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CC 스크리닝 전략과 관리대안 필요성 강조

▲ 국립대만의대 Chien-ching Hung 교수(가운데)가 지난 19일 홍콩서 열린 APACC에 나와 아시아에서의 HIV/HCV 동반감연 관리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에이즈(HIV)와 만성 C형간염(HCV) 동시감염 환자들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도 예외는 아니라는 경고도 나왔다.

최근 홍콩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에이즈및동시감염학회(APACC, 5/17~19일)에서는 HIV/HCV 동시감염 환자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치료할 것이냐를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학회가 이 주제를 선정한 배경은 그만큼 동시감염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반면 관리는 안되고 있다는 것을 경고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현재 HIV/HCV 동반감염 경로는 남성간 성관계를 맺는 MSM(Men who have sec with men)이다. HIV 양성인 HCV 환자들이 항문 등으로 성관계를 맺으면서 또 다른 남성에서 질환을 전파시킨다.

또 이중에는 여성과도 성관계를 맺는 바이섹슈얼(동성, 이성 성관계자)이 존재해 여성도 감염 가능성에 노출돼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임신할 경우 수직감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 다른 이유는 약물오남용(마약)이다. 혈액이 뭍어 있는 주사기를 여러 사람이 번갈아 또는 동시에 사용하면서 감염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것이다. 그외에 매독, 각성제 사용, 기분전환 약제 사용, 성병 이력, 낮은 CD4 수 등도 원인이지만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원인은 MSM이다.

이러한 근거는 비교적 연구가 잘 진행되고 있는 대만에서 확인되고 있다.

대만에서 진행된 국가 사후관리 데이터(2001~2014)를 보면, 2009년부터 MSM으로 인한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2009년 이후 2014년까지 87명의 HIV/HCV 환자가 발생했는데 이중 92%인 80명이 MSM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01년부터 2014년까지 발생한 HIV/HCV 환자 특성을 분석해 보면, 모두 남성이었고, 평균 나이는 34세로 젊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경향이 아시아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HCV 환자가 많은 일본은 물론이거니와 한국과 홍콩에서도 HCV 환자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곧 사회적인 문제로 나타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최근 몇년간 한국에서도 젊은 환자가 HIV 환자가 급속도 늘고 있는 것도 MSM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의대 방지환 교수(보라매병원 감염내과)는 "MSM이 HIV를 감염시키는 주요 경로라는 점을 감안하면 동시감염 환자도 같은 경로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특히 한국도 젊은 환자들의 감염률이 높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 일차적인 해법은 당장 HCV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는 스크리닝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국립대만의대 Chien-ching Hung 교수는 "동반감염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 문제 인식이 낮은데다가 HCV가 성행위를 통해 전파된다는 위험도가 저평가되어 있어 동반감염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외에도 실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새 HIV 가이드라인의 보급이 늦고 , 감염이 발생할 때만 검진하는 위험기반의 스크리닝만 계속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를 파악한 대만은 현재 HIV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HCV 항체 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 모든 HIV 양성 환자들은 지속적인 관찰을 하고 있고, 특히 전파위험이 높은 환자들에 대해서는 맞춤형 스크리닝사업도 진행중이다.

Chien 교수는 "스크리닝 사업에 대한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사회적인 인식이 높아지는 등의 관심이 필요하고, DAA와 같은 최신 치료제의 접근성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일본과 한국 등에서는 직접 항바이러스 제제(DAA)들의 정부의 지원이 이뤄지면서 HCV 치료 치료기회는 마련된 상황이다. 때문에 HCV 환자라면 큰 부담없이 12개월 복용치료만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HCV 환자를 파악하기 위한 스크리닝 사업은 아직없기 때문에 본인이 HCV 환자라도 감염여부를 알 수 없으면 치료받기 힘들다. 이 중 HIV 양성인 MSM이나 바이섹슈얼인 경우 성행위를 통한 전파 감염은 사실상 무방비 상태이다.

역학 연구를 통한 전략 만들어야

아시아에서 HIV/HCV 동시감염의 역학 데이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렇다할 전략도 아직 없는 현실이다. HIV 양성 MSM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범용적으로 적용할 수 없는 단계고, 게다가 HIV음성 MSM을 위한 전략은 명확하게 나와 있지도 않다.

DAA(직접항바이러스제제) 제제를 이용한 HCV 치료가 가능하지만 국가별로 달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대상도 제한적이다. 또한 비용효과적인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 따라서 관련 근거를 만들어나가야하는 숙제도 있다.

Chien 교수는 "모든 MSM에게 적용할 수 있는 명확하고 근거기간의 비용효과적인 스크리닝 알고리즘과 전략을 만드는게 필요하며, 또한 모든 환자가 DAA제제가 접근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전략을 적용했을 때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근거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충남의대 김연숙 교수(충남대병원 감염내과)는 "현실적인 차원에서 또다른 문제는 당장 동반질환 환자를 보는 전문가들의 관심"이라면서 "동반감염 환자들은 타과에서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감염내과에서 환자들을 잘 관리해 전파감염성을 낮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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