급여 투여기간 확대가 이뤄지지 않아 이에 맞는 치료를 할 수 없었다. 

골다공증에서 목표 지향적 치료는 단순히 골밀도 증가뿐 아니라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골형성촉진제와 프롤리아(성분명 데노수맙) 등 골흡수억제제와 같이 효과적인 약물이 등장하면서, 치료 패러다임은 단순히 골밀도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 골절 위험을 줄일 수 있을 정도로 상태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골다공증 치료제 급여 기준 확대로 목표 지향적 치료에 따른 치료전략을 설정할 수 있게 돼, 의료진으로서 이번 급여 확대가 뜻깊게 다가온다.

- 목표 지향적 치료에 따라 골다공증 치료는 어떻게 진행해야 하나?

▲용인세브란스병원 김경민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김경민 교수.

골다공증 치료제 투약 후 골밀도 검사 결과를 확인하면, 개선된 골밀도만큼 골절 위험이 낮아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치료전략을 정할 때 너무 높은 목표를 설정할 필요는 없지만, 안정적인 골밀도 수준을 확보해야 골밀도가 낮아져도 골절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골다공증 환자의 목표 T-score를 -2.5로 설정하면 1년 후 골절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최소한 골절 위험이 낮아지는 안정적인 수준까지 목표를 높게 설정하고 이를 달성해야 한다. 따라서 목표 T-score는 최소 -2.5 이상이고 이상적으로는 -2.0 정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부 환자는 T-score -2.0에서도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목표를 더 높게 설정해야 한다. 예로 T-score -2.1에서 골절이 발생한 환자는 단순히 -2.0을 목표로 삼기보단, 1~2년 이내에 충분히 골밀도를 개선하기 위해 골절 위험이 안정화되는 더 높은 목표를 고려해야 한다. 즉, 특정 T-score 수치가 적절하다고 단정짓기 어렵고 환자마다 개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개별화된 접근으로 약물을 선택할 때는 환자가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지 고려하고, 5년 안에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약물을 선택해야 한다. 이전에는 골밀도를 크게 올려야 할 경우 환자에게 마땅한 선택지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프롤리아를 통해 충분히 목표까지 골밀도를 개선할 수 있다. 프롤리아는 장기 임상연구에서 10년간 지속적인 골밀도 상승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많은 골량이 필요한 환자에게 유용한 치료옵션으로 사용할 수 있다.

- 골다공증 치료제 급여 투여기간 확대와 더불어 내년부터 국가 건강검진 내 골다공증 골밀도 검사 대상이 60세 여성까지 확대된다. 이러한 변화가 갖는 의미는?

골다공증은 증상이 없어 골절이 발생했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한 번 골절이 발생하면 뼈의 안정성이 악화돼 치료 중에도 다른 골절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뼈는 54세에서 66세에 이르는 12년 동안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이에 60세에 한 번 더 골밀도 검사를 시행해 조기에 골다공증을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다면, 골절 발생 전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기회를 늘릴 수 있다. 이러한 예방적 접근이 환자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골밀도 검사 대상 확대에 따라 2~3년 이내에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골다공증 조기 치료와 골절 예방을 강화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치료 부담이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 골다공증 치료 환경을 더욱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은?

확대된 골다공증 치료제 급여 투여기간이 추가 2년이지만, 환자마다 필요한 치료기간은 다를 수 있다. 어떤 환자에게는 추가 2년 치료가 적당할 수 있으나, 진료현장에서는 장기적인 유지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급여 투여기간 확대는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기간이 2년으로 고정된 점은 아쉽다. 치료가 더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급여 투여기간이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 

- 성공적인 골다공증 치료 목표 달성을 위해 조언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에게 필요한 목표를 정확히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적합한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골절 위험도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치료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이 필수다. 

의료진은 이러한 과정을 신중히 고민해 목표 달성에 최적화된 약물을 먼저 선택해야 한다. 또 의료진은 골다공증이 단기간 치료로 끝나지 않고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골다공증 환자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작해야 하며,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치료를 지속하길 바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