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정책 불이익, 가랑비에 옷 젖듯...불합리한 수가 정상화-수가 신설 등 정책지원 필요"

▲대한위장내시경학회 김용범 회장

"내과 관련 수가들은 지난 10년간 조금씩 조금씩 떨어져왔다. 그것이 누적되어 지금에 온 것이다. 그나마 예전에는 약제에 대한 부수입으로 버텨왔지만, 쌍벌제 도입 이후 그나마도 모두 사라졌다. 내과를 해서는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는데, 누가 내과를 전공하려고 하겠는가."

내과 전공의 미달사태를 바라보는 선배 의사들의 심정은 참담했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은 둘째로 치고, 당장 무너지는 내과를 잡아세워야 한다는 절박함에 마음이 급하다.

내과는 올해 전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미달사태를 맞은데 이어, 최근 마감된 후반기 모집에서도 그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각 수련병원에서 필요로 한 내과 전공의 정원은 125명에 달했지만, 실제 지원자는 채 20명에 못 미쳤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만 간신히 정원을 채우며 체면치레를 했고, 서울 대형병원 중 상당수도 필요한 전공의 숫자를 다 채우지 못한 채 전형을 마무리했다.

이를 지켜보는 선배 의사들의 심경은 꽤나 복잡하다.

김용범 대한위장내시경학회장은 6일 "후반기 전공의 모집에도 실패했다는 소식에 분위기가 축 가라앉았다"며 "무너져 내린 내과를 바로 세울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내과가 기피과가 된 원인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현재의 수가만으로는 개원해 의원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고, 그나마 있던 봉직의 자리도 거의 가득찬 상황이다보니, 내과를 전공해서는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전공의들도 잘 알고 있다는 얘기였다.

김 회장은 "현 내시경 수가로는 내시경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과와 관련된 수가가 10년 동안 모두 떨어졌다. 내과가 어느정도 먹고살 만 했던 시점에 괜찮다 괜찮다하며 양보했던 것들이 누적되어서 지금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김 회장은 이를 바로 돌리는 작업과 더불어, 새로운 수가 신설로 내과의 숨통을 열어야 한다고 했다.

대표적인 것이 내시경 소독수가의 현실화와 각종 상담수가의 신설.

김 회장은 "현재 소독수가는 1950원으로, 도저히 현실적인 비용으로 볼 수 없다"며 "정부가 소독수가를 보장해주지 않으면서 무조건 의사의 문제로 몰고 가서는 안된다. 제대로된 소독을 위해서는 소독수가와 소독액 비용 모두를 인정해 줘야 한다. 이렇게 비정상적인 부분들을 고쳐 나가야 정상적인 진료, 정상적인 의원 운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상담수가 등 새로운 수가 신설에도 힘을 모으고 있다. 

이명희 개원내과의사회장은 "만성질환자에 대한 교육상담, 의뢰수가를 더 확산시켜야 하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금연치료에 대해서도 급여화 과정에서 별도의 중독치료 수가, 상담수가를 신설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며 "불합리한 수가를 고쳐나가는 한편, 미래세대를 위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일단 교육과 상담수가를 계속 확대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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