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살메테롤 + 플루티카손 병용요법 안전성 연구, 중증 천식 환자 배제는 한계

▲ 천식 치료에서 살메테롤의 안전성을 지적한 대규모 SMART·SNS 연구. 최근 이를 부정한 GSK의 AUSTRI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최근 천식 치료에 이용되는 살메테롤의 안전성을 두고 엇갈린 주장이 제기되면서 한바탕 논쟁이 예상된다.

지난 7일 성료한 미국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AAAAI) 연례학술대회에서 공개된 GSK의 AUSTRI 연구결과는 대표적 지속형베타작용제(LABA)인 살메테롤 병용요법에 합격점을 주었다. 살메테롤 병용요법은 흡입형 스테로이드(ICS)인 플루티카손 단독요법 대비 중증의 천식 관련 이상반응 발생을 높이지 않았고, 천식 악화의 위험을 유의하게 줄였다는 평가였다.

살메테롤의 장기간 안전성이 오랜 이슈가 돼 왔던 터라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학회가 끝나기도 전인 지난 6일 NEJM 온라인판에는 해당 연구를 지적하는 한 편의 전문가 논평이 게재됐다(2016DOI: 10.1056/NEJMe1601040).

논평의 저자인 미국 애리조나의대 호흡기센터 Fernando D. Martinez 교수는 AUSTRI 연구는 긍정적인 아웃컴이 나올 수밖에 없는 디자인상의 오류를 범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대상자 선정과정에서 이미 상태가 심각한 천식 환자나 불안정 천식 등을 걸러냈다는 분석이다.

살메테롤 패러독스
애드온 요법서 충분한 효과 입증…안전성 검증은 계속?

이미 천식 환자서 살메테롤의 안전성을 지적한 두 편의 대규모 임상연구가 발표된 후 많은 논란이 있었다. 2만 6000명의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SMART(Salmeterol Multicenter Asthma Research Trial) 연구와, 영국에서 천식 환자 2만 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세레벤트(살메테롤)의 SNS(Serevent Nationwide Surveillance) 임상연구가 대표적 사례다.

살메테롤을 투약받은 환자에선 천식과 관련된 사망 위험 등, 중증 이상반응 발생이 늘었다는 게 이들 연구의 공통된 주장이었다. 살메테롤을 ICS와 병용하지 않을 경우 이상반응이 늘어난다는 게 관건이다.

이를 인정한 FDA는 살메테롤의 제품용기에 해당 내용을 포함한 '블랙박스 워닝' 경고문구 삽입을 권고하는 한편, LABA 계열 약물 제조사에 안전성을 밝힌 무작위대조군연구를 요청했다. ICS + LABA 병용요법과 ICS 단독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하라는 얘기였다.

살메테롤 이후 등장한 2세대 LABA 계열 약물인 포르모테롤마저도 이러한 안전성 의혹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한 대규모 임상시험이 시행된 것은 아니었지만, 그동안 쌓인 근거들로 추정했을 때 포르모테롤을 투약한 환자의 경우에도 천식과 관련한 중증 이상반응의 위험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Martinez 교수는 "살메테롤의 안전성 검증 결과는 어찌보면 역설적으로 보일 수 있다"면서 "ICS에 치료 반응이 좋지 못한 환자에서 LABA를 '애드-온 요법(add-on, 추가 병용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경우 천식 증상의 악화를 매우 효과적으로 줄인다는 사실을 수 차례 입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GSK의 AUSTRI 연구, 대규모 SMART·SNS 결과와 '줄다리기'

이러한 살메테롤의 패러독스를 부정하는 가장 최신의 연구가 AUSTRI 임상결과다. 연구에서는 12세 이상의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천식 관련 사망이나, 기관내 삽관이 필요한 환자의 분포, 내원율을 주요 평가지표로 설정하고 확실한 안전성을 따져보겠다는 게 취지였다.

