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수면제보다 생활습관으로 극복해야

 

무더위로 잠 못 이루는 밤이 늘고 있다.

열대야는 여름 밤 최저 기온이 25℃ 이상인 현상을 일컫는데, 일 평균 기온이 25℃를 넘어서거나 일 최고 기온이 30℃ 이상인 여름날 주로 나타난다. 장마가 끝난 요즘이야말로 우리나라에서 열대야가 발생하는 전형적인 시기인 셈이다.

더위로 인한 불면증의 가장 큰 문제는 집중력 저하, 졸음 등으로 다음 날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준다는 데 있다.

늦은 밤 수박이나 맥주 같은 음료를 많이 섭취하거나 공포영화를 시청하는 것도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인데, 각종 사고 발생 위험이 증가함은 물론 피로가 풀리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면 만성피로로 이어지게 된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수면장애클리닉을 운영하는 정석훈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달게 자는 깊은 잠이야말로 다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보약"이라면서 "수면제는 불면증을 가장 효과적이고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장기간 복용할 경우 금단증상 및 의존 위험이 있어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보다는 생활태도를 확실히 지키는 편이 부작용 없는 확실한 처방이라는 설명. 

정 교수가 제시하는 '여름철 건강수면을 위한 10가지 팁'을 살펴봤다.

첫째, 항상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일정한 시간에 기상하고 활동함으로써 뇌 속의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잠을 설쳤다고 해서 늦잠을 자거나 일찍 잠자리에 들어 전날 못 잔 잠을 보충하려고 하다 보면 불면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도 있다.


둘째, 졸릴 때만 잠을 청한다.

잠이 오지 않는데 오랜 시간 침대에 누워 자보겠다고 하는 것은 도리어 불면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침대에서 책을 읽거나 TV를 보는 등의 활동도 금물인데, 잠자리에 들었을 때 잠이 오지 않고 눈만 말똥말똥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컴컴한 마루 같은 곳에 앉아 잠들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있다가 조금이라도 잠이 올 때 잠자리에 들어가는 편이 좋다.


셋째, 하루에 30분 정도로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단 잠들기 3~4시간 전 격렬한 운동은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하고, 자신의 체력에 맞는 운동이 적합하다.


넷째, 저녁시간 과도한 자극을 주는 TV나 공포영화 등을 피한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늦게까지 TV 등을 시청하면 시각적인 자극이 뇌로 전달돼 잠이 안 오는 각성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흥분을 피하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명상이나 점진적 이완요법 같은 이완 훈련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섯째, 커피는 물론 녹차, 홍차, 콜라, 초콜릿 같이 카페인이 함유된 식음료를 피한다. 

종종 잠을 청하기 위해 술을 마시는 이들도 있는데, 알코올은 수면뇌파를 변화시키기 때문에 잠이 들더라도 깊은 잠을 못 자고 자꾸만 깨게 만든다. 담배, 흥분제 등도 수면에는 방해가 될 뿐이다.


여섯째, 따뜻한 우유 한 잔 등 가벼운 군것질은 수면에 도움이 된다.

다만 수박이나 시원한 음료수를 너무 많이 먹어서 밤에 화장실에 다니느라 잠을 깨는 경우는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일곱째, 취침 전에는 긴장을 충분히 풀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한다.


여덟째, 낮잠을 피하고 평소 취침하는 시간 외에는 눕지 않는다.


아홉째, 식사시간을 일정하게 맞추고 저녁에는 과식하지 말아야 한다.


끝으로 침실환경을 조용하고 쾌적하게 만들어 편안한 수면 상태를 유지한다.

소음, 빛을 최소화 하는 게 좋고, 얇은 소재의 시원한 잠옷을 입고 얇은 이불로 배를 덮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수면에 적정한 온도는 개인차가 있지만 평균 18~22℃도, 여름철에는 24~26℃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무난하다. 선풍기나 에어컨을 밤새 켜놓을 경우 습도가 지나치게 떨어져서 호흡기 계통을 건조하게 하기 때문에 상기도 감염에 취약해질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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