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SION 결과, RA에서 세레콕시브 나프록센 '비열등' 입증
출혈 위험성과 신장기능 측면에서는 세레콕시브 더 앞서

 

NSAIDs 계열의 심혈관 안전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진 가운데 이에 대한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연구가 드디어 공개됐다.

최종 결과, 선택적 COX-2 억제제인 세레콕시브(celecoxib)는 이부프로펜(ibuprofen) 또는 나프록센 대비 심혈관 안전성에서 비열등했다.

PRECISION으로 명명된 이번 연구는 골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10년간 분석한 결과로,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Steven E. Nissen 교수팀이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16) 최신연구(late-breaking clinical trials) 세션에서 발표했고 동시에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11월 1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Nissen 교수는 "이번 결과는 나프록센이 다른 진통제보다 심혈관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입장에 대한 도전이다"고 피력했다.

15년간 이어진 NSAIDs 계열의 심혈관 안전성 논란

PRECISION 결과는 학계에서 오랫동안 기다려온 결과다. 지난 15년간 NSAIDs 계열의 심혈관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Nissen 교수는 공동저자로 참여한 2001년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8월호에 실린 연구를 통해 COX-2 억제제 계열인 로페콕시브(rofecoxib)가 나프록손 대비 심근경색 및 뇌졸중 위험이 높다는 점을 처음 지적했다(JAMA. 2001;286(8):954-959.).

해당 연구가 공개됐을 때 학계에서는 나프록센이 심혈관 보호 효과가 있기 때문에 두 약제를 직접 비교하기엔 편향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었다.

하지만 로페콕시브가 대장암 재발 예방 효과가 있는지를 분석한 연구에서 심장발작과 뇌졸중 위험이 확인돼 연구가 조기 종료되면서 심혈관 안전성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러한 결과로 회사 측은 로페콕시브 시판을 중단했다.

또 다른 COX-2 억제제 계열인 발데콕시브(valdecoxib)도 심혈관계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다고 판단돼 지난 2005년 4월 FDA가 판매 중단을 내렸다.

이와 함께 FDA는 아스피린을 제외한 모든 NSAIDs 계열의 제품 라벨에 심혈관 위험에 대한 블랙박스 경고문을 추가하도록 권고했다. 또 심혈관질환 치료제뿐 아니라 모든 약제에 대해 심혈관 안전성을 평가할 것을 제약사에게 주문했다.

ITT·On-treatment 분석 결과, 세레콕시브 심혈관 안전성 비열등 입증

이렇게 NSAIDs 계열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꾸준히 제기된 상황에서, Nissen 교수는 세레콕시브, 이부프로펜, 나프록센의 심혈관 위험을 직접 비교한 PRECISION 연구를 시행했다.

연구에는 NSAIDs 치료가 필요한 관절염 또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총 2만 4081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였다.

여성이 약 3분의 2였고 평균 나이는 63세, 백인이 75%, 관절염 환자가 약 90%였다.

환자들은 세레콕시브 100mg 1일 2회(세레콕시브군), 이부프로펜 600mg 1일 3회(이부프로펜군), 나프록센 375mg 1일 2회(나프록센군) 복용군으로 무작위 분류됐다.

일차 평가변수는 출혈로 인한 사망을 포함한 심혈관질환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으로 설정했다.

연구 목표는 세레콕시브가 다른 약제와 비교해 일차 평가변수에 대해서 비열등한지로 정의했다.

여기서 비열등성은 약물 중단과 관계없이 전체 환자를 포함한 ITT (intention to treat) 분석과 약물치료를 완료한 환자만을 평가한 on-treatment 분석으로 각각 설정했다.

비열등성 기준은 ITT 분석에서는 위험비가 1.12보다 적고 97.5% 신뢰구간이 최대 1.33 이하, on-treatment 분석에서는 97.5% 신뢰구간이 1.40 이하인 경우였다.

평균 약물 복용 기간은 20.3개월이었고, 평균 추적관찰 기간은 34.1개월이었다.

▲ PRECISION 연구 1차 종료점 / AHA 2016 press release

ITT 분석 결과, 일차 평가변수는 세레콕시브군, 나프록센군, 이부프로펜군에서 각각 2.3%, 2.5%, 2.7%로 비슷하게 발생했다.

위험비는 세레콕시브군 대 나프록센군이 0.93(95% CI 0.76-1.13), 세레콕시브 대 이부프로펜이 0.85(95% CI 0.70-1.04)로 연구에서 설정한 비열등성 기준을 충족했다(P<0.001 for noninferiority).

On-treatment 분석 결과도 ITT 분석과 유사했다. 일차 평가변수는 세레콕시브군, 나프록센군, 이부프로펜군에서 각각 1.7%, 1.8%, 1.9% 나타난 것.

위험비는 세레콕시브 대 나프록센군이 0.90(95% CI 0.71-1.15), 세레콕시브군 대 이부프로펜군이 0.81(95% CI 0.65-1.02)로 이 역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P<0.001 for noninferiority).

위장관 출혈을 포함한 위장관 사건은 ITT 분석에서 세레콕시브군이 나프록센군보다 29% 적게 발생했고(HR 0.71; P=0.01), 이부프로펜군보다 35% 적게 나타났다(HR 0.65; P=0.002).

단 신장보호 효과는 세레콕시브군과 나프록센군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지만(HR 0.79; P=0.19), 이부프로펜군보다는 39% 적게 발생했다(HR 0.61; P=0.004).

Nissen 교수는 "세레콕시브 중간 용량은 이부프로펜 또는 나프록센 대비 심혈관 안전성이 비열등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연구 결과를 근거로 세계 보건 관계자들은 이러한 약제들의 라벨을 변경하거나 규제 상태 바꿀 수 있도록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연구 디자인에 대한 비판적인 지적도 나왔다.

AHA 회장인 미국 브리검 여성병원 Elliot Antman 교수는 "연구에 포함된 환자들의 심혈관질환 위험이 아주 낮았다"면서 "우리가 심혈관 안전성을 확인하고자 하는 대상군은 이번 연구에 등록된 환자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들이다"고 피력했다.

이에  Nissen 교수는 "만약 심장발작 과거력이 있거나 심혈관질환 위험이 아주 높은 환자들만 대상으로 했다면, 현재까지도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리고 전체 참가자 중 3분의 1은 심혈관질환 위험요인 중 하나인 당뇨병이 동반됐었다"고 답변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