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G 2024] 美 연구 결과, ARB 복용 시 철분 결핍 등 위험 증가
美 연구팀 "셀리악병 환자에게 ARB 처방 주의해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셀리악병 환자는 항고혈압제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복용에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종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셀리악병 환자의 ARB 치료 여부에 따른 예후를 조사한 결과, ARB 복용 시 낮은 헤모글로빈 수치, 철분 결핍, 설사 등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추가 연구가 이뤄져야 하지만, 이 같은 위험이 나타난 이유는 ARB 관련 장질환과 셀리악병의 병태생리가 유사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25~30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소화기학회 연례학술대회(ACG 2024)에서 발표됐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연구는 미국국립보건원에서 주도하는 'All of Us 연구 프로그램'을 토대로 이뤄졌다. 셀리악병 진단 후 첫 번째 사건 발생까지 생존 분석을 수행한 환자를 대상으로 ARB 치료와 철분 결핍, 설사, 비타민 결핍, 흡수장애, 낮은 헤모글로빈 수치, 체중 감량 등 예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ARB를 복용하는 환자는 시간에 따라 변하는 독립변수를 고려했다.

분석에는 셀리악병 환자 1849명이 포함됐다. 이 중 여성이 1460명을 차지했고 진단 당시 중앙값 나이는 50세였다. 대다수 환자(약 1600명)가 ARB를 복용하지 않았지만, 120명은 셀리악병 진단 전 그리고 142명은 진단 이후 ARB 치료를 시작했다.

분석 결과, ARB 치료는 낮은 헤모글로빈 수치, 철분 결핍, 설사 그리고 복통 등 위험 증가와 연관됐다. 단, 체중 감소, 흡수장애, 비타민 결핍 등 위험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 

셀리악병 진단 전 ARB를 복용한 환자를 제외하고 진단 후 ARB를 처방받은 군은 낮은 헤모글로빈 수치 위험이 1.98배, 철분 결핍 위험이 1.72배 높았다.

이번 연구는 ARB가 셀리악병 환자 예후를 더 악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지속적인 증상과 흡수장애로 인해 소장 치유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워싱턴대학 Isabel Hujoel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셀리악병 환자에게 ARB 처방을 주의해야 할 것"이라며 "글루텐이 없는 식단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비반응성 셀리악병 환자라면, 복용하는 약물 목록을 검토해야 한다. 만약 ARB를 복용하고 있다면, ARB가 원인인지 확인하기 위해 약물 치료를 시험적으로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분석에서 가장 많이 처방된 ARB는 로사르탄으로, 향후 로사르탄 관련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글루텐이 없는 식단 여부, 약물 순응도, 증상 재발 또는 지속 등에 따른 환자 예후를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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