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백신-자폐증 주장한 트럼프에 의견에 동의 못해
의약품 완화규제 우려에는 이분법적 논리 지적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롭게 지명한 미국식품의약국(FDA) 스콧 고틀리브가 소아 백신은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며 단호한 태도를 내비쳤다.

 

과거 대선 때부터 자폐증은 백신 탓이라고 수차례 언급한 도널드 트럼프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는 백신 접종이 자폐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백신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기관 설립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스콧 고틀리브 지명자는 5일(현지시각) 미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 위원회(Senate Health, Education, Labor and Pensions, HELP)에 나와 "어린 자녀들의 안전을 걱정하는 모든 부모의 마음을 누구보다 이해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나온 연구결과를 보면, 백신 접종이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분명한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치 사실인 것처럼 믿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의약품 완화 규제, 잘못된 이분법적 논리"

하지만 의약품 완화 규제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는 낸 일부 의원들에게는 잘못된 이분법적 논리라고 받아쳤다.

스콧 지명자는 "까다로운 의약품 및 의료기기 절차를 철회하는 것을 환자의 안전문제와 직결시키는 것은 이분법적 논리이다."면서 "하루라도 더 이른 시일 내에 의약품을 승인해 환자를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스콧 고틀리브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때부터 FDA 부국장으로 재직했다. 이전에는 미국의 권위 있는 싱크탱크 중 하나인 보수적 성향을 띤 미국기업연구소(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AEI)에서 연구활동을 했다.

특히 스콧은 과거 호지킨 림프종(Hodgkin's lymphoma) 진단을 받아 투병생활을 한 바 있다. 현재는 완전히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을 비롯해 각종 제약회사 이사회 소속이거나 고문을 맡는 등의 이력이 알려지면서, 제약업계의 이익을 위해 몸 바친 사람이라는 비난과 함께 FDA 국장 자질 논란이 일기도 했다.

스콧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신임 FDA 국장으로서 성실함과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면서 "환자를 넘어서 미 국민에게 우선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충분히 고민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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