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위험 없는 노인 복용해도 안전하다는 장기분석 결과 발표

항불안제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이 치매를 비롯한 인지장애 유발과 전혀 무관하다는 새로운 장기 분석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 Ariel Graff-Guerrero 박사팀은 American Journal of Geriatric Psychiatry 5월 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된 연구결과를 통해 "벤조디아제핀을 복용한 치매을 동반 하지 않은 노인을 추적관찰했더니,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beta-amyloid)이 전혀 증가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초기 치매 환자에서 증가하는 것은 물론 치매 유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왔다.

 

연구팀은 2004년부터 미국과 캐나다에서 국가 차원으로 시행되는 대규모 임상 프로젝트인 Alzheimer's Disease Neuroimaging Initiatives (ADNI) 데이터에 등록된 노인 가운데 벤조디아제핀을 복용한 경험이 있는 노인과 복용한 적이 없는 노인을 무작위로 추려내 비교·분석했다.

또 추가적으로 벤조디아제핀이 노인들의 인지를 저하시키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 약 2년간 추적·관찰했다.

ADNI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이전부터 벤조디아제핀을 복용한 대상군 대부분은 대뇌 피질 부위에서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수치가 오히려 감소했다.

세부적으로는 벤조디아제핀을 전혀 복용하지 않은 성인과 비교했을 떄 뇌 부위 중에서도 대상회(cingulate), 두정엽(parietal), 측두부(temporal) 쪽에 베타아밀로이드 수치가 증가하지 않았다.

특히 대상군 가운데 치매 위험이 전혀 없는 노인 15명의 경우 벤조디아제핀을 최소 1년에서 최대 7년까지 복용했는데, 치매 또는 인지장애 위험이 전혀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벤조디아제핀을 2년이상 복용한 대상군 역시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게 연구팀의 부연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이번 연구결과가 명확한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미국 플로리다의대 Josepha Cheong 교수는 한 외신(Medscape)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연구결과는 노인이 벤조디아제핀을 장기복용했을 때 동반될 수 있는 낙상, 우울증, 혼란 등은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다"면서 "아직까지 노인환자가 벤조디아제핀을 처방받기 전 유념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데 더욱 많은 의견을 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Cheong 교수는 "벤조디아제핀이 치매 또는 인지기능을 저하시키는데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것일 뿐, 여전히 벤조디아제핀이 '간적접으로' 인지기능을 저하시키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를 증명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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