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적 윗세대와 자율적 아랫세대 사이에서 40대, 직무 부담과 스트레스에 짓눌려
이 교수는 "우리나라 40대는 직장생활에서 귄위적인 윗세대와 자율적인 아랫세대 사이에서 직무에 대한 부담을 가장 크게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신혼을 지나 권태기를 겪는다. 이 시기에 자녀들이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면서 큰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면서 "이러한 큰 스트레스가 40대에서 공황장애 환자가 많아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70대 환자도 3배 증가…사회경제적 변화로 불안감 극심
70대도 예외는 아니다. 2010년 인구 10만 명당 82명에서 2015년 276명으로 역시 3.4배 증가한 것. 이를 두고 70대 이상은 직무에 대한 부담이 아닌 극심한 스트레스가 공황장애를 일으킨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교수는 "한국 노인은 외국에 비해 스트레스 정도가 더 심한데, OECD 평균 4배나 되는 국내 노인 자살률을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노인세대는 부모세대를 부양하며 자라왔지만, 경제 사회적 환경변화로 자식 세대 부양을 받기는 어려워지면서 경제적 사회적 소외를 경험한다"면서 "또 주변 지인들의 죽음을 경험하고 신체적 쇠퇴와 질병을 얻게 되면서 일생을 바쳐 이룬 것을 한순간에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등이 노인 공황장애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추정했다.
환자 90% 이상은 신체 증상 호소
공황장애 환자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비롯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 즉 공황발작이 주요 특징이다. 하지만 환자의 90% 이상은 오히려 신체적 증상을 더 호소한다는 게 전문가들 주된 의견이다.
과거 연구결과만 봐도 환자 가운데 심한 불안과 종종 연관된 다른 생리적 증상인 두통과 어지러움, 복통이나 위통을 호소하는 비율이 유의미하게 높았다(Arch Gen psychiatry 1985; 42:89-94).
"내과 응급실 방문 잦은 환자, 공황장애 의심하라"
이와 함께 공황장애 위험이 높은 일명 '공황장애 고위험군'인지 아닌지 유심히 살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계명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김정범 교수는 "가장 대표적으로 공황장애 환자가 건강염려증이 심해, 내과 응급실 이용이 잦은 점이 특징"이라고 했다.
자율신경계 증상을 심장병 또는 뇌졸중, 간질 등 신경학적 질환으로 오인하고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김 교수가 제시한 데이터를 보면 공황장애 또는 범불안장애로 진단을 받은 응급실 방문군이 대조군보다 6배 가까이 높았다. 또 흉통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의 16%에서 최대 25%도 공황장애를 동반했다(가정의학회지 2004;25:193-204).
최근 연구결과에서도 공황장애 환자 중 39%는 심혈관 관련 증상, 44%는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했다. 아울러 과민성장증후군, 어지러움, 편두통,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환자들의 35%에서도 공황장애 환자가 존재했다(Am J Med 1992;92(Suppl 1A):31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