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내시경학회 학술대회…김용범 회장, “국민에게 세균 넣으라는 건가” 일갈

▲ 대한위장내시경학회(회장 김용범)은 지난 13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2차 상대가치점수개편 과정에서 논의되는 내시경 소독수가가 형편 없이 낮은 것에 대해 개원가가 분통을 터뜨렸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소독수가로는 세척에 쓰는 물값도 안 된다는 지적이다.

대한위장내시경학회(회장 김용범)은 지난 13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휴일임에도 많은 개원의가 찾아 성황리에 진행됐다.

위장내시경학회 김용범 회장은 현재 논의되는 2차 상대가치점수 개정안에서의 내시경 소독수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 대한위장내시경학회 김용범 회장.

지금 정부는 2차 상대가치점수 개편 작업을 진행하면서 내시경 소독 수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는 상황인데, 이번에도 원가의 절반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책정하려고해 반발이 심하다는 것.

내시경 소독은 전세척(precleaning)→세척(cleaning)→소독(disinfection)→헹굼(rinsing)→건조(drying)→보관(storage) 과정으로 이뤄지는데 각 단계별로 소독액, 세척솔, 장갑, 알코올 등이 필요하며, 내시경 한 개를 소독하는데 평균 40분 이상이 소요된다.

소화기내시경학회는 내시경을 한번 소독하는 원가를 분석했는데, 1회 소독 원가는 인건비와 소요재료, 자동세척기, 세척액을 최소 비용을 기준으로 잡아도 총 1만 7890원이 든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서울 모 대학병원을 현지 실사해 내시경 소독 원가를 분석한 결과, 1회 소독 원가를 6400원으로 평가했고, 이마저 관행수가여서 100%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2차 상대가치점수개편 과정에서 논의되는 내시경 소독 수가는 1900원에서 2000원대 초반이라는 게 위장내시경학회의 설명이다.

김용범 회장은 “이런 소독 수가를 책정한 건 내시경을 물로 대충 씻어서 내시경검사하라는 소리와 다를 게 없다”며 “환자 안전을 위해서도 가장 기본인 소독에 대해서는 최소한 원가를 보장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일갈했다.

내시경을 하면 의원이 손해보는 체제이지만 이를 안하면 환자를 추적관찰하기 힘들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여기에 예전에는 검진내시경을 믿을 수 없어서 일반내시경을 많이 했지만 요즘 환자들은 검진내시경에 본인 스케줄을 맞출 정도로 많이 하기 때문에 이를 안 할 수 없다는 것.

김 회장은 “검진은 모든 의원에서 하고 있고, 내시경을 많이 하는 의원들은 어떻게든 버티겠지만 하루에 한 두 번 하는 의원들은 어쩔 수 없는 미봉책들로 버티려고 할텐데 이렇게 되면 질관리가 안 된다”며 “국민들이 안전하게 모든 병원에서 내시경을 받으려면 개별수가 체계에 소독 수가를 넣는 발상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상대가치라는 틀에 갇혀 이렇게 논의되는 것 같은데 이런 수가로는 물로 내시경을 소독하는 소리고, 국민에게 세균을 집어넣으라는 말밖에 안 된다”며 “내시경을 제대로 소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언제든 감염사고는 터질 수 있기 때문에 소독 수가와 별도로 소독액은 정부가 정책 급여로 원가만큼 지불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 대한위장내시경학회 박창영 총무이사(차기 회장).

또한 박창영 총무이사(차기 회장은 14일부터 논의가 시작되는 수면내시경 환자 관리료 전문가 자문회의를 앞두고 쓴소리를 했다.

박 이사는 “수면내시경이라는 용어보다는 진정내시경이라고 불려야 하고 의미도 이쪽이 더 가깝다”며 “진정내시경 관리료와 관련된 전문자 가문회의 14일 심평원에서 진행되는데 여기에 개원의 대표로 참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실 진정내시경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게 아니라 환자가 조금 더 편하게 내시경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부가서비스로, 이를 나라에서 수면관리료를 수가화한다는 발상은 처음부터 어긋났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보장성 강화라는 미명하에 이런 논의가 있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14일 진행되는 회의를 지켜보고 앞으로 대응 방안에 대해 생각할 방침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이사는 “위장내시경학회 태동 때는 많이 어려웠지만 이제는 소화기내시경학회와의 사이도 많이 좋아지고, 학회 교수들도 강의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8개 소화기보험연구단을 발족해 위장내시경학회 임원들이 적극 참여해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보험분야에 있어서 소화기내시경학회와 함께 가는 분위기가 돼, 발전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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