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극 좁혀가는 정부와 야당...원격의료 돌파구 열리나
간극 좁혀가는 정부와 야당...원격의료 돌파구 열리나
  • 고신정 기자
  • 승인 2016.11.08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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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취약지·일차의료 중심 '공감'...추 회장, 사견 전제로 "원격의료 고민할 시점 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양승조 위원장은 7일 'ICT 활용-의료취약계층의 접근성 제고 및 일차의료활성화 방안 모색'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도서벽지 등 의료취약지에 한정해 접근성 제고에 집중하며, 일차의료 활성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원격의료 활용방안을 두고, 정부와 야당이 간극을 좁혀가는 분위기다. 야당이 제시한 전제조건을 정부가 수용하는 모습을 취하면서, 논의에 실마리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양승조 의원장(더불어민주당)은 7일 국회 입법조사처와 공동으로 보건의료분야 정보통신기술(ICT) 활용방안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보건복지부와 대한의학회가 후원, 사실상 정부와 야당이 함께 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양승조 의원은 "미국 등 해외 각국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ICT기술을 접목시킨 보건의료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 역시 만성질환 관리와 다가오는 고령사회에서의 노인성질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ICT 기반 미래보건의료 정책 로드맵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국제 경쟁력 강화와 미래 보건의료를 위해 원격의료 등 ICT 활용 논의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 원격의료 도입 논의 자체를 불허했던 기존 야당의 입장보다는 다소 유연한 자세다.

다만 양 의원은 "ICT를 활용한 의료시스템 구축이 원격의료와 의료민영화의 교두보라는 의심이 여러 시민단체와 전문가 단체에서 제기되고 있다"며 "이를 불식시키려면 몇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못박았다. 

첫째는 원격의료가 대면진료를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양 의원은 "ICT 기술이 기능 보완제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지 의료행위 자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의료인과 환자의 대면진료를 원칙으로 도서벽지와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의 의료 질 개선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는 일차의료기관이 사업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양 의원은 "취약계층의 의료접근성과 일차의료 활성화 방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양극화 현상의 심화와 고령사회로의 빠른 진입으로 취약계층의 대부분이 경제적 빈곤이나 건강상의 문제를 많이 가지고 있다. 미래보건의료 로드맵은 이분들을 위한 의료접근성 제고, 일차의료활성화를 위한 보건의료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원격의료 도입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면, 양승조 의원의 제안처럼 원격의료 적용범위를 도서벽지에 한정하는 등 정부안을 수정하는 방안도, 전향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김강립 보건의료정책관은 "보건의료분야에서의 ICT활용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연히 가야 할 방향이며 원격의료도 그런 ICT 중 하나"라며 "국회에서 관련 법안 개정 논의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 정책관은 "정부 법안은 국회에서의 건전한 논의를 위한 발제"라며 "(원격의료법이 상정된다면 복지부는) 정부안을 고집하지 않고 유연한 자세로 개정 심의에 임할 자세가 되어 있다"고 국회에 적극적인 구애를 보냈다. 

정부의 입장 변화는 지난 국회 논의 과정에서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복지부 정진엽 장관은 지난달 말 국회 복지위 전체회의에 출석, 원격의료법 적용범위를 도서벽지로 한정하는 '수정안'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는 '대도시 원격의료'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을 감안한 것.

대도시 원격의료는 원격의료법에 반대하는 주요 논거 중의 하나로, 취약지 의료접근권 향상이라는 정부의 설명과 달리, 정부가 내놓은 의료법 개정안의 적용범위는 사실상 대도시를 포함하고 있어, 원격의료 기반사업 활성화 등 다른 목적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어왔다.

대한의사협회 내부에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옵버저 자격으로 참여한 의협 추무진 회장은 "원격의료 도입이 모든 해결책으로 얘기되다가 보조적 수단으로 얘기되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토론에서 도서지역, 원양어선 등의 예를 많이 들었는데, 과연 그분들을 위해서만 (원격의료를) 제공하고 말 것인가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협은 현재 원격의료에 대한 논의를 불허하고 있지만, 또 의료계 내에서도 문제제기가 될 가능성이 있는 발언이지만, 의협이 원격의료에 반대한다는 전제 하에 오늘 제기된 원격의료 관련 제안, 문제점에 대해 고민할 시점이 됐다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든다"고 언급했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10월 31일 원격의료 허용을 골자로 하는 정부 의료법 개정안을 공식 상정했다. 원격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된 것은 무려 2년 6개월만의 일이다.

원격의료법 개정안은 19대 때인 지난 2014년 국회에 제출됐으나 야당과 의료계, 시민사회의 반발로 상정되지 못한 채 임기만료 폐기됐다. 20대 국회를 맞이한 정부는 지난 6월 법안을 재입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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