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연구진, 정상인과 비교했을 때 뇌 용적 확실하 작았음을 밝혀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뇌 질환임이 확실하다고 주장하는 연구진이 등장했다.그 주인공은 네덜란드 라드바우드 대학 Martine Hoogman 박사팀으로, ADHD 환자의 뇌 부위를 관찰했더니, 정상인과 다른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뇌의 용적(brain volume)이 정상인보다 훨씬 적었다는 것[Lancet Psychiatry February 15, 2017].최근까지 ADHD 발병생태를 두고 다양한 신경학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그 중 뇌 영상장치인 MRI나 PET를 활용한 연구결과가 활발히 발표되고 있다.대표적인 결과를 소개하면 이렇다. △ADHD 환자는 정상인들에 비해 전전두엽 부위가 축소돼 있어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것과 △수용된 정보와 감각들을 처리하는 뇌 조직 기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보고가 있다.이처럼 다양한 근거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ADHD가 뇌질환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을 실어주기엔 여전히 부족했다. 최근 공개한 Hoogman 박사팀 논문이 2월 15일에 발표되면서 꺼져가던 희망에 불을 지폈다[Lancet Psychiatry February 15, 2017].

ADHD 환자 총 5개의 뇌 부위 크기 적어

연구팀은 보다 명확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유전자 및 뇌 연구를 전문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ENIGMA Working Group과 힘을 합쳐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4~65세 ADHD 환자 17134명과 정상인 1529명의 MRI 촬영을 진행했다. 뇌 전체 용적과 ADHD 발병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뇌 특정 부위를 정밀하게 관찰하기 위함이다.

그 결과 ADHD 환자가 정상인 대비 뇌 용적이 작았는데, 5곳의 뇌 부위 크기가 유독 작았음이 발견됐다. 여기에는 △측중격핵(accumbens) △편도체(amygdala) △미상핵(caudate nucleus) △해마(hippocampus) △피각(putamen)이 있다.

정상인과 비교했을 때 뇌 부위 크기가 2~3% 작아, 수치상으로 봤을 때는 미세한 차이다. 하지만 이들 뇌 부위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미세한 차이 역시 확실한 영향을 준다는 게 연구팀 부연이다.

실제로 미상핵, 편도체, 피각 등은 대뇌반구의 중심부위에 자리잡은 큰 핵 집단인 기저핵에 속해있다. 학습운동(보행, 운동)과 자동운동(얼굴 표정, 자세, 보행시 팔의 움직임 등의 특징 표출)을 도맡아 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단순히 부모의 부적절한 양육방식 등의 환경적 원인이 ADHD를 직접 유발시키는 것이 아닌, 뇌 특정 5개 부위 발달이 지연되면서 발생한 뇌 질환임이 명백히 밝혀졌다"고 부연했다.

뇌 부위 발달 지연, 약물 복용과는 관계 없어

그렇다면, ADHD 환자의 뇌 부위 발달이 지연되는데 치료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은 아닐까?

연구팀은 이를 알아보기 위해 △ADHD 환자에서 널리 사용되는 메틸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와 △강력한 중추신경 흥분제인 암페타민(amphetamine) 처방 이력이 있는 ADHD 환자를 추가로 분석했다. 여기에는 ADHD 환자 1713명 가운데 약물을 복용한 455명(27%)과 복용 이력이 전혀 없는 799명(47%)이 포함됐다.

결과는 이들 약물을 복용한 환자와 전혀 복용하지 않은 환자에서 눈에띄는 차이가 없었다. 뇌 특정 부위 발달이 지연되는데, 치료제와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Hoogman 박사는 한 외신(medicalnewstoday)과의 인터뷰를 통해 "ADHD 환자와 정상인은 뇌 용적에서부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확실히 뇌 질환이라는 근거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박사는 이어 "이번 연구결과를 계기로 ADHD 병태생리를 좀 더 자세히 이해하고, 효과적인 치료적 개입이 이루질 수 있도록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밝혀진 것보다 밝혀낼 것이 더 많다

Hoogman 박사팀의 연구결과를 향한 국내외 전문가들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콜롬비아 대학 Jonathan Posner 박사도 외신과(medicalnewstoday) 의 서면 인터뷰에서 "ADHD 환자의 뇌 용적이 작다는 근거를 밝혀낸 이번 결과는 임상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규모 연구인만큼, 이전까지 ADHD=뇌 질환이라는 의견에 강력한 설득력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특정 뇌 부위를 지연시키는 원인은 무엇인지, ADHD 치료제를 비롯한 타 약제에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닌지에 대한 추가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밝혔다.

기초과학연구원 김은준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장도 "기존에는 알츠하이머병, 뇌졸중 등 신경과 영역에서 해당하는 질병에 대한 연구결과가 많았다. ADHD, 조현병 등의 경우, 신경질환에 비해 상대적으로 원인이 불분명 했다"면서 "뇌과학 연구를 통해 아직 밝혀진 것보다 앞으로 밝혀낼 것이 더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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