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다는 평가 우세…단 노인 임산부는 유념해서 처방

▲ 9월 2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2016년 대한정신약물학회 추계학술대회가 열렸다.

항불안제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의 안전성 논란을 두고 '지나친 불안감 조성'은 금물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성형모 교수는 2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한정신약물학회 추계학술대회서 벤조디아제핀을 둘러싼 안전성 논란을 풀기 위한 다양한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성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노인 환자의 80%가 수면제로 벤조디아제핀을 복용하고 있으며, 환자 대부분은 기민병, 요실금 등을 효과적으로 줄여 삶의 질이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Gilbert, Owen et al 1993][Jorn Grayson et al 2000]. 반대로 낙상 위험은 약 1.4배 가까이 증가했다[Arch Intern Med. 2009;169(21)].

성 교수는 또 논란이 되고 있는 치매 유발과 관련해서 "치매는 아닌데 얼핏 보면 기억력이 떨어져 있어 치매처럼 보이는 가성치매가 부작용으로 언급되고 있지만 벤조디아제핀 복용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 할 수 는 없어, 추가가적으로 증명 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벤조디아제핀 복용… 임산부는 제외?

다만 산모의 경우 벤조디아제핀 복용 전 후 세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임산부 2793명을 대상으로 벤조디아제핀군 위약군으로 분류해 산모에서 출생한 신생아를 연구한 결과 벤조디아제핀을 복용한 산모에서 태어난 신생아가 그렇지 않은 이보다 호흡기 관련 질환 발병 위험이 높았기 때문이다.

한가지 이상의 벤조디아제핀을 사용하거나 항우울제인 SSRI와 병용하는 경우 위험성은 더욱 증가할 수 있다는 게 성 교수의 부연이다.

생후 1세 이전에 근 긴장도의 저하 등의 여러 증상을 보이는 늘어지는 영아(Floppy infant)가 태어날 가능성도 언급됐다. 임신기간 동안이나, 출산 전 고용량의 벤조디아제핀계열 약물인 디아제팜(diazepam)을 복용한 산모에서 늘어지는 영아(Floppy infant)를 출산할 위험성이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그 예다(Remeteria&Bhatt, 1997).

늘어지는 영아는 주로 누운 상태에서 아이를 잡고 들어 올리면 고개가 뒤로 축 늘어지고, 아이의 겨드랑이 사이에 양손을 넣고 들어보면 두 다리가 힘없이 축 늘어진다. 또 아이가 엎드린 상태에서 부모 손바닥 위에 아이의 배를 걸쳐놓으면 양팔과 몸통, 양다리의 모양이 역 U자 모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성 교수는 "최근까지 늘어지는 영아와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의 연관성을 보고한 연구는 별로 없고, 소수의 증례보고가 있어, 명확하게 약물이 늘어지는 영아 출산 위험을 끌어올린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밖에 벤조디아제핀을 복용한 산모에서 태어난 신생아에서 구순구개열(oral cleft) 발병 위험이 높다는 몇몇 보고와 관련해서는 무관하거나, 연관성이 낮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벤조디아제핀의 안전성을 알아보기 관련 연구결과를 분석해본 결과 대부분 동물실험이나 케이스리포트였다"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노인과 임산부에게 처방할 때는 조심해서 쓰는 것이 좋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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