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엽 장관, 국회 서면답변도 "타당성 있다"..."의-한 협의체 통해 해법 모색"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정부의 '정리된' 입장을 내는 국회 서면답변서를 통해서인데, 지난 국감에서 밝힌 "(한의사 X-ray 사용에) 개인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던 발언이 단순히 분위기에 휩쓸려 나온 돌발발언이 아니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복지부 정진엽 장관은 최근 국회에서 제출한 국감 서면답변에서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 장관은 "전임 문형표 장관은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 문제에 반대하지 않고 필요한 노력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에 동의하느냐"고 묻는 새정치민주연합 양승조 의원의 질의에 "일정 범위 내에서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자, 오히려 한발 더 나아가 그에 필요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데 공감을 표한 셈.

앞서 정 장관은 지난 10일 진행된 복지부 국감에서 한의사 X-ray 사용에 대한 견해를 묻는 최동익 의원의 질의에 "개인적으로는 반대하진 않는다"고 답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정 장관의 발언을 두고, 의료계에서는 직역갈등을 조정해야 할 복지부가, 국감과 같은 공식석상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사였다는 비판이 일었다.

논란에도 불구, 정진엽 장관은 오히려 의료계와의 선 긋기에 나선 모양새다. 

정진엽 장관은 의사출신으로서 갈등 조정의 편향성 우려가 있다는 양승조 의원의 지적에 "의사보다는 의료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장관으로서 해당 단체 등 다양한 견해를 존중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서면답변서를 보냈다.

"의-한 협의체 통해 논의 시작"...'선 긋던' 의협 어쩌나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한편,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직역 간 갈등사항으로 현재 이와 관련된 협의체를 구성해 이제 막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논의가 시작된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협의체' 회의를 지칭한 것으로, 의사협회가 해당 협의체를 '의료 일원화' 논의 창구로 규정해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입장이다.

앞서 의사협회는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논란 당시, 복지부가 제안한 전문가 협의체 참여를 보이콧한 바 있다.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는 개별 사안이 아니라, 의한방 역사와 국민건강이라는 측면에서 폭넓게 논의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에서였다.

그러나 복지부와 의사협회, 한의사협회가 국민의료향상 협의체라는 이름으로 최근 초기 모임을 가졌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의료계 일각에서는 의협이 결국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논의 테이블에 참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가 있어왔다.

이에 의협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아젠다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해당 모임은 의료일원화 등 의한방 갈등 문제의 근본과 해법을 찾는 자리라고 선을 그었다.

복지부 "협의체 통해 해법 모색...최종 결론 도출 전까지는 비공개"

반면, 복지부는 서면답변에서 해당 협의체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해 구성된 것이라고 인정하면서, 이를 통해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관한 문제를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복지부는 "1차 회의 논의 결과 협의체 운영·회의 진행은 의협과 한의협이 협의해 결정하고, 복지부는 논의과정에서 필요한 사항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실질적인 논의는 2차 회의 이후 진행될 예정이며, 원활한 논의를 위해 최종 결론 도출 전까지는 비공개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협의체가 막 운영되기 시작한 만큼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단기간 해결은 어려울 수 있지만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복지부는 이와 별개로 한의약 과학화와 산업화들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관련한 남인순 의원의 질의에 "3차 한의약육성발전계획을 통해 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한의약 보장성 강화, 기술혁신과 융합을 통한 한의약산업 육성, 선진인프라 구축 및 국제경쟁력 강화 등 4대 성과목표를 설정하고, 추진과제와 세부과제 도출을 위해 한의계 전반의 의견수렴 과정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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