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과 심평원 국감에서 서울대 출신 두 사람 외인사 답변 ...여야 정쟁 번져

▲ 건보공단·심평원 국정감사에서 故 백남기 농민 사안을 두고 여야 정쟁이 벌어졌다.

故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두고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설전을 벌였다. 

4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과 심평원 손명세 원장이 故 백남기 농민 사인을 두고 개인적 소신을 밝힌 데 대해 여야는 해당 발언의 적절성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故 백남기 농민, ‘외인사’라 생각"

문제의 발단은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의 질의에서 시작됐다. 

기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성 이사장과 손 원장이 의사 출신인 점을 고려, 백 씨의 사망진단서에 대한 소견을 물었다. 

이에 대해 성 이사장은 “근본적인 판단은 객관적인 자료와 과학적 판단에 근거해 결정해야 할 사항으로, 여타 다른 영향이 개입되면 안 된다”면서도 “그간의 상황을 미루어볼 때 외인사로 판단하는 게 상식적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손 원장 역시 “백 씨의 사인은 외인사로 추정되지만, 실제 주치의가 결정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바뀌는 게 쉽지 않다”며 “외인사가 맞을 것 같지만 주치의의 주장이 있다면 이에 대한 확인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답에 기 의원은 “소신있는 발언에 감사하다”고 답했다. 

與 “단정적 발언 옳지 않아”
두 기관장의 소신 발언이 이어지자 여당은 즉각 반발했다. 주치의 의견이 중요한데 외인사라고 단정적인 의견을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새누리당 강석진 의원은 “사소한 말 한마디가 엄청난 영항을 미치는데 그렇게 두 기관장이 쉽게 답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주치의의 의견은 존중돼야함에도 불구하고 추정적으로 함부로 이야기함으로써 혼선을 발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질타했다. 

이에 손 원장은 “개인적인 의견을 여쭙기에 이야기한 것이다. 표현이 서툴렀다는 점에 대해 양해를 바란다”며 “주치의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게 본인의 생각이다. 앞으로 개인적인 의견은 자제하도록 하겠다”고 발언을 정정했다. 

성 이사장 역시 “정확한 사안에 대해 다시 묻는다면 알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며 “문제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 답변을 하지 않는 게 옳았다고 생각한다. 외인사가 상식적인 결론인 것 같다는 말도 조심했어야 했다”고 발언을 뒤집었다. 

두 기관장 발언 적절성 두고 번진 정쟁 
두 기관장이 당초 발언을 뒤집자 복지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두 기관장의 적절성을 두고 설전이 오갔다. 

애초 질의를 시작한 더민주 기동민 의원은 “동료의원이 이런 저런 이유로 발언을 변경할 것을 강요하는 모양새를 만드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국회의원의 정당한 문제기기에 대한 답변을 문제 삼아 유도성 질문을 하는 것은 집권여당의 권한을 남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전혜숙 의원은 “성 이사장은 서울대병원장 출신으로 충분히 답변할 수 있는 인물이며, 손 원장 역시 전문가로서 충분히 답변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이들의 답변에 대해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항이라며 신중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신중을 핑계 삼은 겁박’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새누리당 송석준 의원은 “기 의원의 표현은 아주 적절하지 않다”며 “예민한 사안에 대해 강요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아주 부적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두 기관장의 발언을 두고 정쟁으로 번지자 다른 의원들은 국감을 이어나갈 것을 요청했다. 

새누리당 김승희 의원은 “공단·심평원 국감인 만큼 관련 기관에 대한 질의와 견제가 있어야 바람직한 국감”이라며 “올곧은 국감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고,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도 “이정도 선에서 마무리 짓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요청,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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