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내과 전공의 수련프로그램 안착 기회 ... 수가 더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그동안 4년이었던 내과 전공의 수련기간이 3년으로 단축되면서 몇 가지 우려가 있지만 이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소화기내과 등 특정분과에 치중하지 않고 내과 질환 전반의 필수증상과 질환에 대한 지식 및 술기역량 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하기 위해 내과 수련과정을 3년으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미국 등 선진국처럼 일반전문의(General internist)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선언이다. 

복지부 발표 이후 우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제도로 인해 2020년 내과 전공의가 1500명이 한번에 배출돼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걱정부터 앞으로 펠로우 2년은 고정될 것 등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내과에서 의사를 길러내는 제도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고, 이를 해결하려고 취해진 조치인 만큼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기보다는 제대로 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제라도 제대로된 수련프로그램 만들자
전문가들은 기회가 왔을 때 시대에 걸맞는 수련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힌다. 미국은 전공의 교육을 할 때 1차 기관 내과 배출에 중심을 두고 수련과정을 구성한다. 또 병동 근무을 하는 와중에도 일주일에 하루는  continuity clinic에 가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련 프로그램과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 UCSD 내과전공의 수련프로그램

현재 서울대병원의 내과 전공의 1년차 교육 목표를 보면 심전도 판독 50건 이상, 흉부X선 판독능력 향상, 일반진료수기 20건 이상 등이다. 2년차와 3년차 일 때는 내시경검사 50건, 각종 장기기능검사 80건, 장기 및 조직생검 및 판독이다. 4년차는 주로 외래환자 진료와 학생 및 전고의 지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대병원의 모 교수는 "현재의 수련방법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전공의가 환자 검사 건수를 얼마 했는지를 지표로 삼고 있다. 수련 당사지에 대한 질적 내용이 빠져 있다"며 "수련의 평가방법이나 평가 주체, 달성하지 못했을 때 제제, 보완 방법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또 "전공의 수련 과정 중 지식 외 고통 역량 교육 등에 대한 내용도 부재한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지방의 한 교수는 수련기간을 줄이면서 수련프로그램 전반을 볼 수 있는 기회라며, 제대로 된 3년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전공의 교육은 의대교육과 연결돼 있어 의대교육도 손을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도 정착하고 수가 당당하게 더 받자
3년 동안 수련받은 내과의사들이 동네에서 제대로 된 주치의 역할을 하고, 당당하게 수가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커지고 있다. 

동네의원에서 진료할 수 있는 52개 경증질환 중 상급종합병원에서 최근 1년 사이에 진료받은 환자는 약 90만명이다. 2015년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만일  52개 경증질환을 동네의원 중심으로 진료했다면 2014년 한해동안 15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데이터도 발표됐다. 

지난해말 열린 한 토론회에서 서울의대 이진석 교수는 "동네의원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서비스 보상체계가 부재하거나 미흡하다"며 "친밀하고 지속적인 의사-환자관계 아래서 포괄적인 건강관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동네의원에 불리한 건강보험 보상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며 "일차의료 의사가 다음 단계의 의료 이용에 관여하는 Gate-Keeping system이 정착돼야 일차의료 의사의 전문가적 자긍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래 전부터 논의됐던 전공의 수련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도록 해야한다는 주장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미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전공의 수련을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가 전공의 수련에 비용을 대고, 사회 구성원이 투명하게 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제도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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