결과만 놓고 보면 안전성이 담보된 뚜렷한 효과가 확인됐다. 안전성 측면에서 살메테롤 요법은 ICS 단독요법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6개월여(26주)의 치료기간 살메테롤 + 플루티카손 병용군(5834명)은 플루티카손 단독 투약군(5845명)보다 심각한 이상반응의 발생률이 결코 높지 않았다. 연구에 참여한 총 1만 1679명의 환자 중 67명의 환자에서 74건의 중증 천식 관련 이상반응이 보고됐지만 살메테롤 + 플루티카손 병용군은 34명에서 36건, 플루티카손 단독군의 경우 33명에서 38건의 이상반응이 나타났다. 따라서 살메테롤 + 플루티카손 병용군의 중증 천식 관련 이상반응 발생 위험비는 1.03(95% 신뢰구간, 0.64 - 1.66)으로 비열등성이 확인됐다.

주목할 점은 살메테롤 병용군에서 중증 천식 악화의 위험비는 플루티카손 단독군 대비 21%가 줄었다. 최소 한 번이라도 중증 천식 악화를 경험한 환자는 병용군 480명(8%)으로 플루티카손 단독군 가운데 597명(10%)이 발생한 것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환자 과거력만 의존, 실제 중증 천식 환자 제외

 


그러나 Fernando D. Martinez 교수는 AUSTRI 연구를 검토한 후 몇 가지 의문을 제기했다. 일단 해당 임상시험에 등록된 환자들의 중증도의 분포가 적절치 못했다는 평가였다. 과거력상 생명을 위협하는 천식 환자들이나 불안정 천식은 연구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더불어 천식 유무를 판정하는 데에 어떠한 진단검사도 없이 환자의 과거력에만 의존했다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 이를 테면 직전년도 ICS의 사용경험이나 과거 내원 자료 등을 토대로 천식 증상의 악화 여부를 판단했고, 환자 선정에 무작위 추출(randomization) 방법이 배제됐다는 비판이었다. 등록된 모든 환자들이 연구 당해년도에 중증 천식 악화를 경험한 과거력은 있었지만, 연구 시작 한 달전 심각한 천식 증세의 악화는 없는 이들이었다.

Martinez 교수는 "엄격하게 안전성을 입증하려 했다면, 경증부터 중증까지의 전체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했어야 맞다. 하지만 불안정 천식 등의 고위험군 환자가 이번 평가에서 고의적으로 걸러진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주장에도 뒷받침이 되는 근거는 있다. 실제 중증 천식으로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의 3분의 2에서는 중환자실 입원 경험이 있었고, 이들 중 오직 11% 수준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 때문에 이번 연구에서 고위험군이 걸러진 것은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Martinez 교수는 "불안정 천식 환자가 배제된 것은 치료에 잘 순응하는 환자를 모집한 것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며 "해당 연구가 살메테롤의 제조사인 GSK가 시행한 임상연구였다는 점도 떼놓고 보기 어렵다"고 연구 바이어스에 의문을 던졌다.

"중증 천식 환자에 명확한 합의안 마련돼야"

하지만 단일 호흡기구를 이용한 살메테롤과 플루티카손 병용요법의 안전성만큼은 인정했다. Martinez 교수는 "해당 병용요법에까지 삽입된 블랙박스 워닝은 과한 감이 있다. AUSTRI 연구결과에서도 심각한 천식 에피소드가 없는 환자에서는 증상 관리에 뛰어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매일 호흡기의 간편한 사용만으로 빈번한 천식 증상의 악화를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문제는 현재 모든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LABA와 ICS의 병용요법을 1차 치료제로 권고하지만, 중증 천식이나 불안정 천식 환자에서도 이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에 명확한 합의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

끝으로 그는 "최근 연구가 12세 이상의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평가한데 반해, 현재 진행 중인 연구(ClinicalTrials.gov 연구번호 NCT01462344 등록)는 대상 연령을 4세~11세에 타깃하고 있다"면서 "이외에도 향후 연구에서는 중증 천식 환자에서 이들 병용요법을 사용할 때, 베타작용제의 반응과 관련해 유전자의 변이가 중증 천식 악화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지 가능성을 평가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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