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OS 기획-2]증상 조절되지 않는 중증 천식 및 COPD 환자 관리 해법은?

▲ 호흡기분야에 천식-COPD 중복증후군, 일명 ACOS의 실체가 공인받기 시작했다. 논쟁이 말끔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까지 공대된 다양한 연구결과를 통해 발자취를 짚어봤다.
호흡기분야에는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의 관리를 두고 시름이 깊다. 두 질환의 특징들이 한 환자에서 모두 발견되는 경우를 종종 마주하기 때문이다. 기존 진단법으로는 해당 환자에 아리송한 해석이 나오는 게 당연한 일.

오랜 논쟁이 말끔히 가신 것은 아니지만, 최근 학계는 이를 '천식-COPD 중복증후군(Asthma-COPD Overlap Syndrome, ACOS)'으로 새롭게 정의하는데 최종 합의를 마쳤다.

세계천식기구(GINA)와 세계폐쇄성폐질환기구(GOLD)가 작년 개정된 진료지침을 통해 ACOS의 임상적 실체(clinical entity)를 비로소 인정한 것이다. 국내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기존 치료전략으로 관리가 어렵던 난치성 천식 및 COPD 진단 환자에 보다 명쾌한 해법을 찾는 상황에서, 그간의 연구결과를 통해 이제 첫발을 내딛은 ACOS의 위치를 짚어봤다.

기획 1

기획 2

"ACOS 근거 부족? 임상시험서 진단 불분명한 환자 걸러지기 때문"

네덜란드 그로닝언의대 호흡기내과 Dirkje S. Postma 교수는 ACOS와 관련한 논평에서 "ACOS가 임상시험을 토대로 한 의학적 근거가 적다는 것은,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애매모호한 임상시험 규제계획과도 관련이 있다"며 "진단명이 분명히 규정되지 않은 환자는 임상시험 승인단계부터 걸러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ACOS의 실체가 어느 정도 공유되지만, 여전히 이를 별도 질환으로 단정짓기엔 이르다는 반론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 정의가 명확치 않아 임상시험에서도 이를 일관되게 적용하기 어렵고, 진단과 치료에서도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LABA의 사용과 관련한 살메테롤 효과분석 연구인 SMART(The Salmeterol Multicenter Asthma Research Trial) 연구결과를 예로 들 수 있다(Chest. 2006; 129(1):15-26).

해당 연구는 흡입 스테로이드(ICS)를 빼고 지속성 베타2 작용제(LABA)를 사용한 경우 천식 환자의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결론 내렸지만, ACOS 환자를 대상으로 LABA 단독요법의 안전성이 확인되지는 않았던 것.

지금껏 진행된 무작위대조군(RCT) 연구들에선 ACOS 환자가 대상이 된 경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향후 치료제 연구에선 문제가 되는 ACOS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데이터들이 마련돼야 한다는 게 학계의 입장이다.

Postma 교수는 "천식과 COPD는 전혀 다르면서도 겹치는 부분이 존재하는 이형질적인 장애(heterogeneous disorders)"라고 전제하면서 "해당 환자들의 다양한 표현형을 밝혀내기 위해, 세포·조직병리·유전자 등의 차이와 관련 이들 질환에 특정 바이오마커를 찾는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천식에 가까운 ACOS, ICS 기반으로 LABA·LAMA 추가
COPD 성향 보이는 ACOS, LAMA에 ICS 추가"

ICS + LABA + LAMA 3제요법 논의

 

현재 ACOS 치료를 놓고 호흡기 학계의 입장은 확고하다. 조기 발견과 치료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ACOS는 천식과 COPD와 특징을 공유하는 만큼 치료 역시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 개정된 GINA와 GOLD 가이드라인은 물론,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를 비롯한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의 진료지침에서도 이러한 결정을 반영하고 있다.

ACOS 진단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인자로 45세를 기준한 연령과 폐기능검사결과, 고정기류 폐쇄 여부, 아토피 관련 인자를 꼽았다.

또 초치료 전략으로 천식에 가까운 ACOS는 ICS를 기반으로 LABA와 지속성 항콜린제(LAMA)를 추가하고, COPD 성향을 보이는 ACOS는 LAMA에 ICS를 추가하는 전략을 권고했다.

즉, 천식과 COPD 관리를 통합한 집중치료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ICS + LABA + LAMA 3제요법이 논의되는 배경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한양의대 윤호주 교수(호흡기알레르기내과)는 "아직 외래환자에서 ACOS로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천식 및 COPD 환자를 6개월 이상 관찰할 필요가 있다"며 "천식이나 COPD의 기저질환에 따라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 치료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도 교수는 "GOLD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ICS(증상수준에 따라 저~중용량 사용)에 LABA의 병용이나 추가전략을 권고하지만 중요한 것은 해당 환자에서 천식 증상이 관찰된다면 반드시 ICS를 뺀 LABA의 단독사용은 금기이며 COPD 소견이 관찰되면 기관지 확장제 병용치료를 고려하지만 ICS 단독치료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내 개원가 폐기능검사 어려워 한계"

더불어 적극적인 치료에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는 폐기능검사를 통해 진단과 치료전략을 달리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개원가에서 폐기능검사가 어렵다는 국내 의료환경의 한계점도 지적됐다.

이 교수는 "천식과 COPD의 차이를 가려내는 데 있어 최소한의 지침은 폐기능검사에 달려 있다. 천식 환자는 이들 폐기능검사에 가역적인 기류제한 양상을 나타내는 데 반해 COPD는 이름 그대로 만성적인 기류제한을 호소하기 때문이다. 특히 천식은 환자의 증세나 폐기능검사상 수치가 널뛰듯 다양하게 보고되지만 COPD는 꾸준하면서도 서서히 감소하는 것"이라며 "과거 증상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은 대부분 중증 천식으로 분류돼 진단과 치료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러한 환자들에게 폐기능검사를 통해 비가역적 폐기능 손상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 COPD가 동반된 중복증후군으로 분류해 치료할 수 있다"고 폐기능검사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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