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부족 내과만의 문제 아냐" 외과계도 꿈틀...복지부 "관련 전문가 확대회의, 대체인력 쟁점 짚겠다"

호스피탈리스트제도 도입으로 시작된 전공의 대체인력 확보를 논의가, 내과를 넘어 다른 전문과목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외과의사 부족에 따른 자구책으로 운영되왔던 PA(Physician Assistant), SA(Surgery Assistant)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20일 호스피탈리스트제도 도입 현황과 정책과제를 주제로 춘계 병원의료정책 심포지엄을 열었다.

호스피탈리스트 도입 논의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내과 전공의 미달사태를 계기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상황. 최근 한달새 관련 토론회가 세차례나 열렸을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호스피탈리스트 인력확보, 세분전문의 전환이 해법" 

토론회가 거듭되면서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도입 모형도 윤곽을 잡아가는 분위기다.

이날 참석자들은 별도의 수련교육과정을 두어 새로운 전문의를 양성하는 체계가 아니라, 기존 전문의들을 입원전담 전문의로 전환해 나가는 쪽으로 큰 줄기를 잡아야 하다는데 공감을 표했다.

이는 미국과 유사한 모형으로, 미국은 기존 세부전문의들을 호스피탈리스트 형태로 채용해 나가는 방식으로 호스피탈리스트를 양성, 활용하고 있다.

별도의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호스피탈리스트를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세분화 되어 있는 분과전문의들을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통해 통합해 나가는 방식이다.

서울의대 허대석 교수는 "미국은 통합의 과정으로 가고 있는데, 우리 의료는 여전히 너무 세분화되어 있다"면서 "20명의 내과전문의 정원을 분과별로 2~3명씩 나눠 뽑는 것이 아니라, 그 중 3분의 1정도를 호스피탈리스트로 뽑는 방식을 택하면 전문성은 보장하면서, 초기 호스피탈리스트 인력 부족현상도 해결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비용현실화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허대석 교수는 이날 의료계는 입원료와 선택진료비에만 의존하는 현재의 수입구조로는 입원환자 전담인력의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면서,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적절한 비용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호스피탈리스트 수가신설에 대해서는 복지부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고 있다.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임을기 과장은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모형 정립과 시범운영을 통해 제도의 적합성이 확인되면 수가를 별도로 마련할 것"이라며 "수가 별도 마련에 대해서는 복지부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대병원은 20일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 현황과 정책과제를 주제로 병원의료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전공의 부족 내과만의 문제 아냐...PA 제도 '조명'

이날 토론회에서는 내과계 호스피탈리스트 도입 논의와 발맞춰, 외과 등 다른 전문과목의 대체인력 확보방안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외과 PA 제도가 대표적인 예.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복지부다.

보건복지부 권덕철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전공의 부족문제로 호스피탈리스트 제도가 거론되고 있는데, 외과 문제는 어떻게 해야할지도 생각해봐야한다"며 "실제 PA가 병원에서 필수적인 존재가 된 상황에서 이를 제도화해야 할지 말지 그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외과계는 이번 기회로 PA 제도화 여부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병원 외과 장진영 의무장은 "외과인력 부족은 이미 15~20년간 누적돼왔다"며 "마치 무자격자가 수술에 참여하는 것처럼 얘기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수술전담간호사가 없으면 수술이 불가능한 것이 병원들의 현실"이라고 했다.

장 의무장은 "수면 아래에 있는 것(수술전담간호사제도)을 올릴 필요가 있다"며 "미국은 이미 수술전담간호사가 제도화되어 있다. 불법진료, 불법수술처럼 되고 있는 문제를 그대로 놔둬야 할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전문과목 확대회의를 통해 외과 등 다른전문과목들의 쟁점들도 검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임을기 과장은 "현재 내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모형을 좀 더 구체화하고, 더불어 외과계 등 다른 사정이 있는 전문과목들도 함께 모여 관련 쟁점을 정리할 생각"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빠른 시일 내에 한국형 모형을 확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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