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서울의대, 엇갈린 시선
'잘나가는' 서울의대, 엇갈린 시선
  • 고신정 기자
  • 승인 2017.03.06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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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관 의사 전문가 등용 '긍정적'...유례없는 특정대학 쏠림 현상 '우려'
▲서울의대 전경

바야흐로 서울의대 전성시대다. 

차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에 김승택 충북의대 교수가 확정되면서, 보건복지부를 시작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질병관리본부 등 주요 국가 보건의료기관의 수장을 모두 서울의대 출신이 차지하는 진기록이 나왔다.

명실상부 국가대표 의대인만큼 서울의대 출신 인사들이 보건의료분야 요직에 오른 사례는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많지만, 이번처럼 동시에 주요 기관과 단체 모두를 석권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

4개 기관장 모두 박근혜 정부(황교안 권한대행 포함)에서 임명됐다는 점도 흥미롭다. 

복지부-건보공단-심평원-질본 모두 서울의대 수장

▲사진 왼쪽부터 복지부 정진엽 장관, 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 심평원 김승택 차기 원장, 질병관리본부 정기석 본부장. 

복지부 정진엽 장관과 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 김승택 차기 심평원장, 질병관리본부 정기석 본부장은 모두 서울의대 출신으로, 대학 동문이자 선후배 지간의 인연이 있다. 

졸업 기수별로 보면 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이 가장 선배(1973년 졸)고, 그 다음이 심평원 김승택 차기 원장(1978년 졸), 복지부 정진엽 장관(1980년 졸), 질본 정기석 본부장(1983년 졸) 순이다. 

이 중 성상철 이사장과 정진엽 장관은 모두 정형외과 전문의로, 꽤나 가까운 선후배 사이다.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함께 일한 전력이 있다. 김승택 차기 원장과 정기석 본부장은 내과 전공으로 둘 다 모교에서 수련했다. 

정진엽 장관과 김승택 차기 원장은 동문이긴 하지만, 일면식은 없다. 정 장관은 최근 국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2년 선배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전혀 모른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기관 전문성 강화 움직임..."긍정적" 

복지부 장관부터 심평원장까지, 이들 4개 기관장 임명은 모두 청와대 몫이다. 

공직에 가장 먼저 발을 들인 것은 성상철 이사장이다. 성 이사장은 2014년 12월 공식 취임했다. 이익단체인 대한병원협회 회장을 역임했다는 이유 등으로 취임 전 반대여론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별다른 과오없이 2년 넘게 공단을 이끌어 오고 있다.  

정진엽 장관은 메르스 사태 직후인 2015년 8월 보건복지부 내 보건의료분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에 힘입어 복지부 장관에 전격 발탁됐다. 의사 출신으로는 17년만의 일이었다. 

정기석 본부장은 메르스 사태 이후 차관급으로 격상된 질병관리본부의 초대 수장으로 2016년 2월 임명됐고, 오는 7일에는 제일 마지막으로 김승택 차기 심평원장이 합류한다. 마찬가지로 보건의료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임명의 배경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복지부와 공단, 심평원 수장을 모두 의사 출신이 차지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전문가인 의사가 보건의료정책 결정을 이끌어야 한다는 인식은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유례없는 특정대학 쏠림, 우려의 목소리도

▲사진 왼쪽부터 의협 추무진 회장, 병협 홍정용 회장.

다만 전문가 인선이 특정 대학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자칫 사고가 편향되거나, 투명하지 못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교롭게도 선출직인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대한병원협회 회장도 현재 모두 서울의대 출신이다. 사실상 주요 보건의료 기관과 단체의 수장을 서울의대 출신 의사들이 독점하는 모양이 연출된 셈이다. 

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은 1986년 서울의대를 졸업한 이비인후과 전문의, 병원협회 홍정용 회장은 1975년 같은 대학을 졸업한 정형외과 전문의다. 

이에 대해서는 국회도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복지부 신년 업무보고 자리에서 "현재 복지부를 비롯해 질병관리본부, 건강보험공단 등의 기관장이 모두 의사출신이고 서울대 의대 출신이란 점에 대해서 이야기가 있다"며 "서울의대가 모두 독식하게 된다면 어느 한 쪽에 쏠리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같은 당 정춘숙 의원은 "심평원장에 가장 유력한 후보가 정 장관과 잘 아는 분이 아니냐.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말이 있다. 지금 새 심평원장을 선임할 것인지 잘 생각하길 바란다"며 사실상 심평원장 인선을 재검토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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