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C 2016에서 피오글리타존 뇌졸중 및 심근경색 24% 예방 발표돼

 

인내의 승리다. 아반디아의 그늘에 가려져 덩달아 주목을 받지 못했던 피오글리타존이 결국 뇌졸중 또는 심근경색을 24% 예방할 수 있다는 새로운 근거를 만들어냈다. 기존 PROactive 연구에서 미약하게 입증한 심뇌혈관 위험 예방 가능성을 IRIS 연구에서 제대로 입증한 것이다.

이번 결과는 미국 로스엔젤레스 현지시간으로 17일 국제뇌졸중학회(ISC)에서 대대적으로 공개됐다. ISC는 IRIS 연구를 최신 임상 연구 세션 중 첫 번째로 발표하고 피오글리타존의 뇌졸중 및 심근경색 예방효과가 위약대비 통계적으로 유위한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결론내렸다.

이로서 피오글리타존은 엠파글리플로진에 이어 심뇌혈관 예방 효과가 입증된 당뇨병 약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당장 심뇌혈관 질환 예방약이라는 타이틀이 피오글리타존의 위상을 얼마나 올릴지 최대 관심사다. 

이번에 발표된 IRIS 연구는 피오글리타존의 인슐린 저항성 개선효과에 주목한 연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슐린 저항성은 정상적인 인슐린 양을 생산하지 못하는 비정상적인 상태로 정의되는데, 결국 이러한 환자들은 고인슐린 혈증, 고혈당, 고지혈증, 염증, 내피기능장애로 이어진다.

때문에 인슐린 저항성은 뇌졸중과 심근경색증을 일으키는 주요한 위험 인자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가 실시된 배경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킬 수 있다면 뇌졸중과 심근경색을 막을 수 있다는 가설에서 출발했다.

현재 뇌졸중 환자 중 비당뇨병성 환자는 절반이상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제 2형 당뇨병 환자들은 거의 뇌졸중 위험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IRIS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6개월 이내 허혈성 뇌졸중 또는 일과성허혈발작을 경험했으면서 인슐린 저항성을 가진 환자로 구성했다.

단 당뇨병으로 진단된 환자는 아니었다. 인슐린 저항성은 HOMA-IR 3.0 초과로 정의했다.

이들을 무작위로 나눠 피오글리타존(15~45mg)과 위약을 투여하고 5년후 1차 종료점으로 뇌졸중 또는 심근경색증 발생률에 있어서 어떤 차이를 보는지 분석했다. 스크리닝을 거쳐 최종 분석에는 3876명이 포함됐다.

평균 연령은 두 군 모두 63.5세였으며 남성비율은 65%였다. 연구 시작시 뇌졸중을 경험한 환자는 87%였으며, NIHSS(뇌졸중 평가척도) 점수는 5점 이상이 5%였다. 심방세동 환자도 7%가 포함됐다. 인슐린 저항성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평균 BMI는 30kg/m2이였다.

뇌졸중 및 심근경색 24% 낮춰

연구 결과, 5년째 피오글리타존 군은 위약 군보다 뇌졸중 및 심근경색증 발생을 무려 24%를 더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각각의 질병에 대한 예방효과는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예방 경향은 뚜렸했다. 뇌졸중 발생률은 피오글리타존 군과 위약 군에서 각각 6.5%와 8.0%였으며, 급성심근경색증도 5.0%와 6.6%로 덜 발생했다. 더불어 뇌졸중, 심근경색증, 심부전을 포함한 발생률을 평가했을 때에도 각각 10.2%와 12.9%로 예방 경향이 드러났다.

이번 연구에서는 새로운 당뇨병 발생률도 평가했는데 위약 군대비 피오글리타존 군에서 무려 52% 더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오글리타존 군의 당뇨병 발생률은 3.8%였으며, 위약 군에서는 7.7%였다.

이득대비 부작용은 골절

이번 연구에서 괄찰된 중증 이상반응은 뼈골절로, 피오글리타존 군에서 통계적으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왔다. 심부전과 암발생율은 차이가 없었다. 비중증 이상반응에서는 체중 부종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위약보다 모두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증가를 보였다.

연구를 발표한 예일의대 Walter N. Kernan 교수(신경과)는 "이번 결과는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약제가 어떤 심뇌혈관 예방효과를 보이는지 확인한 첫번째 연구라고 볼 수 있다"면서 "피오글리타존은 인슐린저항성 개선 치료요법인 체중감소와 함께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당뇨병 환자에 피오글리타존 재주목

이와 관련 지난 10여간 글리타존을 연구해온 연세의대 차봉수 교수(내분비학과)는 "인슐린 저항성 개선이 주는 잇점을 장기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체내 인슐린 저항성이 감지되면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방세포가 에너지를 조절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인슐린 효과를 떨어뜨리거나 지방을 더 내보내기 위한 작용을 반복하면서 염증반응을 일으나게 되는데,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상태가 점점 안좋아진다”면서 “반면 인슐린 저항성을 애초부터 개선시키면 혈관 상태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번 뇌졸중을 경함한 환자들은 혈관이 금방 막힐 조건이 갖춰졌다고 봐야하는데 이런 사람에게 인슐린 저항성 개선을 통한 염증개선 궁극적으로 좋은 효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런 이유로 2차 종료점에서 본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 각각의 발생률도 시간이 가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심부전의 추가 발생이 나타나지 않은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차 교수는 “혈당을 개선시키는 모든 약은 에너지 동화촉진 단계로 변하므로 체중이 늘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과정에서 심장에 부담을 줄 수가 있다. IRIS 연구에 참여한 환자는 당뇨병 환자가 아니었고, 인슐린 저항성만 개선시키는 것이라서 에너지 동화촉진 단계까지 가지 않은 것이다. 순수 심부전이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번 근거는 그동안 인슐린 저항성 개선의 필요성을 근거로 글리타존 약제를 써왔던 개원의 의사들에게 확신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IRIS 연구를 계기로 뒤늦게 나마 피오글리타존의 처방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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