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대회 개최…“연수교육평가위원회 심의, 기준 모호하다”

▲ 대한정주의학회는 지난 28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600여명의 회원이 참석하며 성황을 이뤘다.

정주의학회가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 춘계학술대회가 의협 연수평점을 인정받지 못한 채 진행되게 된 것에 불만을 품은 것.

특히 의협 연수교육평가단에서 만든 학술대회 평가관련 기준들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대한정주의학회(회장 최세환)는 지난 28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총 600명의 회원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앞서 의협은 다나의원 사태로 연수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대두되자 ‘2016년도 연수교육 변경사항’ 안내문을 일선 연수교육기관 및 의료기관에 배포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연수교육을 신청할 수 있는 기관의 자격 기준으로 ▲시·도 의사회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수련병원 ▲대한의학회 ▲대한개원의협의회 ▲여자의사회 등 지정된 교육기관과 산하 정식등록된 지회 및 분과학회 등만 교육신청이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준에 해당되지 않은 개원가 학회들의 민원이 제기되자 의협 연수교육평가단 운영위원회는 산하에 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건전한 학회를 운영하고 있을 것 ▲학회 프로그램이 학술적일 것 ▲심의허가 이후에 모니터링을 통해 사후점검을 할 것 등의 기준을 마련해 해당 학회들의 학술대회를 심의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연수교육평가단 심의에서 정주의학회를 비롯한 4개 학회가 탈락해 이번에 진행되는 연수교육, 학술대회에 대한 의협 평점이 인정되지 않게 됐다.

▲ 대한정주의학회 최세환 회장(왼쪽)과 대한밸런스의학회 유승모 회장.

최세환 회장은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 의협 연수평점에 신경을 안 쓰고 있고, 정주의학회도 평점을 가지고 논하는 학회가 아니다”며 “의협 집행부나 연수교육평가단 등은 의사들이 학술대회에 참석해 공부하고 노력하는게 의협 평점이나 따려고 오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이는 잘못된 사고방식”이라고 밝혔다.

또 “평점위원회에 우리 학회가 탈락해 다른 개원가 학회들도 다 그럴 줄 알았는데 몇몇 학회는 통과돼 연수평점을 받게 됐다더라”며 “얼마나 대단하길래 통과된 학회들의 아젠다를 봤는데 내가 심사했으면 절대 평점 안줄 거 같은 아젠다들을 가지고 통과됐다. 연수평가 기준이 애매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일은 단순히 의협 연수평점을 못 받아 불만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개원가 학회들의 노력에 이번에 의협이 연수평점 탈락으로 찬물을 끼얹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 의료현실은 어디로 가고 미래의학에 대한 준비가 돼 있는지에 대해 묻고 싶다. 이대로 가면 적자가 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다”며 “우리 학회도 그렇고 이번에 함께 연수평점 심사에서 탈락한 밸런스의학회도 마찬가지다. 모두 미래의학을 준비하는 곳이다”고 지적했다.

학회측은 의협 연수평점을 못 받게 됐어도 회원들의 충성도는 여전해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의협 평점 때문에 많이 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회원들은 거기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학술대회 아젠다를 보고 얻어갈 게 있다고 생각해서 왔다고 본다”며 “그런데 이런 현실을 의협 집행부 쪽에서는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주의학회 고문이자 대한밸런스의학회 회장인 유승모 회장도 이번 연수평점 심사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 회장은 “정주의학회도, 밸런스의학회도 국민건강을 지킬 수 있는 좋은 아젠다를 만들어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기준을 세워나간다고 생각한다”며 “연수평점은 정부가 이를 받아야지만 의사면허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만들어놨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왕이면 우리 학회를 찾아와 강의를 듣는 회원들에게 관심 있는 강좌와 함께 연수평점도 받을 수 있도록 해 돈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도 그렇고 최세환 회장도 그렇고 대한개원의협의회에서 일을 했는데 이번에 평점을 받은 학회들은 현 노만희 회장과 가까운 사람들이라 밀실행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의협 추무진 회장에게 항의를 했지만 연수평점위원회에서 결정한 사항이라고 밖에 얘기 안한다. 이런 무책임한 지도자가 있다는 점에 개탄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연수교육평가단의 기준이 옳다면 외과의사회 학술대회 등 타 개원가 단체 학술대회에서 강연을 하는 밸런스의학회 강사들을 전부 빼는 것이 맞지 않냐는 게 유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개원가에서 뭔가 돌파구를 찾으면 장려를 하고 연수평점도 더 많이 줘서 개원가 의사들을 보호해야하는데 지금의 의협은 개원가를 보호할 생각이 전혀 없어보인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도 이에 동의하며 “밸런스의학회에서 하고 있는 강좌들은 국책사업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보는데 이렇게 평점 통제를 한다면 누가 우리나라 의료를 이끌어갈 것인가”라며 “의협이든, 정부든 이런 정책을 만든 사람은 다 내쫓아야한다. 진짜 위험한 게 뭔지를 모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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