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의원 "의사 부족 뻔한데, 국회가 가만히 있을 수 있겠나" 의협에 쓴소리

▲28일 이정현 의원 주최로 열린 '공공의료인력 양성' 토론회

보건복지부가 공공의료인력 양성을 위한 국립보건의대 신설에 찬성한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보건복지부 권준욱 공공보건정책관은 28일 이정현 의원실 주최로 열린 '공공의료인력 양성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말라가는 우리나라의 공공의료가 다시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공공의료 인력양성을 위해 제대로 된 국립대를 하나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차의과학대학 이신호 교수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를 인용, 2030년에 국내 의사인력이 최소 4267명에서 최대 9960명 가량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특히 공공의료의사 인력은 2013년 기준 이미 최소 1103명에서 최대 2206명까지 공급부족 상태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국립보건의대의 신설이 의사인력 부족, 특히 공공의료인력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 2017년 토지매입과 건축을 시작할 경우 2020년 학생모집에 들어가 2026년부터 실제 공공의료인력 공급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정책결정이 이뤄진다면 15년 뒤부터 실제 공공의료인력배출이 이뤄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복지부는 이를 "축적의 시간"으로 보고 사회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정책관은 "공공의료 발전을 위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일반 의과대에서 공공인력을 양성하는 것, 또 여기에 추가로 정원을 주는 것은 속성이고 땜빵에 불과하다"며 "의사 수를 늘리는데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제대로된 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해야 하며, 그런 의미에서 제대로 된 국립대를 하나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공공의료의 명맥이 끊기면 껍데기만 남게 될 것"이라며 "(실제 국립보건의대를 통해 인력이 배출되는 것은) 15년이나 20년 후의 일이다. 이제 시작해도 늦다"고 강조했다.

의협 "국립의대 만들어 공공의료 양성? 핑크빛 환상"

의료계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한의사협회 이혜연 학술이사는 "특정대학을 만들어 공공의료인력을 만든다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얘기"라며 "환자들이 지역 의료원을 믿지 않고 빅5병원으로 몰려가는 문제, 지역의료원의 수준을 높이는 정책과 제도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현재의 보건의료정책, 공공의료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국립보건의대 신설을 통한 공공의료인력 양성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더 근사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실제 현장을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국가가 지원을 한다해도 사람이 가지 않는다"며 "지금의 보건정책을 바꾸고, 공공을 위한 보건정책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혜연 이사는 "핑크빛 환상에 휩싸여 3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쏟아부을 것이 아니라, 현재의 인력을 어떻게 공공의료인력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지방 국립대병원에 대한 지원과 지역의료원과의 연계 등을 통해 인력 이동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현 의원 "대안 없는 반대 안돼" 의협에 쓴소리

의협의 반대에, 국립의대 신설법 발의자이자 토론회 주최자인 이정현 의원은 "대안 없는 반대는 안된다"고 쓴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2030년이 되면 의사 숫자가 9960명이 부족할 것이라는 통계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 입장에서는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의사가 부족하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도 무조건 의대설립은 안된다, 증원도 안된다는 식으로 나오면 싸움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의원은 "군부대 접경지대나 농어촌, 벽오지에는 지금도 의사가 부족한데 앞으로 더 줄어들 것이라면 아무리 이해당사자가 반대한다고 해도 국회의원과 정치권이 절대 입다물고 있을 수 없다"며 "오히려 안정적으로 의료인력을 배치할 수 있는 대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해 두는 것이 취약지에서 나올 수 있는 불만을 무마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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