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light 지면으로 돌아보는 2015 의학계-2]

2015년은 을미년(乙未年) 청양의 해였다. 청색이 가진 긍정적이고 평화로운 이미지와 상반되는 논쟁들이 의료계 곳곳에서 포착됐지만, 역동적인 변화의 파고만큼은 상당했다.

글로벌 신약의 발빠른 도입과 함께 진료지침의 신속한 반영은 어느 해보다 두드러진 모습. 올 한 해 의학계를 뜨겁게 달군 8대 이슈를 짚어봤다.

1. 이슈1~4

2. 이슈5~6

 

이슈5. 당뇨약 안전성 우려 걷어내, EXAMINE·TECOS 연구

당뇨병 치료제의 심부전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풀어줄 '신상' 연구인 EXAMINE 하위분석연구와 TECOS 연구결과가 지난 6월 5~9일 미국 보스턴에서 성료된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15)에서 발표돼 전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급성 관상동맥증후군(ACS)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알로글립틴의 심혈관계 안전성을 살펴본 EXAMINE 하위분석 연구결과는 합격점이었다. 특히 이번 하위분석은 EXAMINE 연구에 참가한 대상군 중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 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를 무작위로 추려내 안전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ACE 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에서 주요 심혈관계 사건 복합 평가변수는 알로글립틴군과 위약군이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고,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이 유사했다. 또 다른 하위분석 결과에서도 위약군 대비 허혈성 심질환 발생률과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입원율을 증가시키지 않았다.

TECOS 연구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이 시타글립틴군과 위약군 모두에서 3.1%로 나와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일각의 의심을 잠재우기 충분하다는 분석.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이나 심혈관 사망률 역시 각각 7.3%, 7.2%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이슈6. 제2형 당뇨병 환자 심혈관질환 예방
ADA·AHA 공동성명서 발표

하반기에는 미국당뇨병학회(ADA)와 미국심장협회(AHA)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에 대한 공동 학술 성명서(Scientific Statement)를 발표했다. 이번 내용은 8월 5일자 Diabetes Care와 Circulation에도 게재됐는데, 해당 환자 대상으로는 1999년 첫 발표 후 2007년 한 번의 업데이트를 거친 지 8년 만이다.

요지는 당화혈색소(A1C) 기준을 7% 미만으로 고수했다는 것. 주 저자인 존스홉킨스의대 Sherita Hill Golden 박사는 "당화혈색소 타깃 수치를 7% 이하로 수정하는 것에 논쟁이 있었지만, 2008년 ACCORD, ADVANCE, VADT 연구에서도 결국 이를 입증하지 못했다"며 "여전히 7%를 타깃으로 하지만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목표 수치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당뇨병 환자의 목표 혈압도 언급됐다. 차이는 기존 130/80mmHg에서 140/90mmHg로 다소 느슨해졌다. 2010년 발표된 ACCORD 혈압 연구를 근거로 삼았기 때문인데, 목표 혈압을 130/80mmHg로 설정했지만 추가 이득은 없었고 오히려 부작용이 늘어서다.

또 콜레스테롤 치료의 경우 모든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서 중등도 또는 고강도 스타틴을 복용하도록 추천했다. 이는 LDL-C 수치에 따른 치료를 중단하고, 심혈관질환 위험이 있는 경우 스타틴 기반치료를 추천한 지난 2013년 AHA와 ACC의 권고를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슈7. 대한간학회, 만성 B·C형 진료지침 큰 폭 변화

대한간학회가 지난 10월 30일 새 단장을 마친 만성 B형 및 C형간염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B형간염은 2004년을 기점으로 2007년, 2011년 두 차례 개정을 거쳐 작년 10월 항바이러스치료제 부분만 손 댄 업데이트 버전을 선보인 바 있다. C형간염 가이드라인 개정은 꼭 2년 만이다.

주요 변화를 살펴보면 2011년 가이드라인과 2014년 업데이트 내용을 아예 삭제하거나 신설한 내용들이 다수 포함됐다. 최근 시장에 허가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의 유용성을 발 빠르게 수용한 모양새다.

가장 큰 변화는 단연 C형간염 가이드라인 분야다. 적극적인 선별검사의 시행과 함께 최신 경구용 바이러스직접작용제제(DAA)가 화두에 올랐다.

최근 시장에 속속 도입되기 시작한 경구용 DAA는 약제의 작용 부위에 따라 HCV NS3/4A 단백분해효소억제제(PI), NS5A 억제제, NS5B 중합효소억제제 등이 있는데, 이번 가이드라인엔 11월 현재까지 승인을 마친 다클라타스비르와 아수나프레비르를 비롯한 소포스부비르, 소포스부비르 + 레디파스비르 복합제와 아직 승인이 안 된 옴비타스비르 + 파리타프레비르 + 리토나비르와 다사부비르 4제요법, 시메프레비르 등이 이름을 올렸다.

C형간염 가이드라인 개정위원장인 정숙향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는 "임상 데이터가 충분한 약제부터 우선적으로 기술했으며, 당연 효과가 좋은 약제를 먼저 언급했다"고 강조했다. 여기엔 국내 실정을 고려해 시장에 허가된 약제를 먼저 추천했다는 설명이다.

이슈8. 전립선암 치료전략 '쾌속질주'

지난 11월 아시아태평양전립선학회(Asian Pacific Prostate Society, APPS)의 전립선암 진료지침이 개정됐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2014년 아태전립선학회가 발간했던 진료지침을 토대로 2015년에 새롭게 변경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진료지침의 내용과 국내 데이터를 보강했다.

더욱이 작년 첫 번째 전립선암 진료지침을 낸 지 1년 만에 개정판을 발간한 이유도 국내 전립선암 발생률이 급격히 늘어나는 가운데 미국, 유럽 등 서구국가들의 연구결과에 의존해 이를 한국인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치료제 부분에선 변화가 많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호르몬요법에 반응하지 않아 치료가 어렵다고 여겨졌던 거세저항성 전립선암(CRPC)에서 엔잘루타마이드(enzalutamide)와 아비라테론(abiraterone acetate)이라는 새로운 옵션이 등장한 점이 대표적 사례다.

개정 가이드라인에선 지난해 말 급여등재 과정에서 희비가 갈렸던 엔잘루타마이드와 아비라테론이 나란히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의 1차 치료제로 이름을 올렸다.

또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의 전신치료와 관련해 '내부 장기로의 전이 유무와 관계 없이 3주 간격의 도세탁셀(docetaxel) + 프레드니손(prednisone) 병용요법 또는 엔잘루타마이드나 아비라테론을 1차 치료로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엔젤루타마이드와 아비라테론을 1차 치료로 사용한 환자에게는 2차 치료제로 도세탁셀을, 반대로 1차 치료로 도세탁셀을 사용한 경우라면 엔젤루타마이드와 아비라테론을 2차 치료제로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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