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생과 동문들 고 백남기씨 사망진단서 오류 지적...전문가의 길 물어

서울의대 학생 102명이 서울대병원이 고 백남기씨 사인을 병사로 적은 것은 의대에서 배운 것과 다르다며 전문가의 길을 묻는 대자보를 붙였다.

30일 서울의대 학생들은 “고 백남기 씨 사망 직후 언론에 보도된 서울대병원 사망진단서의 내용은 저희가 배운 것과 달랐습니다. 직접사인으로 '심폐정지'를 쓰면 안 된다는 것은 국가고시 문제에도 출제될 정도로 기본적인 원칙이지만 버젓이 기재됐다”며 “사망의 종류는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오류는 의학적, 법적으로 명백했던 고인의 사인을 모호하게 만들었습니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전문가란 오류를 범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오류를 범했을 때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학생인 저희의 눈에 이토록 명백한 오류를 선배님들께서도 인지하고 계셨으리라 짐작합니다”라고 꼬집었다.

서울대병원은 이 오류에 대해 전문가 집단으로서 걸맞지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게 의대생들의 주장이다. 명백한 오류가 단순한 실수인지, 그렇다면 왜 이를 시정할 수 없는 것인지 궁금하고, 만약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면 어떤 이유에서 이런 논란이 빚어지게 되었는지 해명을 듣고 싶다는 것이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언급하기도 했다.

“고 백남기 씨는 서울대병원의 환자였습니다. 그 무엇보다도 환자를 우선으로 하라는 것이 저희가 선배님들께 받은 가르침이었습니다. 인류, 종교, 국적, 정당, 정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고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이야기합니다”

의대생들은 직업적 양심이 침해받는 사안에 대해 침묵하지 말아달라는 당부와 함께 선배들이 어떤 의사가 돼야 하는지 보여주면 이를 따르겠다고 밝혔다.

의대생들의 이러한 움직임에 서울의대 365인이 “서울의대 동문들이 후배들의 부름에 응답합니다”라며 움직임을 시작했다.

 

고 백남기씨의 사망진단서에 외인사로 작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친다.

동문들은 “국민들이 가장 신뢰하는 국가중심병원에서 배운 경험은 저희들의 자긍심이었고 기쁨이었습니다. 그리고 자긍심의 바탕에는 무엇보다 환자를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고 근거와 원칙에 기반하여 진료에 매진하는 서울대학교병원 의사들의 전문성과 공공성에 대한 믿음이 있었습니다”라고 밝혔다.

동문들은 “현재의 상황은 우리의 믿음을 의심하게 합니다. 후배들이 지적했듯이 고 백남기 씨의 사망진단서는 통계청과 대한의사협회에서 제시한 원칙에서 어긋납니다”라며 “외상의 합병증으로 질병이 발생하여 사망하였으면 ‘외인사’로 작성하도록 배웠습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외상으로 인한 급성 경막하 출혈이 원인이 되어 급성신부전으로 사망하더라도 병사가 아닌 외인사가 됩니다. 또한 심폐정지는 사망에 수반되는 현상으로 사인에 기재할 수 없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최고의 공신력을 가진 기관일수록 이러한 원칙이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서울대병원은 학생들에게 사망진단서를 작성하는 원칙을 가르치는 곳이고 국민들이 가장 신뢰하는 병원이기 때문이란 것.

동문들은 “서울대병원에 간절히 청합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의 역사를 이어 온 의사로서의 전문성과 소명의식으로 학생들과 동문들의 부름을 외면하지 말아주십시오”라며 “서울대병원이 지켜왔고, 앞으로 지켜야 할 가치를 기억해주십시오. 저희 동문들도 그 막중한 책임감을 함께 나누겠습니다”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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