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혀지지 않는 대립각..."대의원 정상화"vs"직선제 우선"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 선출을 두고 벌어진 대립각이 좀처럼 좁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기 대의원 총회는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오는 19일 춘계학술대회에서 정기대의원총회를 열고 제9대 회장 및 감사를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직선제'를 요구하는 회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정총을 연기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산부인과의사회는 간선제로 회장 선거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산부인과의사회 서울지회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낸 '산부인과의사회장선거 중단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현행 집행부는 서울지회·경기지회를 비롯한 일부 회원들과의 갈등이 계속됐고, 이 과정에서 집행부는 '대의원회 정상화'를 주장하며 설득했지만 그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산부인과의사회 산하 16개 시도지회장 회의에서 대안 마련에 집중했고, 이를 통해 ▲각 지회 위임장 작성시 안건별 위임만 인정 ▲회장, 감사, 대의원 등 선출에 대한 위임은 후보 위임장에 지지 후보를 직접 명기 등의 방안이 마련됐다.

이후 어느 정도 합의점이 마련됐다는 전제 하에 의사회 집행부는 올해 춘계학술대회 일정에 맞춰홈페이지에 정기대의원총회 개최 및 회장, 감사 선출 공고를 다시 냈다.

그러나 이러한 합의점과 대안에도 서울지회 및 경기지회 등 일부 회원들이 반대 입장을 공고히 했으며, 이들은 직선제가 아닌 이상 선거를 치를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 산부인과의사회 서울지회(회장 선윤수)와 경기지회(회장 이동욱)는 성명을 통해 "회원을 도외시한 대표성 없는 대의원회에 의한(간선제) 회장 선거는 불법"이라며 "회원들은 회장 선거에 있어 회원이 배제된 간선제가 아닌 직선제를 열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산부인과의사회장 3명의 후보 중 김동석, 최원주 2명의 후보 역시 직선제에 찬성하면서, 회장 후보 불출마를 선언하고 나섰다. 김동석 후보는 "총회가 두 번째 무산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 유일한 해결책으로 직선제를 제시했지만 집행부는 무시하고 있다"면서 "중립적인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회원 모두가 참여하는 직선제로 회장을 선출하는 것이 혼란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반발에 부딪히면서 산부인과의사회는 총회 및 선거 연기를 공고하게 됐고, 결국 올해 사업계획안, 예산안 등에 대해 논의 및 의결 자체가 불가능해지면서 업무 마비가 예고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산부인과의사회 집행부는 강경책을 펼치고 있다. 집행부 측은 "정관이 개정돼야 직선제로 바꿀 수 있다"면서 "대의원회 정상화가 먼저"라는 입장.

박노준 회장은 "정관에 따르면 산부인과의사회장 선거는 간선제로 돼 있다. 대의원회를 정상화 한 후 정관을 바꾸는 것이 순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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