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설희 건국대병원장

▲ 한설희 건국대병원장

"규모로 경쟁하던 시대는 지났다. 건국대병원을 작지만 강한 병원으로 키우겠다."

새 병원 개원 10주년을 맞아 1000병상급 증축 계획을 밝힌 건국대병원 한설희 병원장(신경과)이 새로운 10년 동안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 2005년 신축 개원한 이후부터 건국대병원이 TOP5 병원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온지도 어언 10년이 지났다.

그 결과 2012년 수도권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신규 상급종합병원으로 인정받은 데 이어 201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에서는 대장암, 유방암, 급성심근경색증, 관상동맥우회술 등 총 12개 항목에서 1등급을 받으며 종합 7위에 올랐고, 작년 12월 상급종합병원으로 재지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암, 심혈관질환, 녹내장, 관상동맥질환 등 난이도 높은 전문질병군율에서도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기록한 부분은 소위 빅5 병원들과 비교해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결과다.

한 원장은 "그럼에도 워크샵이나 건강체험 행사 등을 진행하다보면 지역 내 개원가 선생님들조차 건국대병원의 시설이나 장비가 이렇게까지 좋은지 몰랐다는 반응을 보인다"면서 "병원이 실제 능력보다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노인친화병원' 표방…원스탑 진료서비스 시스템 구축

'Beyond the BEST'라는 새로운 비전 아래 건국대병원이 가장 주력하고 있는 환자층은 바로 노인 환자들이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국내 실정에 걸맞게 이미 지난해부터 100세 노인들이 외래진료를 받으러 방문하기 시작했고, 전체 환자들 중 60대 이상 연령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35%를 넘어섰다.

한 원장은 "현재 발전속도로 본다면 향후 6~7년 이내에는 65세 이상 환자들이 절반 정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노인 환자들의 접근성을 보다 높이고, 노인친화병원으로서 발전방향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병원 내 표지판, 홍보물이라든지 노인 환자들에게 제공되는 동의서 등의 글자 크기를 키움으로써 편의성을 도모하는 단계지만 궁극적으로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들이 한 장소에서 진료 받을 수 있도록 '원스탑'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게 최종 목표.

처음부터 모든 환자들에게 적용하긴 어렵기 때문에 시력, 청력이 많이 저하되고 기동성장애로 여러 진료과를 옮겨다니는 데 제한이 따르는 노인 환자들부터 시범사업을 시행한 뒤 순차적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국제화' 외국인 환자 유치에 이어 해외진출도

건국대병원이 경영난을 타개할 복안으로서 내세운 다음 타깃은 외국인 환자다.   

2010년 3월 국제진료소 개소 이후 급격히 늘어난 외국인 환자들은 현재까지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러시아권 환자의 경우 2011년 19%에서 2014년 59%로 차지하는 비율이 3배 가량 증가했고, 진료비 비중도 2014년 기준 74%에 달한다.

건강검진 수익이 2012년 대비 약 2배 늘어나면서 헬스케어센터는 2013년에 외국인에 한해서만 머리부터 무릎까지 스크리닝한 후 결과에 따라 바로 입원과 수술이 가능한 플래티넘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도 했다.

한 원장은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러시아, 카자흐스탄, 중국 환자들에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마침 병원 주변에 면세점, 카지노 등 중국인이 좋아하는 시설이 갖춰져 있어, 의료관광지로서 입소문이 나고 있다"고 귀띔한다.

지난 3월  북경 내 의료복합시설 건립사업을 위해 MOU를 맺었던 푸싱그룹과 같이 시설, 장비는 다 갖춰놓을 테니 와서 운영만 해달라고 하는 요청도 상당하다고.

원내 중식시간에 맞춰 일어, 중국어 과정을 개설하는 등 직원들이 본연의 업무영역 외 언어능력까지 갖출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 원장은 "더이상 의료수익만 가지고 병원경영을 하기란 무리"라면서 외국인 환자를 적극 유치하는 한편 인력, 소프트웨어 투자를 통해 외화를 벌어들인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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