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감기약 부작용 이슈부터 혈당조절 목표치 A1C 6.5%까지

2015년은 을미년(乙未年) 청양의 해였다. 청색이 가진 긍정적이고 평화로운 이미지와 상반되는 논쟁들이 의료계 곳곳에서 포착됐지만, 역동적인 변화의 파고만큼은 상당했다.

글로벌 신약의 발빠른 도입과 함께 진료지침의 신속한 반영은 어느 해보다 두드러진 모습. 올 한 해 의학계를 뜨겁게 달군 8대 이슈를 짚어봤다.

1. 이슈1~4

2. 이슈5~6

 

이슈1. 어린이 감기약, 함부로 먹이다간 일 난다

2015년의 문을 열자마자 어린이 감기약의 부작용 이슈가 터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1월 6일자로 시중에 판매되는 어린이 감기약(일반약) 173개 품목에 대해 2세 미만은 의사 진료 후 복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허가사항 변경안을 발표해, 사실상 영유아에게 임의투약을 금기하는 항목을 추가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식약처는 2008년에도 2세 미만 영유아에 대해서는 기침약, 콧물약 등 감기약의 유효성과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일반의약품 감기약에서 2세 미만 영유아의 용법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도 여전히 제품별로 주의사항이 달랐던 상황.

대한소아과학회 김영환 보험이사는 "식약처가 발표한 28개 성분 중 7개 성분은 국내 생산되지 않고 있다. 유통되지 않는 약에 대한 과도한 경고는 불안감만 생길 뿐 목록에서 제외하는 게 맞다"고 지적하며 "해당 성분은 레토스테인, 말레인산덱스클로르페니라민, 구연산옥솔라민, 구연산카르베타펜탄, 디프로필린, 페드리레이트, 프레녹스디아진 등이 있다"고 말했다.

이슈2. CHA2DS2-VASc 스코어 '데뷔'
국내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 평가 개정

우리나라 뇌졸중 환자의 평가기준에 기존 CHADS2 스코어를 강화한 CHA2DS2-VASc 스코어가 본격 적용됐다. 대한심장학회 산하 부정맥연구회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심방세동 환자의 진단 및 치료를 담은 진료지침을 공개한 것. 진료지침은 올해 초 발간된 대한심장학회 저널인 Korean Circulation Journal(KCJ)에도 실렸다(Korean Circ J 2015;45(1):9-19).

앞서 대한뇌졸중학회가 2012년에 심방세동에 의한 뇌졸중 환자의 1차 예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신약 데이터가 부족하고 치료 약제에 대한 구체적인 사용법이 다소 빈약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진료지침의 주 저자인 대한심장학회 부정맥연구회 정병천 연구이사(대구파티마병원 순환기내과)는 "CHA2DS2-VASc을 권고한 이유는 저위험환자에 대한 명확한 평가를 위해서였다. 이전의 CHADS2 스코어로 볼 때 애매한 부분이 있는데 새로운 툴을 적용하면 약물을 써야 할 군과 쓰지 말아야 할 군이 확실히 구분된다. 즉, 저위험군에서 불필요하게 새로운 경구용 항응고제(NOAC)라든지 와파린을 쓰지 말자는 게 주 목적"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가이드라인 개정의 기대효과로 그동안 지적돼 온 와파린 투약환자 관리에 일부 어려움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됐다. NOAC 적용 시 최소 4주에 한 번꼴로 내원해 혈액검사를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줄기도 하거니와 와파린 대비 3배 정도의 예방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향후 개원가에서도 환자를 진료하는 데 이점이 많다는 분석이다.

이슈3. 개원가 친화적 천식 진료지침

올해는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이사장 이혜란)가 새로운 천식진료지침을 선보인 해이기도 하다. 2011년판에 이어 4년 만의 개정작업으로 눈길을 끌었는데,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이사장 정지태)와의 첫 공동작업으로 소아와 성인 천식의 통합된 지침을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간 제정작업에 소아과 전문의들이 일부 참여했지만 기획단계부터 학회 간 통합팀을 꾸린 적이 없었기 때문.

이번 지침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치료과정 중 환자 모니터링에 대한 부분을 보강하고 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 중복증후군(ACOS), 운동유발기관지수축, 치료불응성 천식과 같은 특수상황에서의 대처방안과 환자교육 관련 내용을 별도 정리함으로써 외래 진료현장이나 개원가에서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다.

이번 개정안의 개발위원장을 맡은 서울의대 조상헌 교수(알레르기내과)는 "개원가에 내원하는 환자들 가운데 성인, 소아가 섞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전 연령층의 천식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지침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슈4. A1C 6.5% 미만, 혈당조절 목표치

제28차 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2015년판 당뇨병 진료지침 초판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번 개정판은 지난 2011년 4판과 비교해 개발과정에서 논문 검색전문가에 의한 문헌검색이 실시됐고, 진료지침의 질 평가도구(Appraisal of guideline for research & evaluation, AGREE 2)에 입각해 준비한 점이 눈에 띈다. 현재 AGREE는 진료지침 평가의 국제기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

일단 공개된 학회 지침서에는 △혈당조절 목표 수치 변경 △초기 치료 및 약물 병합요법 일부 수정 △제1형 당뇨병에 관한 진료지침 추가 △진료현장 중심으로 목록 재구성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들에 대한 임상연구 결과 등을 반영해 우리나라 환자들에게 적용 가능한 진단 및 치료의 근거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위원회 진료지침이사 차봉수 교수(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는 "지침서에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개별화가 필요하며, 중증 저혈당의 병력, 짧은 기대여명, 진행된 미세혈관 및 대혈관합병증, 75세 이상 노인에서는 저혈당 발생 위험을 고려해 목표 혈당을 조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가혈당 측정 시 공복혈당 목표는 80~130mg/dL, 식후혈당 180mg/dL 미만으로 설정하고, 제2형 당뇨병의 혈당조절 목표치 6.5% 미만, 제1형 당뇨병 환자는 혈당조절 목표를 7% 미만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내용은 2012년 미국당뇨병학회(ADA)와 유럽당뇨병학회(EASD)가 수치를 7%로 명시한 것과는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라 눈길을 끌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