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PoST 결과, 경증 뇌졸중 환자 24시간 머리 위치에 따라 3개월 뒤 예후 비슷

뇌혈관질환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2017 국제뇌졸중컨퍼런스(ISC 2017)가 22~24일까지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다.

첫날 메인 컨퍼런스에서는 뇌졸중 환자의 머리 위치에 따른 예후를 비교한 연구가 뜨거운 관심 속에서 Late-Breaking 세션의 문을 열었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는 회복 기간의 침상자세에 따라 예후가 달라지지 않았다.

호주 조지 세계보건연구소 Craig S. Anderson 박사팀은 급성 뇌졸중 환자가 입원 직후 24시간 동안 편평하게 누워있거나 기울어져 앉아 머리를 세우고 있었을 때, 3개월 후 예후 차이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뇌졸중 환자가 회복 기간에 취해야 할 침상자세, 즉 최적의 머리 위치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뇌졸중 환자가 머리를 세우고 앉아 있으면 심각한 부기(swelling)가 개선되기 때문에 기울어져 앉아있는 자세에 힘을 싣는 입장이 있지만, 뇌 혈류 촉진을 위해 눕는 자세가 좋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뇌졸중 환자가 누워있을 경우 침 흡인(saliva aspiration) 위험이 높아져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현재 미국심장협회/미국뇌졸중협회(AHA/ASA) 가이드라인에서는 급성 뇌졸중 환자 관리 전략으로 머리 위치를 복합적으로 적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저산소증이 없는(non-hypoxic) 뇌졸중 환자가 눕는 자세를 견딜 수 있다면 편평하게 누워있을 것을 제시하면서, 기도폐쇄 또는 흡인(aspiration) 위험이 높은 뇌졸중 환자와 두개내압 증가 위험이 있는 뇌졸중 환자에게는 15~30° 기울어진 자세를 권고한다.

이에 Anderson 박사는 뇌졸중 환자에게 최적인 머리 위치를 찾고자 침상자세에 따른 예후를 평가한 HeadPoST 연구를 디자인했다.

연구에는 9개국 114곳 의료기관에서 1만 1093명 환자가 등록됐다. 이들의 미국립보건원뇌졸중척도(NIHSS)를 이용한 신경학적 기능 점수는 평균 4점으로 경증의 뇌졸중 환자군에 속했다. 평균 나이는 68세였고 여성이 40%를 차지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편평하게 누워있는 군 또는 30° 이상 기울기로 앉아있는 군에 무작위 분류했다. 자세는 입원 후 24시간 동안 유지하도록 했다.

90일째 장애 예후 평가 지표인 modified Rankin Scale(mRS) 점수를 비교한 결과, 두 군간 사망 또는 장애에 대한 위험은 차이가 없었다(OR 1.01; 95% CI 0.92~1.10; P=0.84). 또 증상이 나타난 시간, 초기 뇌졸중 중증도, 연령, 지역, 뇌졸중 종류에 따른 하위군 분석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나, 어떤 머리 위치가 환자에게 더 좋다고 단정 내릴 수 없었다.

이어 연구팀은 mRS 점수에 따라 0~2점 환자군과 3~6점 환자군으로 분류해 자세에 따른 예후를 비교했고, 이 역시 앞선 결과와 동일하게 중립된 결론을 도출했다. 아울러 이상반응 또는 폐렴 위험에서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Anderson 박사는 "뇌졸중 환자의 뇌 혈류는 굉장히 중요하지만 많은 급성 뇌졸중 환자가 누워있는 자세에 불편함을 느낀다. 이번 결과만으로 어떤 머리 위치가 이상적인지에 대해서는 결론 내릴 수 없다"며 "아직은 확실한 권고가 없으므로 임상에서는 두 자세를 적절히 조절해 적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 Bruce Ovbiagele 교수는 한 외신(Medscape)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에는 대부분 경증의 뇌졸중 환자가 등록됐기 때문에 중립된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머리를 눕혔을 때 뇌 혈류가 개선되는 환자들은 대부분 대혈관질환 환자다. 하지만 이들은 기도 보호가 어려워 흡인폐렴(aspiration pneumonia) 위험이 높다. 연구는 이러한 환자에게 초점을 맞춰 진행됐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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