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경상대병원 흉부외과 김성환 교수

▲ 창원경상대병원 흉부외과 김성환 교수.

과거에는 병변 부위를 드러내는 수술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수술 범위를 최소화하고 환자의 통증을 줄이는 최소침습 수술이 의료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의료기기가 발달하면서 생긴 변화다. 

환자의 병변 부위에 0.5~1.5cm의 작은 구멍을 통해 스코프와 같은 카메라를 삽입, 의료진이 모니터를 보며 수술하는 복강경과 같은 의료기기가 발달하면서 흉터와 통증, 출혈과 합병증 위험을 크게 줄이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복강경 시스템에 3D 영상기술을 접목, 수술의 정확도가 높아지면서 이를 이용한 최소침습 수술은 대형병원을 시작으로 지방 대학병원까지 급속도로 확산되는 상황.

비단 3D 복강경 시스템은 복부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터. 흉부외과에 3D 복강경 시스템을 도입하면 '3D 흉강경 시스템'이 된다. 창원경상대병원 흉부외과 김성환 교수를 만나 3D 흉강경 시스템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올림푸스 3D 흉강경 시스템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그동안 의료진이 흉강 내 장기를 수술할 때 2D 화면을 통해 이차원적 화면을 보며 수술했었다. 비유하자면 사람의 눈은 두 개이지만, 한쪽 눈을 감고 수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렌즈가 두 개 달린 3D가 등장하면서 이제야 비로소 양 눈으로 쳐다보는 듯한 입체적인 화면이 만들어졌고, 이를 이용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흉부 관련 수술을 진행할 때 개흉이 일반적이었던 과거에서 벗어나 최소침습 수술로 점차 발전하게 된 것이다.  

최소침습 수술로 발전하다 보니 환자가 수술 전후 느끼는 통증이 적어지고, 입원 기간도 짧아지는 등 여러 장점이 나타나고 있다.

- 최근 3D 흉강경 시스템 도입이 활발하다. 이를 도입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서울 유수의 대형 대학병원에서도 데모 정도만 운영해봤을 뿐 3D 흉강경 시스템을 모두 도입한 것은 아니다. 2D에 비해 3D 시스템의 가격이 두 배 정도 차이가 나다 보니 가격적으로 부담이 있어 실제 도입까지 이어진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하지만 창원경상대병원에서는 최근 도입을 결정했다. 아무래도 새로 개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병원이다 보니 보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싶었던 부분이 있었다.

- 장점이 많은 3D 시스템이라도 보완점이 있지 않나?
최근 출시된 3D 시스템은 대부분 복강경 위주다 보니 아쉬운 점이 있는 게 사실이다.

3D 복강경 시스템의 스코프는 대부분 연성 10mm를 사용한다. 이는 배를 부풀려 수술하는 복강경 수술 시 공간이 비교적 넓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흉강경 수술은 복강경과 비교할 때 비교적 공간이 협소해 10mm 스코프라도 쉽게 꺾이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 많다. 흉강경 수술에서는 장점이 많이 상쇄된다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최근 대세는 싱글포트 수술이지만, 흉강경 수술은 공간이 적어 3D 흉강경 시스템과 타 장비가 부딪치는 등 활동적인 면에 있어 장애가 있다. 10mm를 보다 작게 만든다면 보다 완벽한 장비가 될 것 같다.

- 흉부외과의 낮은 수가로 인해 3D 복강경 시스템과 같은 첨단기술을 도입하는 데 어려움도 있을 텐데?
병원에 도입을 요청하면 거부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병원 입장에서는 수익이 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도 흉부외과 수가가 낮은 상황에서 지금보다 더 손해를 볼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병원 입장에서도 장비를 구입하는 데 신중을 기하는 것 같다.

결국은 가격 문제다. 개흉 위험성을 낮추는 등 환자를 위해 최신 기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병원에서는 의료장비 구매에 있어 보다 긍정적인 검토를, 업체에서는 장비 가격 인하를, 정부 입장에서는 의료진에 대한 수가 인상 등 다양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

- 로봇수술과 비교하자면?
로봇수술 역시 3D를 이용한 입체적 화면을 활용해 수술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같다. 로봇수술은 3D 흉강경 시스템에 비해 의사 자신의 손목 관절처럼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비용이 문제가 될 것이다. 로봇수술은 아직까지 비급여다 보니 기본적으로 환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상당하다.

하지만 3D 흉강경 시스템은 로봇수술처럼 입체적인 화면을 통해 수술한다는 장점은 갖고 있으면서도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다 보니 환자의 비용절감 측면에서 장점이 될 것이다.

- 다른 병원들이 3D 흉강경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이유를 꼽자면?
개원하는 병원에서 3D 흉강경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개흉이 필요하거나 유착, 봉합이 필요한 고난도 수술에서 위험성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의사 입장에서는 수술을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3D 흉강경 시스템을 도입하는 게 필요할 수도 있다.

다만, 고난도 수술 케이스가 많지 않다면 굳이 고비용의 장비를 도입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다.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는 게 필요하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폐암 수술은 대학병원에서 시술하는 게 맞지만 무조건 대도시로, 대형병원으로 가는 게 능사는 아닌 것 같다. 특히 폐암 수술은 다른 암과 달리 수술 후 평생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술 후 3개월, 6개월마다 CT 촬영을 통해 꾸준히 관리해줘야 하며, 이를 놓칠 경우 예후가 안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가까운 병원을 찾아 치료받고 외래진료를 받는 게 암 수술 후 관리에 도움이 된다.

창원 지역에 3차 병원이 없는 상황에서 창원경상대병원은 3차 병원의 역할을, 암 수술 환자의 평생관리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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