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검사 받는 환자비율 5%도 채 안돼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백인보다 낮은 검진률 보여

 

미국 내 1차 의료기관에서 우울증 선별검사를 받는 환자 비율이 5%도 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럿거스 대학 Ayse Akincigil 교수팀이 Psychiatric Services 2월 1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된 논문을 바탕으로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환자표본자료에 등록된 3만 3653명의 환자와 의사를 무작위로 추려내 우울증 선별검사율을 비교·분석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1차의료기관에서 우울증 선별검사를 직접 받은 환자는 평균 4.2% 였는데, 인종별로 따지면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백인보다 낮은 검진률을 보였다([aOR] = .48).

연령별로 보면 고령이 중년보다 우울증 선별검사를 받은 비율이 절반 가까이 낮았다.

연구팀은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고령환자는 불안, 슬픔 등의 정신적 증상을 호소하기 보단 신체적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실제 우울증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인지 아니면 노화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일반 증상인지 선별검사를 통해 알기 어려워 검사가 잘 이행이 되지 않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우울증 선별 검사를 통해 새롭게 진단받는 우울증 환자는 어느정도일까?

연구팀이 추산한 결과를 보면 약 47%로, 향후 명확한 진단을 위한 우울증 검사를 권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만성질환을 동반한 환자가 그렇지 않은 이보다 우울증 진단을 많이 받았으며, 그 수도 매년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흥미로운 점은 전자건강진료기록(electronic health records, EHRs)을 이용해 우울증 선별검사를 진행한 경우가 그렇지 않은 이보다 검진률이 더욱 높았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우울증 선별검사를 시행하는 데 있어서 전자건강진료기록시스템을 이용하면 보다 적극적인 선별검사를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일차의료기관 내원하는 우울증 유병률 2배

실제로 일차의료기관에 내원하는 환자에서 우울증 유병률은 지역사회 유병률에 비해 약 2배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역사회에서 주요 우울장애 유병률은 5~7%로 보고되는 반면에 일차의료기관에 주요 우울장애 유병률은 성인의 경우 5~13%이다.

우리나라는 3.6~7.5%인데, 최근 우울증 임상연구센터에서 실시한 중소도시 일개 일차의료기관에서 6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울증 유병률에 관한 단면연구 조사결과, 주요 우울장애 유병률은 10%로 미국의 경우와 비슷했다.

즉 일차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 10명 중 1명이 약물치료가 필요한 우울증 환자라고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추정이다.

우울증은 유병률이 높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외국에서도 일차의료기관을 찾는 우울증 환자의 50% 정도는 발견되지 못하고 있으며 발견되지 못함으로 인해 치료를 받지 못하는 비율도 높다.

일차의료기관을 찾는 많은 우울증 환자가 정신과 환자로 낙인 찍히기를 두려워 하며 정신과 의뢰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일차의료기관에서 우울증 선별은 매우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BMC Public Health 2009;9:61)(J Gen Intern Med1997;12:431-8).

이에 연구 제1저자인 Akincigil 교수는 "전체 인구에서 5% 밖에 우울증 선별검사를 받지 않는다는 것은, 조기 치료 기회를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잃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1차의료에서 우울증을 표현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있어 우울증을 인지하려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조기진단을 위해서라도 검진률을 높이기 위한 많은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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